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낙태수술 거부”…커지는 낙태죄 논란

입력 2018.08.28 (21:39) 수정 2018.08.2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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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법재판소의 낙태 위헌여부 판결을 앞두고,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수술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윤리적 행위로 규정하고, 의사에 대해 자격 정지 처벌을 하기로 한 것에 반발하는 건데요.

낙태죄 논란이 여성계를 넘어 의료계로 번지고 있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여성은 지난주 낙태 수술을 받았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셋째까지 낳으면 형편이 더 어려워 질 거라 내린 결정입니다.

현행법으론 불법입니다.

[낙태 수술 환자/음성변조 : "후회는 하죠. 하지만 낳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솔직히 현실적으로는 그게 안 되니까."]

["임신중단권은 기본권이다"]

임부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 그런데 복지부는 낙태 수술 의사도 처벌하도록 행정규칙을 강화했습니다.

낙태를 비윤리적 행위로 규정하고 수술 의사도 1개월 자격정지하도록 규칙을 더 분명히 한 겁니다.

[곽순헌/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 "종전에 처분했던 면허정지 기간과 동일하게 처분의 유형을 구체화시켜서 1개월로 규정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들은 OECD 국가 29개 나라가 사회경제적 이유로도 낙태를 허용한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부모의 질병 등 모체 상태만 따져 낙태를 허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태아의 선천적 기형이 확인돼도 낙태를 할 수 없는 건 의학적으로 맞지 않다는 겁니다.

낙태 수술 책임을 의사와 여성에게만 돌린다는 지적도 이어집니다.

[김동석/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 "정부는 당장의 입법미비 해결에 노력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것이 타당하다."]

지난 2010년 정부 조사에서 확인된 낙태수술만도 한해 16만 여건, 산부인과 의사들의 낙태 수술 거부 선언으로 의료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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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들 “낙태수술 거부”…커지는 낙태죄 논란
    • 입력 2018-08-28 21:44:53
    • 수정2018-08-28 21: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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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법재판소의 낙태 위헌여부 판결을 앞두고,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수술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윤리적 행위로 규정하고, 의사에 대해 자격 정지 처벌을 하기로 한 것에 반발하는 건데요.

낙태죄 논란이 여성계를 넘어 의료계로 번지고 있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여성은 지난주 낙태 수술을 받았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셋째까지 낳으면 형편이 더 어려워 질 거라 내린 결정입니다.

현행법으론 불법입니다.

[낙태 수술 환자/음성변조 : "후회는 하죠. 하지만 낳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솔직히 현실적으로는 그게 안 되니까."]

["임신중단권은 기본권이다"]

임부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 그런데 복지부는 낙태 수술 의사도 처벌하도록 행정규칙을 강화했습니다.

낙태를 비윤리적 행위로 규정하고 수술 의사도 1개월 자격정지하도록 규칙을 더 분명히 한 겁니다.

[곽순헌/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 "종전에 처분했던 면허정지 기간과 동일하게 처분의 유형을 구체화시켜서 1개월로 규정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들은 OECD 국가 29개 나라가 사회경제적 이유로도 낙태를 허용한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부모의 질병 등 모체 상태만 따져 낙태를 허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태아의 선천적 기형이 확인돼도 낙태를 할 수 없는 건 의학적으로 맞지 않다는 겁니다.

낙태 수술 책임을 의사와 여성에게만 돌린다는 지적도 이어집니다.

[김동석/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 "정부는 당장의 입법미비 해결에 노력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것이 타당하다."]

지난 2010년 정부 조사에서 확인된 낙태수술만도 한해 16만 여건, 산부인과 의사들의 낙태 수술 거부 선언으로 의료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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