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문건’ 몰랐다는 공정위…떠밀리듯 ‘셀프 쇄신’

입력 2018.08.20 (21:15) 수정 2018.08.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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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퇴직자 재취업 비리가 드러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직 쇄신안을 내놨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스스로 내부 감시를 잘 하겠다는 건데, 계획대로 잘 될지 의문입니다.

오현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정위는 지난 2009년 11월, '바람직한 퇴직문화를 위한 퇴직관리 방안 검토'라는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이 문건은 검찰이 지난 6월 압수수색해 찾아냈는데, 국장급 퇴직자는 임원, 무보직 4급 이하는 부장으로 기업에 재취업시킨다는 구체적인 재취업 방안들이 담겨 있습니다.

검찰은 이 때부터 재취업 비리가 시작된 걸로 결론냈는데, '김상조 체제'에선 이 문건의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 "저뿐만이 아니라 현재 공정위에 있는 직원 누구도 사실은 그 존재 자체도 알지 못했던 이른바 2009년의 문건이 나타나게 됐고요."]

공정위는 지난해 9월에 '신뢰 제고 방안'을 한 차례 발표했지만, 재취업 관련한 내용은 거의 담질 않았습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공정위의 내부 감시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단 얘깁니다.

오늘(20일) 발표된 쇄신안의 핵심은 공정위 조사 사건과 관련해 현직자와 퇴직자가 사적으로 만나는 걸 전면 금지하고, 퇴직자의 재취업 이력을 홈페이지에 10년 동안 공개하는 겁니다.

재취업을 위한 '경력관리'도 원천 차단하고 명예퇴직자의 특별승진도 손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공정위 스스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이른바 '셀프 쇄신' 수준이라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지금은 당연히 눈치가 보여서 좀 강하게 취업제한규정들을 적용할 텐데, 이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거죠. 시간이 지나면."]

공정위는 감사담당관 자리를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것도 현재로선 구상 단계일뿐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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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취업 문건’ 몰랐다는 공정위…떠밀리듯 ‘셀프 쇄신’
    • 입력 2018-08-20 21:16:31
    • 수정2018-08-20 21: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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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퇴직자 재취업 비리가 드러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직 쇄신안을 내놨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스스로 내부 감시를 잘 하겠다는 건데, 계획대로 잘 될지 의문입니다.

오현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정위는 지난 2009년 11월, '바람직한 퇴직문화를 위한 퇴직관리 방안 검토'라는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이 문건은 검찰이 지난 6월 압수수색해 찾아냈는데, 국장급 퇴직자는 임원, 무보직 4급 이하는 부장으로 기업에 재취업시킨다는 구체적인 재취업 방안들이 담겨 있습니다.

검찰은 이 때부터 재취업 비리가 시작된 걸로 결론냈는데, '김상조 체제'에선 이 문건의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 "저뿐만이 아니라 현재 공정위에 있는 직원 누구도 사실은 그 존재 자체도 알지 못했던 이른바 2009년의 문건이 나타나게 됐고요."]

공정위는 지난해 9월에 '신뢰 제고 방안'을 한 차례 발표했지만, 재취업 관련한 내용은 거의 담질 않았습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공정위의 내부 감시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단 얘깁니다.

오늘(20일) 발표된 쇄신안의 핵심은 공정위 조사 사건과 관련해 현직자와 퇴직자가 사적으로 만나는 걸 전면 금지하고, 퇴직자의 재취업 이력을 홈페이지에 10년 동안 공개하는 겁니다.

재취업을 위한 '경력관리'도 원천 차단하고 명예퇴직자의 특별승진도 손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공정위 스스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이른바 '셀프 쇄신' 수준이라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지금은 당연히 눈치가 보여서 좀 강하게 취업제한규정들을 적용할 텐데, 이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거죠. 시간이 지나면."]

공정위는 감사담당관 자리를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것도 현재로선 구상 단계일뿐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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