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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도마의 습격’…아시안게임 체조 대표팀 비상
입력 2018.08.16 (09:13) 수정 2018.08.16 (16:44) 취재후
아시안게임 남녀 기계체조 도마 메달 후보 여서정과 김한솔아시안게임 남녀 기계체조 도마 메달 후보 여서정과 김한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18일 개막한다. 우리나라 기계체조 대표팀은 남녀 도마 등 금메달 3개를 목표로 세웠다. 그동안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제각각 열심히 구르고 뛰고 매달리고 도약하며 '열혈 훈련'을 해왔다.

여홍철의 딸로 뛰어난 체조 DNA를 물려받은 여서정과 근력의 상하 균형이 완벽해 체조에 최적화된 체격 조건이 장점인 김한솔은 특히 이번 대회 도마에서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금빛 프로젝트, 도마의 습격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느닷없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순항하던 금빛 프로젝트에 도마가 태클을 걸어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대회에 사용될 도마 기구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8일 진천선수촌에서 체조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대회 준비 과정을 미디어에 보여주는 공개 훈련 취재 도중 알게 된 사실, '도마 기구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대회에서 사용되는 도마 기구이번 아시안게임대회에서 사용되는 도마 기구

김한솔의 훈련을 지켜보는 기자에게 신형욱 남자대표팀 감독이 다가와 도마가 변수라고 귀띔을 했다.

그동안 기계체조 대표팀은 여러 대회에서 사용된 프랑스, 독일, 일본 제품 등 다양한 국적의 기구를 이용해 훈련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 적용된 기구는 중국 제품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이 중국 제품이 기존보다 탄성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탄성이 낮으면 제대로 된 점프를 할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공중에서 몸을 비틀고 몇 바퀴를 회전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충분한 높이로 점프해야 체공 시간이 확보되고 그 시간 동안 기술을 구현하는데 그게 제대로 안 된다니. 감점을 피할 수가 없다. 게다가 공중 동작이 제대로 안 되면 착지까지 흔들린다. 금메달을 노려볼 기술을 완벽히 익히고도 기구 때문에 원했던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이제야?

그런데 궁금하다. 왜 대회 개막이 한 달도 안 남은 때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사용될 기구를 알게 된 걸까, 왜 2주 전에서야 대회 실전용 도마로 훈련을 하게 된 걸까.

대한체조협회를 통해 알게 된 그 배경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매 국제대회(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때마다 보통은 개최 최소 1년 전에 대회에 사용될 공식 기구가 공지된다. 그런데 이번엔 그 공지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애초 이번 아시안게임은 베트남에서 개최하려다 갑자기 인도네시아로 변경돼 준비 과정이 처음부터 어설펐다. 개막이 코 앞인 지금까지도 여러 부분에서 준비 소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정도다.

체조협회 소정호 사무국장은 지난 5월 현지 경기장 답사를 갔다가 깜짝 놀랐다. 경기장이 아직 완공되지 않았고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체조협회는 올해 초에도 이번 대회에 사용될 공식 기구가 결정이 안 되자 아시아체조연맹 등 비공식 루트를 통해 수소문했고 중국 제품이 사용될 것이라는 정보를 듣고 구매 절차를 밟았다. 하루라도 빨리 해당 기구로 실전 훈련을 해야 하는데 발을 동동 구를 상황이었다. 다른 종목들은 기구의 차이가 경기력에 큰 영향이 없지만, 도마와 마루 등 탄성 정도에 따라 선수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은 말 그대로 '난감하네….'를 외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갑작스러운 개최에 준비 시간도 짧고 개최 비용 등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던 인도네시아는 기구 구매 비용 등을 부담스러워했고 이번에 결정된 중국 제조사는 무상 제공 카드를 꺼냈고 결국 이번 대회 기구로 채택됐다는 후일담이다. 일찌감치 중국 제품으로 훈련해 온 중국 선수들은 익숙한 기구로 대회를 치르게 돼 유리할 수 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적어도 도마 종목에서는 우리 대표팀에 위협적인 중국 선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점이다.

결국, 아시안게임을 치를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개최국이 빚어낸 촌극인 셈이다. 대회 개막 전부터 여자 축구 대표팀은 갑작스럽게 공인구 변경을 통보받았고, 여자 농구 단일팀 전광판에는 난데없는 홍콩 국기가 그려지기도 했다. 비단 체조 대표팀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개최국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얼마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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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6 (09:13)
    • 수정 2018.08.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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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녀 기계체조 도마 메달 후보 여서정과 김한솔아시안게임 남녀 기계체조 도마 메달 후보 여서정과 김한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18일 개막한다. 우리나라 기계체조 대표팀은 남녀 도마 등 금메달 3개를 목표로 세웠다. 그동안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제각각 열심히 구르고 뛰고 매달리고 도약하며 '열혈 훈련'을 해왔다.

여홍철의 딸로 뛰어난 체조 DNA를 물려받은 여서정과 근력의 상하 균형이 완벽해 체조에 최적화된 체격 조건이 장점인 김한솔은 특히 이번 대회 도마에서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금빛 프로젝트, 도마의 습격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느닷없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순항하던 금빛 프로젝트에 도마가 태클을 걸어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대회에 사용될 도마 기구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8일 진천선수촌에서 체조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대회 준비 과정을 미디어에 보여주는 공개 훈련 취재 도중 알게 된 사실, '도마 기구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대회에서 사용되는 도마 기구이번 아시안게임대회에서 사용되는 도마 기구

김한솔의 훈련을 지켜보는 기자에게 신형욱 남자대표팀 감독이 다가와 도마가 변수라고 귀띔을 했다.

그동안 기계체조 대표팀은 여러 대회에서 사용된 프랑스, 독일, 일본 제품 등 다양한 국적의 기구를 이용해 훈련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 적용된 기구는 중국 제품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이 중국 제품이 기존보다 탄성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탄성이 낮으면 제대로 된 점프를 할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공중에서 몸을 비틀고 몇 바퀴를 회전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충분한 높이로 점프해야 체공 시간이 확보되고 그 시간 동안 기술을 구현하는데 그게 제대로 안 된다니. 감점을 피할 수가 없다. 게다가 공중 동작이 제대로 안 되면 착지까지 흔들린다. 금메달을 노려볼 기술을 완벽히 익히고도 기구 때문에 원했던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이제야?

그런데 궁금하다. 왜 대회 개막이 한 달도 안 남은 때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사용될 기구를 알게 된 걸까, 왜 2주 전에서야 대회 실전용 도마로 훈련을 하게 된 걸까.

대한체조협회를 통해 알게 된 그 배경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매 국제대회(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때마다 보통은 개최 최소 1년 전에 대회에 사용될 공식 기구가 공지된다. 그런데 이번엔 그 공지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애초 이번 아시안게임은 베트남에서 개최하려다 갑자기 인도네시아로 변경돼 준비 과정이 처음부터 어설펐다. 개막이 코 앞인 지금까지도 여러 부분에서 준비 소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정도다.

체조협회 소정호 사무국장은 지난 5월 현지 경기장 답사를 갔다가 깜짝 놀랐다. 경기장이 아직 완공되지 않았고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체조협회는 올해 초에도 이번 대회에 사용될 공식 기구가 결정이 안 되자 아시아체조연맹 등 비공식 루트를 통해 수소문했고 중국 제품이 사용될 것이라는 정보를 듣고 구매 절차를 밟았다. 하루라도 빨리 해당 기구로 실전 훈련을 해야 하는데 발을 동동 구를 상황이었다. 다른 종목들은 기구의 차이가 경기력에 큰 영향이 없지만, 도마와 마루 등 탄성 정도에 따라 선수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은 말 그대로 '난감하네….'를 외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갑작스러운 개최에 준비 시간도 짧고 개최 비용 등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던 인도네시아는 기구 구매 비용 등을 부담스러워했고 이번에 결정된 중국 제조사는 무상 제공 카드를 꺼냈고 결국 이번 대회 기구로 채택됐다는 후일담이다. 일찌감치 중국 제품으로 훈련해 온 중국 선수들은 익숙한 기구로 대회를 치르게 돼 유리할 수 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적어도 도마 종목에서는 우리 대표팀에 위협적인 중국 선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점이다.

결국, 아시안게임을 치를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개최국이 빚어낸 촌극인 셈이다. 대회 개막 전부터 여자 축구 대표팀은 갑작스럽게 공인구 변경을 통보받았고, 여자 농구 단일팀 전광판에는 난데없는 홍콩 국기가 그려지기도 했다. 비단 체조 대표팀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개최국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얼마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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