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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에도 놀랍게 올라버린 강남 재건축, 왜?
입력 2018.08.15 (10:02) 멀티미디어 뉴스
8.2대책에도 놀랍게 올라버린 강남 재건축, 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재건축 아파트 50.64㎡를 소유중인 나모씨(48)씨는 최근 단지내 부동산 사무실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나씨의 경우는 지난해 여름 무렵 이 아파트의 매각을 생각했었다. 몇해 전 구입한 아파트 값이 5억원 이상 올라 차익 실현을 하는 게 좋다고 봤다. 그러나 나씨의 여름 휴가 때 정부의 8.2대책이 전격 발표됐다. 나씨의 매도는 불가능해졌다. 재건축 조합원의 조합원 지위 자체를 사고팔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0년보유, 5년 거주시 등 특정 요건 충족시에만 매도 가능)

실망이 컸지만 도리가 없었다. 이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끊고 지내던 나씨. 1년만에 들린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의 얘기는 놀라웠다.

중개인은 “지금 거래가능한 물건의 경우 손님과 같은 조건 매물이 21억원 정도에 거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씨는 “작년에 못 팔게 돼서 실망이 컸는데, 1년 기다리니 재산가치가 6억원이 올랐다. 작년에 못팔아서 불안했는데, 결과적으로 더 잘됐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가격이 이렇게 급등한 것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각종 규제를 피해간 것도 컸지만, 무엇보다 매물이 확 줄어들었기 때문.

단지내 J공인중개사 사무실 직원은 “예전 같으면 조금만 부정적인 뉴스가 나와도 팔아 달라는 전화가 많이 와서 가격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했지만, 이제는 정부 규제로 매물이 아예 잠기다 보니 가격이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는 8.2대책에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도입하면서 조합원지지 매매 자체를 아예 금지시켰다. 10년 이상 보유 및 5년 이상 거주하거나 해외이주 등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경우 새 아파트가 들어설 때까지 아예 조합원 입주권 매매를 금지시켰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매물이 사라지면서 아파트 값이 오르는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값이 상승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13일 강남 일부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 단속에 나서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 조짐은 정부 규제의 역효과로 시장에 매물이 줄어드는 문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양도세 중과로 매물은 씨가 말랐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도 아파트 매도 물량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8.2대책에서 발표한 대로 지난 4월부터 2주택자에 대해 기본 세율에 10%포인트를 가산한 16~52%의 세율을, 3주택자에 대해서는 20%포인트를 가산한 26~62%의 양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최고 30%를 공제해주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아예 배제하면서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 그러자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은 확 줄어들고 있다.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팔 물건은 4월 전에 다 팔았다. 1~2주전쯤 5~6채 거래된 이후 지금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아예 매물이 없다. 양도세 때문에 다 들 안팔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한다지만, 사실 아파트 가격에 비해 종부세 인상분은 미미하다”면서 “반면 양도세 부담은 크게 늘었고, 가지고 있으면 희소성 때문에 강남 요지의 재건축 아파트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확신들이 너무 강해 좀처럼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가 투기적 수요 차단 보다는 시중에 매물 감소로 이어져 오히려 아파트 값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양날의 칼, 임대주택 정책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도 주택 시장 매물의 씨를 말리고 있다.

정부는 과세 대상에서 사실상 방치됐던 임대사업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임대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임대주택 등록을 권하며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9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양도소득세는 8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율 혜택이 현행 50%에서 70%로 늘어난다.

내년부터는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게도 임대소득세와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데,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큰 변수다. 그러나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임대 소득 1956만원을 가정할 경우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의 중소형 주택이라면 연 119만 8120원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이 집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해 8년 이상 장기 임대할 경우 필요경비율 70% 인정과 400만원 공제, 세액감면 혜택까지 줘 연 7만원 수준의 미미한 소득세만 내면 된다. 본인이 거주하지 않는 소유주택이라면 누구나 임대주택 등록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임대시장의 투명성은 커지겠지만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가 의무 임대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집을 팔 경우 그동안 받았던 혜택을 모두 반환해야 함은 물론, 과태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이 늘어날 수록 매물은 그만큼 잠긴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혜택 때문에 임대주택 등록자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에만 6914명이 임대주택 사업자로 등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공급대책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이런 각종 부동산 규제책이 오히려 시장에 매물을 줄어들게 하는 부작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거래도 적지만 매물도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며 "부동산 수요 억제책은 공급 대책과 함께 나와야 효과를 높일수 있다"고 분석했다.
  • 8.2대책에도 놀랍게 올라버린 강남 재건축, 왜?
    • 입력 2018.08.15 (10:02)
    멀티미디어 뉴스
8.2대책에도 놀랍게 올라버린 강남 재건축, 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재건축 아파트 50.64㎡를 소유중인 나모씨(48)씨는 최근 단지내 부동산 사무실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나씨의 경우는 지난해 여름 무렵 이 아파트의 매각을 생각했었다. 몇해 전 구입한 아파트 값이 5억원 이상 올라 차익 실현을 하는 게 좋다고 봤다. 그러나 나씨의 여름 휴가 때 정부의 8.2대책이 전격 발표됐다. 나씨의 매도는 불가능해졌다. 재건축 조합원의 조합원 지위 자체를 사고팔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0년보유, 5년 거주시 등 특정 요건 충족시에만 매도 가능)

실망이 컸지만 도리가 없었다. 이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끊고 지내던 나씨. 1년만에 들린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의 얘기는 놀라웠다.

중개인은 “지금 거래가능한 물건의 경우 손님과 같은 조건 매물이 21억원 정도에 거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씨는 “작년에 못 팔게 돼서 실망이 컸는데, 1년 기다리니 재산가치가 6억원이 올랐다. 작년에 못팔아서 불안했는데, 결과적으로 더 잘됐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가격이 이렇게 급등한 것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각종 규제를 피해간 것도 컸지만, 무엇보다 매물이 확 줄어들었기 때문.

단지내 J공인중개사 사무실 직원은 “예전 같으면 조금만 부정적인 뉴스가 나와도 팔아 달라는 전화가 많이 와서 가격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했지만, 이제는 정부 규제로 매물이 아예 잠기다 보니 가격이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는 8.2대책에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도입하면서 조합원지지 매매 자체를 아예 금지시켰다. 10년 이상 보유 및 5년 이상 거주하거나 해외이주 등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경우 새 아파트가 들어설 때까지 아예 조합원 입주권 매매를 금지시켰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매물이 사라지면서 아파트 값이 오르는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값이 상승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13일 강남 일부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 단속에 나서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 조짐은 정부 규제의 역효과로 시장에 매물이 줄어드는 문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양도세 중과로 매물은 씨가 말랐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도 아파트 매도 물량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8.2대책에서 발표한 대로 지난 4월부터 2주택자에 대해 기본 세율에 10%포인트를 가산한 16~52%의 세율을, 3주택자에 대해서는 20%포인트를 가산한 26~62%의 양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최고 30%를 공제해주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아예 배제하면서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 그러자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은 확 줄어들고 있다.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팔 물건은 4월 전에 다 팔았다. 1~2주전쯤 5~6채 거래된 이후 지금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아예 매물이 없다. 양도세 때문에 다 들 안팔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한다지만, 사실 아파트 가격에 비해 종부세 인상분은 미미하다”면서 “반면 양도세 부담은 크게 늘었고, 가지고 있으면 희소성 때문에 강남 요지의 재건축 아파트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확신들이 너무 강해 좀처럼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가 투기적 수요 차단 보다는 시중에 매물 감소로 이어져 오히려 아파트 값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양날의 칼, 임대주택 정책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도 주택 시장 매물의 씨를 말리고 있다.

정부는 과세 대상에서 사실상 방치됐던 임대사업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임대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임대주택 등록을 권하며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9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양도소득세는 8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율 혜택이 현행 50%에서 70%로 늘어난다.

내년부터는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게도 임대소득세와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데,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큰 변수다. 그러나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임대 소득 1956만원을 가정할 경우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의 중소형 주택이라면 연 119만 8120원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이 집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해 8년 이상 장기 임대할 경우 필요경비율 70% 인정과 400만원 공제, 세액감면 혜택까지 줘 연 7만원 수준의 미미한 소득세만 내면 된다. 본인이 거주하지 않는 소유주택이라면 누구나 임대주택 등록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임대시장의 투명성은 커지겠지만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가 의무 임대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집을 팔 경우 그동안 받았던 혜택을 모두 반환해야 함은 물론, 과태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이 늘어날 수록 매물은 그만큼 잠긴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혜택 때문에 임대주택 등록자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에만 6914명이 임대주택 사업자로 등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공급대책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이런 각종 부동산 규제책이 오히려 시장에 매물을 줄어들게 하는 부작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거래도 적지만 매물도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며 "부동산 수요 억제책은 공급 대책과 함께 나와야 효과를 높일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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