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받은 장학금 토해내라”던 오산시 황당 행정 결국 “무효” 결정
입력 2018.08.31 (11:21)
수정 2018.08.3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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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서 직접 추천하고 심사해서 주던 통장 자녀 장학금을 7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내놓으라던 경기도 오산시의 황당 행정 기억하시나요?
오산시로부터 장학금을 갑자기 토해내라며 재산 압류를 당한 부모들의 사연을, 지난 6월 KBS에서 취재해 파장이 일었습니다.
[연관기사] [못참겠다] 7년간 장학금 줬다 토해내라는 오산시 ‘황당’
두 달 반이 지나, 경기도에서 오산시의 생떼 행정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장학금 반납 요구를 받은 9명의 학부모 가운데 이를 거부한 최병철 씨가 오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장학금 반납 결정을 취소한다" "압류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결정했습니다.

▲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재결서
경기도행심위가 지적한 이유는 명료합니다. 오산시의 관련 법령이나 장학금 지급 조례 등 관련 규정에 '지급 정지' 규정만 있지, '반납'이나 '강제징수'와 관련한 규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산시 통장 자녀 장학금 지급 조례>를 보면 제8조에 '타 기관 및 단체로부터 장학금이나 학자금을 지급받은 경우' 등에 대한 '지급의 정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어디에서도 '반납' '환수' 등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미 취재 과정에서도 제기됐습니다. 취재진은 "조례를 보면 '지급 정지'만 있지, '반납' '환수' 같은 단어 자체가 없는데, 되돌려받는 근거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오산시 측은 "문제 될 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결국, 오산시 공무원들은 관련 규정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법적 근거도 없이 시민의 재산을 무작정 빼앗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경기도행심위의 결정이 내려지자, 오산시는 최 씨에 대해 내렸던 장학금 반납 결정과 재산 압류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장학금을 이미 반납한 다른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반납한 장학금을 전액 돌려줬습니다.
이번 결론은 규정상 반납·환수 조항이 없었던 게 핵심 요인이 됐지만, 애초에 오산시가 '장학금 회수' 소동을 벌인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게 법조인 등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오산시는 통장 자녀 장학금을 받은 학부모 9명의 자녀가 다니는 특성화고가 '학비 면제'란 사실을 7년이 지나 뒤늦게 알았다며 반납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오산시가 그동안 통장들에게 배포한 장학금 신청 안내문을 보면, 학비가 면제되는 학교는 장학금 신청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뒤인 올해 들어서야 '학교 수업료 면제는 대상에서 제외'라는 문구를 슬쩍 집어넣었을 뿐입니다.

▲ 오산시 ‘2017년 하반기 통장 자녀 장학금 대상자 선발’ 안내문
오죽하면 동사무소 직원들 스스로 자녀가 특성화고에 다니는 통장들 가운데 장학금 신청을 안 한 경우에 대해선 일일이 연락해 "왜 장학금 신청을 안 하느냐, 어차피 통장들 고생한다고 주는 장학금이고 자격 여부는 시청이 알아서 심사해서 줄 거니까 일단 내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오산시는 '민원 제기'를 계기로 내세워서는 "처음부터 자격이 안 됐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심사해서 지급한 장학금을 무작정 학부모들로부터 강제로 환수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없는 돈에 카드빚까지 내가며 장학금을 반납하느라 물적 피해를 봤습니다. '자격도 안 되는데 장학금 신청해 받아먹은 사람들'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며 마음고생도 했습니다.
규정을 어기거나 규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벌어지는 행정권 남용, 그리고 이에 따른 시민들의 심적·물적 피해는 오산시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공무원 행정 문화 전반을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산시로부터 장학금을 갑자기 토해내라며 재산 압류를 당한 부모들의 사연을, 지난 6월 KBS에서 취재해 파장이 일었습니다.
[연관기사] [못참겠다] 7년간 장학금 줬다 토해내라는 오산시 ‘황당’
두 달 반이 지나, 경기도에서 오산시의 생떼 행정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장학금 반납 요구를 받은 9명의 학부모 가운데 이를 거부한 최병철 씨가 오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장학금 반납 결정을 취소한다" "압류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결정했습니다.

▲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재결서
경기도행심위가 지적한 이유는 명료합니다. 오산시의 관련 법령이나 장학금 지급 조례 등 관련 규정에 '지급 정지' 규정만 있지, '반납'이나 '강제징수'와 관련한 규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산시 통장 자녀 장학금 지급 조례>를 보면 제8조에 '타 기관 및 단체로부터 장학금이나 학자금을 지급받은 경우' 등에 대한 '지급의 정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어디에서도 '반납' '환수' 등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미 취재 과정에서도 제기됐습니다. 취재진은 "조례를 보면 '지급 정지'만 있지, '반납' '환수' 같은 단어 자체가 없는데, 되돌려받는 근거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오산시 측은 "문제 될 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결국, 오산시 공무원들은 관련 규정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법적 근거도 없이 시민의 재산을 무작정 빼앗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경기도행심위의 결정이 내려지자, 오산시는 최 씨에 대해 내렸던 장학금 반납 결정과 재산 압류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장학금을 이미 반납한 다른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반납한 장학금을 전액 돌려줬습니다.
이번 결론은 규정상 반납·환수 조항이 없었던 게 핵심 요인이 됐지만, 애초에 오산시가 '장학금 회수' 소동을 벌인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게 법조인 등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오산시는 통장 자녀 장학금을 받은 학부모 9명의 자녀가 다니는 특성화고가 '학비 면제'란 사실을 7년이 지나 뒤늦게 알았다며 반납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오산시가 그동안 통장들에게 배포한 장학금 신청 안내문을 보면, 학비가 면제되는 학교는 장학금 신청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뒤인 올해 들어서야 '학교 수업료 면제는 대상에서 제외'라는 문구를 슬쩍 집어넣었을 뿐입니다.

▲ 오산시 ‘2017년 하반기 통장 자녀 장학금 대상자 선발’ 안내문
오죽하면 동사무소 직원들 스스로 자녀가 특성화고에 다니는 통장들 가운데 장학금 신청을 안 한 경우에 대해선 일일이 연락해 "왜 장학금 신청을 안 하느냐, 어차피 통장들 고생한다고 주는 장학금이고 자격 여부는 시청이 알아서 심사해서 줄 거니까 일단 내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오산시는 '민원 제기'를 계기로 내세워서는 "처음부터 자격이 안 됐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심사해서 지급한 장학금을 무작정 학부모들로부터 강제로 환수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없는 돈에 카드빚까지 내가며 장학금을 반납하느라 물적 피해를 봤습니다. '자격도 안 되는데 장학금 신청해 받아먹은 사람들'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며 마음고생도 했습니다.
규정을 어기거나 규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벌어지는 행정권 남용, 그리고 이에 따른 시민들의 심적·물적 피해는 오산시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공무원 행정 문화 전반을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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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서 직접 추천하고 심사해서 주던 통장 자녀 장학금을 7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내놓으라던 경기도 오산시의 황당 행정 기억하시나요?
오산시로부터 장학금을 갑자기 토해내라며 재산 압류를 당한 부모들의 사연을, 지난 6월 KBS에서 취재해 파장이 일었습니다.
[연관기사] [못참겠다] 7년간 장학금 줬다 토해내라는 오산시 ‘황당’
두 달 반이 지나, 경기도에서 오산시의 생떼 행정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장학금 반납 요구를 받은 9명의 학부모 가운데 이를 거부한 최병철 씨가 오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장학금 반납 결정을 취소한다" "압류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결정했습니다.

▲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재결서
경기도행심위가 지적한 이유는 명료합니다. 오산시의 관련 법령이나 장학금 지급 조례 등 관련 규정에 '지급 정지' 규정만 있지, '반납'이나 '강제징수'와 관련한 규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산시 통장 자녀 장학금 지급 조례>를 보면 제8조에 '타 기관 및 단체로부터 장학금이나 학자금을 지급받은 경우' 등에 대한 '지급의 정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어디에서도 '반납' '환수' 등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미 취재 과정에서도 제기됐습니다. 취재진은 "조례를 보면 '지급 정지'만 있지, '반납' '환수' 같은 단어 자체가 없는데, 되돌려받는 근거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오산시 측은 "문제 될 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결국, 오산시 공무원들은 관련 규정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법적 근거도 없이 시민의 재산을 무작정 빼앗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경기도행심위의 결정이 내려지자, 오산시는 최 씨에 대해 내렸던 장학금 반납 결정과 재산 압류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장학금을 이미 반납한 다른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반납한 장학금을 전액 돌려줬습니다.
이번 결론은 규정상 반납·환수 조항이 없었던 게 핵심 요인이 됐지만, 애초에 오산시가 '장학금 회수' 소동을 벌인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게 법조인 등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오산시는 통장 자녀 장학금을 받은 학부모 9명의 자녀가 다니는 특성화고가 '학비 면제'란 사실을 7년이 지나 뒤늦게 알았다며 반납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오산시가 그동안 통장들에게 배포한 장학금 신청 안내문을 보면, 학비가 면제되는 학교는 장학금 신청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뒤인 올해 들어서야 '학교 수업료 면제는 대상에서 제외'라는 문구를 슬쩍 집어넣었을 뿐입니다.

▲ 오산시 ‘2017년 하반기 통장 자녀 장학금 대상자 선발’ 안내문
오죽하면 동사무소 직원들 스스로 자녀가 특성화고에 다니는 통장들 가운데 장학금 신청을 안 한 경우에 대해선 일일이 연락해 "왜 장학금 신청을 안 하느냐, 어차피 통장들 고생한다고 주는 장학금이고 자격 여부는 시청이 알아서 심사해서 줄 거니까 일단 내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오산시는 '민원 제기'를 계기로 내세워서는 "처음부터 자격이 안 됐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심사해서 지급한 장학금을 무작정 학부모들로부터 강제로 환수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없는 돈에 카드빚까지 내가며 장학금을 반납하느라 물적 피해를 봤습니다. '자격도 안 되는데 장학금 신청해 받아먹은 사람들'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며 마음고생도 했습니다.
규정을 어기거나 규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벌어지는 행정권 남용, 그리고 이에 따른 시민들의 심적·물적 피해는 오산시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공무원 행정 문화 전반을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산시로부터 장학금을 갑자기 토해내라며 재산 압류를 당한 부모들의 사연을, 지난 6월 KBS에서 취재해 파장이 일었습니다.
[연관기사] [못참겠다] 7년간 장학금 줬다 토해내라는 오산시 ‘황당’
두 달 반이 지나, 경기도에서 오산시의 생떼 행정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장학금 반납 요구를 받은 9명의 학부모 가운데 이를 거부한 최병철 씨가 오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장학금 반납 결정을 취소한다" "압류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결정했습니다.

▲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재결서
경기도행심위가 지적한 이유는 명료합니다. 오산시의 관련 법령이나 장학금 지급 조례 등 관련 규정에 '지급 정지' 규정만 있지, '반납'이나 '강제징수'와 관련한 규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산시 통장 자녀 장학금 지급 조례>를 보면 제8조에 '타 기관 및 단체로부터 장학금이나 학자금을 지급받은 경우' 등에 대한 '지급의 정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어디에서도 '반납' '환수' 등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미 취재 과정에서도 제기됐습니다. 취재진은 "조례를 보면 '지급 정지'만 있지, '반납' '환수' 같은 단어 자체가 없는데, 되돌려받는 근거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오산시 측은 "문제 될 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결국, 오산시 공무원들은 관련 규정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법적 근거도 없이 시민의 재산을 무작정 빼앗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경기도행심위의 결정이 내려지자, 오산시는 최 씨에 대해 내렸던 장학금 반납 결정과 재산 압류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장학금을 이미 반납한 다른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반납한 장학금을 전액 돌려줬습니다.
이번 결론은 규정상 반납·환수 조항이 없었던 게 핵심 요인이 됐지만, 애초에 오산시가 '장학금 회수' 소동을 벌인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게 법조인 등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오산시는 통장 자녀 장학금을 받은 학부모 9명의 자녀가 다니는 특성화고가 '학비 면제'란 사실을 7년이 지나 뒤늦게 알았다며 반납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오산시가 그동안 통장들에게 배포한 장학금 신청 안내문을 보면, 학비가 면제되는 학교는 장학금 신청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뒤인 올해 들어서야 '학교 수업료 면제는 대상에서 제외'라는 문구를 슬쩍 집어넣었을 뿐입니다.

▲ 오산시 ‘2017년 하반기 통장 자녀 장학금 대상자 선발’ 안내문
오죽하면 동사무소 직원들 스스로 자녀가 특성화고에 다니는 통장들 가운데 장학금 신청을 안 한 경우에 대해선 일일이 연락해 "왜 장학금 신청을 안 하느냐, 어차피 통장들 고생한다고 주는 장학금이고 자격 여부는 시청이 알아서 심사해서 줄 거니까 일단 내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오산시는 '민원 제기'를 계기로 내세워서는 "처음부터 자격이 안 됐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심사해서 지급한 장학금을 무작정 학부모들로부터 강제로 환수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없는 돈에 카드빚까지 내가며 장학금을 반납하느라 물적 피해를 봤습니다. '자격도 안 되는데 장학금 신청해 받아먹은 사람들'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며 마음고생도 했습니다.
규정을 어기거나 규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벌어지는 행정권 남용, 그리고 이에 따른 시민들의 심적·물적 피해는 오산시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공무원 행정 문화 전반을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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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우 기자 futur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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