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철길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시간…간이역 여행

입력 2018.08.22 (08:41) 수정 2018.08.22 (09: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똑!기자 꿀!정보입니다.

전국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소개하는 시간이죠.

김기흥 기자 나왔는데요.

오늘 아주 낭만적인 여행을 준비하셨다고요.

[기자]

두 분은 기차역 하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앵커]

여행, 휴가, 설레임, 계란.

[기자]

저도 마찬가진데요.

왠지 떠나고 싶은 떠나야 하는 그런 기분마저 들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많은 기차역 중에서도 운치 있고 아름다운 간이역 여행을 소개할까 합니다.

기차를 타고 갈 때 스쳐 가는 간이역을 보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에 문뜩 내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잖아요.

북상 중인 태풍을 잘 대비하신 다음에 다음 주 쯤 동백꽃과 봄봄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유정의 이름을 딴 김유정역과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화본역으로 떠나보시면 어떨까요?

[리포트]

서울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곳, 춘천 김유정역입니다.

외관도 독특하죠.

대한민국 철도 역사상 최초로 인물 이름을 역 이름으로 사용했습니다.

[안홍진/부역장 : “이 역은 본래 신남역이었는데 춘천 출신 소설가 김유정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서 신남역에서 김유정역으로 2004년 역 명이 변경됐습니다.”]

기존 무궁화호가 다니던 기차선로는 2010년 폐선됐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기차 테마 공원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작가의 이름을 딴 역답게, 광장이 거대한 책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다양한 문학 작품들이 보입니다.

공원 안 폐선로엔 이제 레일바이크가 서 있는데요.

줄지어 탈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매시간 이곳 김유정역에서 강촌까지 운행하고 있죠.

김유정역을 출발해, 한 시간 40분 정도의 구간인데요.

옛 무궁화 열차가 달리던 선로를 그대로 달려볼 수 있습니다.

선로 옆으론 아름다운 북한강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요.

탁 트인 경치가 정말 장관입니다.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이네요.

[곽예서/경기도 안양시 : “시원하고, 또 재미있었고요. 가족들하고 다음에 한 번 더 오고 싶어요.”]

현재 역사에서 50m쯤 걸어가면 79년 전에 (1939년) 만들어졌던 폐역, 옛 김유정역이 나옵니다.

이곳에선 당시 역사의 추억을 엿볼 수 있는데요.

소품들도 그대로입니다.

역무원 모자를 쓰고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어, 꼭 들러야 할 곳이죠.

[김유리/경기도 수원시 : “제가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또다시 방문해보니까 그때 기억도 많이 나고, 추억에 잠겨서 좋은 것 같습니다.”]

김유정역에 왔으니, 그의 발자취도 따라가 봐야겠죠.

역 근처에 김유정 문학촌이 있는데요.

1900년대 초,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 문학 작가, 김유정 선생의 고향 마을입니다.

해학적이면서 현실 비판 의식을 드러낸 그의 농촌 소설들, 이곳을 배경으로 탄생했는데요.

생가도 예전 모습 그대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소설 ‘봄봄’에 등장하는 점순이의 크지 않는 키를 놓고 장인과 갈등을 벌이는 주인공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죠.

[최윤식/김유정 문학촌 해설사 : “이 공간은 한국 근대문학 대표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김유정 선생님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생가는 2002년도에 복원되어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김유정 선생님의 문학의 산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경상북도로 가볼까요,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손꼽히는 군위 화본역입니다.

이곳은 1930년대 지어졌는데요.

외관부터 실내까지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건 오래전 썼던, 방문객들을 위한 스탬프입니다.

작고 아담한 시골 간이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죠.

고즈넉한 철로에는 지금도 무궁화호 열차가 다닙니다.

상행과 하행 각각 세 번씩, 하루 여섯 번, 정차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철길, 좀 눈에 익죠.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배경이 됐습니다.

영화 속 장면처럼, 인증샷도 남겨봅니다.

독특한 건축물도 눈에 띄는데요.

철로 옆에 우뚝 서 있는 이건 화본역의 랜드마크, 급수탑입니다.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 기차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은 국내에 몇 개 남아 있지 않죠.

한국철도공사가 선정한 준철도 기념물로 지정된 곳인데요.

내부도 개방돼 있습니다.

급수탑에서 나오면, 선로 위에 멈춰 있는 기차가 한 대 보이는데요.

이곳은 폐기차를 개조해서 만든 레일카페입니다.

마치 기차를 타고 떠나는 기분이 들죠.

한적하게 창밖을 보는 것도 좋고요.

기차 안에서 커피 향을 음미하며 여유를 부리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백수연/경북 구미시 : “주말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본역을 와보니까 규모는 작지만, 경치와 풍경이 너무 좋아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화본역을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자그마한 학교가 나오는데요.

이곳은 기찻길 옆 시골 마을인 화본마을에 있는 중학교를 개조해 만든 테마 박물관입니다.

7, 8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볼 수 있는 곳이죠.

어릴 때 썼던 나무 책, 걸상들을 여기서 다시 볼 수 있고요.

반가운 양은 도시락도 있네요.

[“오늘 도시락 안 까먹었어?”]

그 시절의 낭만을 아이와 함께 느껴봅니다.

[“진짜 고등학교 때 입은 거랑 똑같다~”]

학창시절 교복을 입고, 다시 그때로 돌아가 봅니다.

찰칵~ 기념사진도 남기고요.

이번엔 운동장으로 나와 볼까요.

운동장에서도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데요.

가장 인기 있는 건 바로 달고나 만들기입니다.

그 옛날 국자를 태워 먹었던 추억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잊을 수 없는 달콤한 맛, 최고의 군것질거리였죠.

[“맛있어요~!”]

[박현숙/경북 구미시 : “어릴 적 생각도 나고 해서 화본역에 왔는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다음에도 꼭 오고 싶습니다.”]

철길 위로 살포시 시간이 내려앉은 간이역.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이곳을 찾아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똑! 기자 꿀! 정보] 철길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시간…간이역 여행
    • 입력 2018-08-22 08:47:32
    • 수정2018-08-22 09:12:13
    아침뉴스타임
[앵커]

똑!기자 꿀!정보입니다.

전국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소개하는 시간이죠.

김기흥 기자 나왔는데요.

오늘 아주 낭만적인 여행을 준비하셨다고요.

[기자]

두 분은 기차역 하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앵커]

여행, 휴가, 설레임, 계란.

[기자]

저도 마찬가진데요.

왠지 떠나고 싶은 떠나야 하는 그런 기분마저 들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많은 기차역 중에서도 운치 있고 아름다운 간이역 여행을 소개할까 합니다.

기차를 타고 갈 때 스쳐 가는 간이역을 보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에 문뜩 내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잖아요.

북상 중인 태풍을 잘 대비하신 다음에 다음 주 쯤 동백꽃과 봄봄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유정의 이름을 딴 김유정역과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화본역으로 떠나보시면 어떨까요?

[리포트]

서울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곳, 춘천 김유정역입니다.

외관도 독특하죠.

대한민국 철도 역사상 최초로 인물 이름을 역 이름으로 사용했습니다.

[안홍진/부역장 : “이 역은 본래 신남역이었는데 춘천 출신 소설가 김유정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서 신남역에서 김유정역으로 2004년 역 명이 변경됐습니다.”]

기존 무궁화호가 다니던 기차선로는 2010년 폐선됐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기차 테마 공원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작가의 이름을 딴 역답게, 광장이 거대한 책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다양한 문학 작품들이 보입니다.

공원 안 폐선로엔 이제 레일바이크가 서 있는데요.

줄지어 탈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매시간 이곳 김유정역에서 강촌까지 운행하고 있죠.

김유정역을 출발해, 한 시간 40분 정도의 구간인데요.

옛 무궁화 열차가 달리던 선로를 그대로 달려볼 수 있습니다.

선로 옆으론 아름다운 북한강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요.

탁 트인 경치가 정말 장관입니다.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이네요.

[곽예서/경기도 안양시 : “시원하고, 또 재미있었고요. 가족들하고 다음에 한 번 더 오고 싶어요.”]

현재 역사에서 50m쯤 걸어가면 79년 전에 (1939년) 만들어졌던 폐역, 옛 김유정역이 나옵니다.

이곳에선 당시 역사의 추억을 엿볼 수 있는데요.

소품들도 그대로입니다.

역무원 모자를 쓰고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어, 꼭 들러야 할 곳이죠.

[김유리/경기도 수원시 : “제가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또다시 방문해보니까 그때 기억도 많이 나고, 추억에 잠겨서 좋은 것 같습니다.”]

김유정역에 왔으니, 그의 발자취도 따라가 봐야겠죠.

역 근처에 김유정 문학촌이 있는데요.

1900년대 초,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 문학 작가, 김유정 선생의 고향 마을입니다.

해학적이면서 현실 비판 의식을 드러낸 그의 농촌 소설들, 이곳을 배경으로 탄생했는데요.

생가도 예전 모습 그대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소설 ‘봄봄’에 등장하는 점순이의 크지 않는 키를 놓고 장인과 갈등을 벌이는 주인공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죠.

[최윤식/김유정 문학촌 해설사 : “이 공간은 한국 근대문학 대표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김유정 선생님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생가는 2002년도에 복원되어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김유정 선생님의 문학의 산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경상북도로 가볼까요,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손꼽히는 군위 화본역입니다.

이곳은 1930년대 지어졌는데요.

외관부터 실내까지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건 오래전 썼던, 방문객들을 위한 스탬프입니다.

작고 아담한 시골 간이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죠.

고즈넉한 철로에는 지금도 무궁화호 열차가 다닙니다.

상행과 하행 각각 세 번씩, 하루 여섯 번, 정차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철길, 좀 눈에 익죠.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배경이 됐습니다.

영화 속 장면처럼, 인증샷도 남겨봅니다.

독특한 건축물도 눈에 띄는데요.

철로 옆에 우뚝 서 있는 이건 화본역의 랜드마크, 급수탑입니다.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 기차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은 국내에 몇 개 남아 있지 않죠.

한국철도공사가 선정한 준철도 기념물로 지정된 곳인데요.

내부도 개방돼 있습니다.

급수탑에서 나오면, 선로 위에 멈춰 있는 기차가 한 대 보이는데요.

이곳은 폐기차를 개조해서 만든 레일카페입니다.

마치 기차를 타고 떠나는 기분이 들죠.

한적하게 창밖을 보는 것도 좋고요.

기차 안에서 커피 향을 음미하며 여유를 부리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백수연/경북 구미시 : “주말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본역을 와보니까 규모는 작지만, 경치와 풍경이 너무 좋아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화본역을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자그마한 학교가 나오는데요.

이곳은 기찻길 옆 시골 마을인 화본마을에 있는 중학교를 개조해 만든 테마 박물관입니다.

7, 8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볼 수 있는 곳이죠.

어릴 때 썼던 나무 책, 걸상들을 여기서 다시 볼 수 있고요.

반가운 양은 도시락도 있네요.

[“오늘 도시락 안 까먹었어?”]

그 시절의 낭만을 아이와 함께 느껴봅니다.

[“진짜 고등학교 때 입은 거랑 똑같다~”]

학창시절 교복을 입고, 다시 그때로 돌아가 봅니다.

찰칵~ 기념사진도 남기고요.

이번엔 운동장으로 나와 볼까요.

운동장에서도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데요.

가장 인기 있는 건 바로 달고나 만들기입니다.

그 옛날 국자를 태워 먹었던 추억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잊을 수 없는 달콤한 맛, 최고의 군것질거리였죠.

[“맛있어요~!”]

[박현숙/경북 구미시 : “어릴 적 생각도 나고 해서 화본역에 왔는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다음에도 꼭 오고 싶습니다.”]

철길 위로 살포시 시간이 내려앉은 간이역.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이곳을 찾아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