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김정은 면담·메시지…‘대북 특사’ 3대 관전포인트

입력 2018.09.0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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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5인의 대북 특사단이 다시 평양을 찾았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텄던 지난 3월 5일 1차 방북 이후 꼭 6개월 만이다.

오전 7시 40분 특별기를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한 대북 특사단은 오전 9시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10시부터 북측과 회담을 진행하는 등 방북 일정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9월 한반도 정세의 중대 분수령이 될 숨 가쁜 하루, 특사단은 과연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의 얽힌 실타래를 풀고 대화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을까? 당일치기로 예정된 특사단 방북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대북 특사단과 김정은 위원장 면담(지난 3월 5일 1차 방북 당시)대북 특사단과 김정은 위원장 면담(지난 3월 5일 1차 방북 당시)

■최대 관심은 '김정은 면담' 여부..'친서' 전달되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다.

특사단의 주 임무가 비핵화와 관련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하고 북미 중재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면담 여부는 이번 방북의 성패를 가를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일단 "아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은 확정이 안 됐으며, 평양 도착 후 세부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현 정세의 엄중성과 특사단의 대통령 친서 소지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김 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미국 백악관은 어젯밤(4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평양에 특사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며 김정은 면담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 정세가 1차 방북이 이뤄졌던 3월 당시와는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면담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만일 김 위원장 면담이 무산되고 김영철 부위원장 등 북측 실무진을 만나는 선에서 그친다면 북미 중재를 통해 정세 반전을 꾀하려는 정부의 구상 또한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다.

김정은 위원장, 주규창 전 기계공업부장 빈소 방문(9월 5일 자 노동신문)김정은 위원장, 주규창 전 기계공업부장 빈소 방문(9월 5일 자 노동신문)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주규창 전 기계공업부장의 빈소를 찾았다는 오늘(5일) 아침 북한 매체의 보도로 볼 때, 김 위원장은 현재 평양에 체류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의 1차 방북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청으로 특사단을 불러 면담하고 환영 만찬을 진행했다. 당시 면담이 오후 6시에 시작돼 4시간여 동안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정은 면담 여부는 저녁이 돼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일정에 따라서는 당일치기로 예정된 특사단의 체류 기간이 하루 더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핵화-종전선언' 북미 중재..대화 불씨 살려낼까?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지더라도 핵심적인 문제는 또 남아있다, 바로 특사단과의 면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내놓을 메시지다.

북한이 폼페이오 방북 취소 등 최근의 정세와 관련해 사실상 침묵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이번에 내놓을 메시지는 북미 대화 재개 여부는 물론 9월 한반도 정세 전반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매주 중요한 시기"라며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를 직접 중재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특사단은 '선(先) 종전선언'과 '선(先) 비핵화' 요구로 대치 중인 북미 협상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구체적인 중재안을 들고 방북길에 올랐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특사단이 소지하고 있는 친서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겼으리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전날(4일)까지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첫 공정은 종전선언이다. 항구적 평화체제 없이는 비핵화도 실현될 수 없다"(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공식 입장')는 입장을 고수 중인 북한이 이번 특사단 방북 과정에서 얼마나 달라진 태도를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정은 위원장이 특사단이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경우, 특사단은 이를 들고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 본격적인 북미 중재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3차 정상회담은 언제, 김정은 이달 말 뉴욕 갈까?

특사단의 기본 임무는 남북이 9월 중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했던 3차 정상회담의 일정 확정이다.

이에 따라 특사단이 평양에서 돌아오면 폼페이오의 방북 변수 등을 감안해 남북이 빈칸으로 남겨뒀던 3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와 함께 의전과 경호 등 실무회담 일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9.9절 행사와 유엔총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3차 남북정상회담은 오는 17일과 21일 사이, 2박 3일 정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북미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 진전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현실론을 감안할 때, 북한의 중재안 수용 여부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 역시 일정 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여부가 이번 방북을 통해 윤곽을 드러낼 지도 관심이다.

만일 김 위원장이 비핵화 결단을 내리고 유엔총회 참석 의지까지 전격 밝히고 나설 경우, 다소 촉박한 감은 없지 않지만 9월말 유엔총회 이전 북미 대화 재개에 이은 남북미중(南北美中)의 종전선언 시나리오 역시 현실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일단 당일치기 일정으로 방북한 대북 특사단은 평양에서 돌아오는 대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한 뒤,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 시점이 오늘 밤이 될지, 내일로 미뤄질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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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건은 김정은 면담·메시지…‘대북 특사’ 3대 관전포인트
    • 입력 2018-09-05 11: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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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5인의 대북 특사단이 다시 평양을 찾았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텄던 지난 3월 5일 1차 방북 이후 꼭 6개월 만이다.

오전 7시 40분 특별기를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한 대북 특사단은 오전 9시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10시부터 북측과 회담을 진행하는 등 방북 일정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9월 한반도 정세의 중대 분수령이 될 숨 가쁜 하루, 특사단은 과연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의 얽힌 실타래를 풀고 대화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을까? 당일치기로 예정된 특사단 방북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대북 특사단과 김정은 위원장 면담(지난 3월 5일 1차 방북 당시)
■최대 관심은 '김정은 면담' 여부..'친서' 전달되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다.

특사단의 주 임무가 비핵화와 관련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하고 북미 중재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면담 여부는 이번 방북의 성패를 가를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일단 "아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은 확정이 안 됐으며, 평양 도착 후 세부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현 정세의 엄중성과 특사단의 대통령 친서 소지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김 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미국 백악관은 어젯밤(4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평양에 특사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며 김정은 면담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 정세가 1차 방북이 이뤄졌던 3월 당시와는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면담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만일 김 위원장 면담이 무산되고 김영철 부위원장 등 북측 실무진을 만나는 선에서 그친다면 북미 중재를 통해 정세 반전을 꾀하려는 정부의 구상 또한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다.

김정은 위원장, 주규창 전 기계공업부장 빈소 방문(9월 5일 자 노동신문)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주규창 전 기계공업부장의 빈소를 찾았다는 오늘(5일) 아침 북한 매체의 보도로 볼 때, 김 위원장은 현재 평양에 체류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의 1차 방북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청으로 특사단을 불러 면담하고 환영 만찬을 진행했다. 당시 면담이 오후 6시에 시작돼 4시간여 동안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정은 면담 여부는 저녁이 돼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일정에 따라서는 당일치기로 예정된 특사단의 체류 기간이 하루 더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핵화-종전선언' 북미 중재..대화 불씨 살려낼까?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지더라도 핵심적인 문제는 또 남아있다, 바로 특사단과의 면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내놓을 메시지다.

북한이 폼페이오 방북 취소 등 최근의 정세와 관련해 사실상 침묵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이번에 내놓을 메시지는 북미 대화 재개 여부는 물론 9월 한반도 정세 전반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매주 중요한 시기"라며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를 직접 중재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특사단은 '선(先) 종전선언'과 '선(先) 비핵화' 요구로 대치 중인 북미 협상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구체적인 중재안을 들고 방북길에 올랐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특사단이 소지하고 있는 친서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겼으리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전날(4일)까지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첫 공정은 종전선언이다. 항구적 평화체제 없이는 비핵화도 실현될 수 없다"(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공식 입장')는 입장을 고수 중인 북한이 이번 특사단 방북 과정에서 얼마나 달라진 태도를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정은 위원장이 특사단이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경우, 특사단은 이를 들고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 본격적인 북미 중재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3차 정상회담은 언제, 김정은 이달 말 뉴욕 갈까?

특사단의 기본 임무는 남북이 9월 중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했던 3차 정상회담의 일정 확정이다.

이에 따라 특사단이 평양에서 돌아오면 폼페이오의 방북 변수 등을 감안해 남북이 빈칸으로 남겨뒀던 3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와 함께 의전과 경호 등 실무회담 일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9.9절 행사와 유엔총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3차 남북정상회담은 오는 17일과 21일 사이, 2박 3일 정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북미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 진전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현실론을 감안할 때, 북한의 중재안 수용 여부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 역시 일정 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여부가 이번 방북을 통해 윤곽을 드러낼 지도 관심이다.

만일 김 위원장이 비핵화 결단을 내리고 유엔총회 참석 의지까지 전격 밝히고 나설 경우, 다소 촉박한 감은 없지 않지만 9월말 유엔총회 이전 북미 대화 재개에 이은 남북미중(南北美中)의 종전선언 시나리오 역시 현실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일단 당일치기 일정으로 방북한 대북 특사단은 평양에서 돌아오는 대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한 뒤,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 시점이 오늘 밤이 될지, 내일로 미뤄질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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