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프랑스 환경부장관이 생방송 중 사퇴한 이유는?

입력 2018.08.30 (07:00) 수정 2018.08.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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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에서 난 외톨이다"

니콜라스 위로 프랑스 환경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라디오 생방송을 하다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적인 위협들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좌절됐다" 며 "이 정부에서 난 혼자인 것 같다. 지금 내 인생의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며 자신의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내도 모르는 일이라며, 이 자리에서 결심했다고 알렸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데 미흡했고, 늘 환경 관련 주제는 우선권에서 밀려 맨 아래로 쳐박혔다"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더는 거짓말을 하기 싫다며 자신의 사임이 경고음으로 들리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정부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위로 환경부 장관은 장관 이전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다. TV 프로그램에서는 진행을 맡을 정도로 프랑스에선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정책은 프랑스인들의 지지를 받아온 데다, 마크롱 이전의 3명의 대통령도 위로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바 있다.

"위로의 사임은 개인적인 결정이다"


덴마크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다소 당황한 모습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 아침 그가 내린 결정은 개인적이다. 내가 그를 선택한 것은 그가 자유로운 사람이기 때문이었다"며 그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그동안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하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또, 그가 환경부 장관으로 부임하면서 많은 성과들을 이루고 있는데, 이 시기에 떠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벤야민 그리보 엘리제궁 대변인도 "생물 다양성에 관한 연구나 환경 보존을 위한 싸움, 에너지 전환 작업은 길게 가져가야 하는 과업이다. 1년 만에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은 월로 장관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핵발전소 감축 미뤄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


위로 장관이 사임 결심을 한 가장 큰 이유는 핵발전 감축 목표가 미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는 지난 7월 핵발전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재 프랑스의 핵발전소 중 3분 1을 폐쇄해야만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2025년까지 프랑스 핵발전소 17기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핵발전 강국인 프랑스는 현재 전체 전력 중 핵발전 비중이 75%에 이를 정도로 핵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위로 장관은 마크롱 대통령이 기존 탈핵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순조롭게 정책이 진행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마크롱은 돌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며, 원전 감축 일정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

프랑스 언론들은 프랑스 정부가 대외적으로 친환경을 외치지만,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위로 장관이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사임 발표는 마크롱 정부가 사냥면허 발급 비용을 절반으로 내리는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한 다음 날 이뤄졌다. 언론들은 동물권 옹호론자인 윌로 장관이 더는 참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지율 바닥 마크롱…장관 사임 충격 클 듯

위로 장관의 사퇴는 마크롱의 지지율 하락에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의 최근 지지율은 취임 때보다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참모들의 부패스캔들이 휘말리는가 하면, 보좌관의 시민 폭행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위로 환경부 장관의 사임은 마크롱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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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8-30 09: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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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에서 난 외톨이다"

니콜라스 위로 프랑스 환경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라디오 생방송을 하다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적인 위협들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좌절됐다" 며 "이 정부에서 난 혼자인 것 같다. 지금 내 인생의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며 자신의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내도 모르는 일이라며, 이 자리에서 결심했다고 알렸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데 미흡했고, 늘 환경 관련 주제는 우선권에서 밀려 맨 아래로 쳐박혔다"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더는 거짓말을 하기 싫다며 자신의 사임이 경고음으로 들리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정부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위로 환경부 장관은 장관 이전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다. TV 프로그램에서는 진행을 맡을 정도로 프랑스에선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정책은 프랑스인들의 지지를 받아온 데다, 마크롱 이전의 3명의 대통령도 위로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바 있다.

"위로의 사임은 개인적인 결정이다"


덴마크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다소 당황한 모습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 아침 그가 내린 결정은 개인적이다. 내가 그를 선택한 것은 그가 자유로운 사람이기 때문이었다"며 그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그동안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하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또, 그가 환경부 장관으로 부임하면서 많은 성과들을 이루고 있는데, 이 시기에 떠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벤야민 그리보 엘리제궁 대변인도 "생물 다양성에 관한 연구나 환경 보존을 위한 싸움, 에너지 전환 작업은 길게 가져가야 하는 과업이다. 1년 만에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은 월로 장관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핵발전소 감축 미뤄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


위로 장관이 사임 결심을 한 가장 큰 이유는 핵발전 감축 목표가 미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는 지난 7월 핵발전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재 프랑스의 핵발전소 중 3분 1을 폐쇄해야만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2025년까지 프랑스 핵발전소 17기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핵발전 강국인 프랑스는 현재 전체 전력 중 핵발전 비중이 75%에 이를 정도로 핵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위로 장관은 마크롱 대통령이 기존 탈핵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순조롭게 정책이 진행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마크롱은 돌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며, 원전 감축 일정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

프랑스 언론들은 프랑스 정부가 대외적으로 친환경을 외치지만,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위로 장관이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사임 발표는 마크롱 정부가 사냥면허 발급 비용을 절반으로 내리는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한 다음 날 이뤄졌다. 언론들은 동물권 옹호론자인 윌로 장관이 더는 참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지율 바닥 마크롱…장관 사임 충격 클 듯

위로 장관의 사퇴는 마크롱의 지지율 하락에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의 최근 지지율은 취임 때보다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참모들의 부패스캔들이 휘말리는가 하면, 보좌관의 시민 폭행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위로 환경부 장관의 사임은 마크롱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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