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vs 후배의 병역혜택…‘펜싱’ 구본길이 이기고도 찝찝한 이유

입력 2018.08.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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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펜싱 사브르의 간판 구본길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지만, 고개를 들지 못했다.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구본길은 신예 오상욱을 15-14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에 구본길은 2010 광저우, 2014 인천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남자 사브르 개인전 정상을 지켰다.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개인전에서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건 구본길이 처음이었다.

금메달을 차지한 구본길이 관중석에 주저앉았다.금메달을 차지한 구본길이 관중석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구본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후배 오상욱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이미 병역 혜택을 받았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등장한 구본길은 "후배가 금메달을 따면 좋은 혜택이 있었던 건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구본길은 이어 "3연패라는 대기록 앞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2년 중 가장 긴장한 경기였다"며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구본길은 "아직 후배에게는 한 번의 단체전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제 인생의 모든 걸 쏟아부어서 후배에게 더 좋은 기회를 열어주겠다"며 오상욱에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미안해하는 구본길과 괜찮다는 오상욱미안해하는 구본길과 괜찮다는 오상욱

옆에서 이를 지켜본 오상욱은 형을 다독였다. 그는 "결승전을 시작하기 전에 승패를 따지지 말고 각자 열심히 하자고 말했다"며 "경기 후 형이 정말 미안해하는 게 너무 느껴졌다. 나는 진짜 괜찮다. 오히려 형 때문에 많이 배운 경기였다"며 훈훈한 동료애를 보였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경기는 오는 23일 목요일에 예정돼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K스타 강이향 kbs.2fr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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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연패 vs 후배의 병역혜택…‘펜싱’ 구본길이 이기고도 찝찝한 이유
    • 입력 2018-08-21 13:47:52
    종합
남자 펜싱 사브르의 간판 구본길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지만, 고개를 들지 못했다.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구본길은 신예 오상욱을 15-14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에 구본길은 2010 광저우, 2014 인천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남자 사브르 개인전 정상을 지켰다.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개인전에서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건 구본길이 처음이었다.

금메달을 차지한 구본길이 관중석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구본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후배 오상욱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이미 병역 혜택을 받았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등장한 구본길은 "후배가 금메달을 따면 좋은 혜택이 있었던 건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구본길은 이어 "3연패라는 대기록 앞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2년 중 가장 긴장한 경기였다"며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구본길은 "아직 후배에게는 한 번의 단체전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제 인생의 모든 걸 쏟아부어서 후배에게 더 좋은 기회를 열어주겠다"며 오상욱에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미안해하는 구본길과 괜찮다는 오상욱
옆에서 이를 지켜본 오상욱은 형을 다독였다. 그는 "결승전을 시작하기 전에 승패를 따지지 말고 각자 열심히 하자고 말했다"며 "경기 후 형이 정말 미안해하는 게 너무 느껴졌다. 나는 진짜 괜찮다. 오히려 형 때문에 많이 배운 경기였다"며 훈훈한 동료애를 보였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경기는 오는 23일 목요일에 예정돼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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