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뫼의 눈물’ 크레인 가동 중단…조선업 깊은 ‘시름’

입력 2018.08.17 (21:13) 수정 2018.08.17 (21: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다들 어렵지만 계속되는 글로벌 시장 불황으로 조선업 분야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데요.

이미 수 년에 걸쳐 구조조정을 해 온 현대중공업이 울산의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또 몇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까요?

허성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선소 한가운데 서 있는 세계 최대급 골리앗 크레인.

15년 전 조선 최강국이던 스웨덴 말뫼시에 설치돼 있다 불황으로 조선소가 문을 닫자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사왔습니다.

당시 시민들이 눈물로 크레인을 떠나 보냈다고 해서 '말뫼의 눈물'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말뫼의 눈물' 크레인이 울산에서도 멈춰 서게 됐습니다.

이 크레인은 본연의 작업을 중단하고 도크에 있는 중량물을 옮기거나 LPG 저장탱크를 만드는 데 투입될 예정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중국과 싱가포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지난 3년 8개월 동안 해양플랜트 수주를 한 건도 따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음주부터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공장과 협력업체 직원 등 4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원청은) 유급휴가 보내고 무급휴가 보내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지만, 협력업체는 영세하잖아요. 하청업체는 거의 폐업이지."]

노조 측은 계열사의 물량을 나눠 공장을 살리자고 하는 반면 회사 측은 나눌 수 있는 조선업 일감이 없어 무급 휴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대형 조선 3사가 있는 울산과 거제에서 4만 7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올 하반기에도 수주난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어서 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말뫼의 눈물’ 크레인 가동 중단…조선업 깊은 ‘시름’
    • 입력 2018-08-17 21:15:03
    • 수정2018-08-17 21:56:00
    뉴스 9
[앵커]

다들 어렵지만 계속되는 글로벌 시장 불황으로 조선업 분야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데요.

이미 수 년에 걸쳐 구조조정을 해 온 현대중공업이 울산의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또 몇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까요?

허성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선소 한가운데 서 있는 세계 최대급 골리앗 크레인.

15년 전 조선 최강국이던 스웨덴 말뫼시에 설치돼 있다 불황으로 조선소가 문을 닫자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사왔습니다.

당시 시민들이 눈물로 크레인을 떠나 보냈다고 해서 '말뫼의 눈물'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말뫼의 눈물' 크레인이 울산에서도 멈춰 서게 됐습니다.

이 크레인은 본연의 작업을 중단하고 도크에 있는 중량물을 옮기거나 LPG 저장탱크를 만드는 데 투입될 예정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중국과 싱가포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지난 3년 8개월 동안 해양플랜트 수주를 한 건도 따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음주부터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공장과 협력업체 직원 등 4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원청은) 유급휴가 보내고 무급휴가 보내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지만, 협력업체는 영세하잖아요. 하청업체는 거의 폐업이지."]

노조 측은 계열사의 물량을 나눠 공장을 살리자고 하는 반면 회사 측은 나눌 수 있는 조선업 일감이 없어 무급 휴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대형 조선 3사가 있는 울산과 거제에서 4만 7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올 하반기에도 수주난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어서 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