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도 보상은 막막”…에어컨기사 등 서러운 특수고용직

입력 2018.09.06 (21:40) 수정 2018.09.0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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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 에어컨 설치기사들은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일하다 사고가 나도 산재 보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이름만 사장님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상황을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에어컨 설치기사들에게 해마다 여름철은 말 그대로 대목입니다.

설치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한 집이라도 더 뛰어야 수입이 커집니다.

[에어컨 설치기사/음성변조 : "아무래도 좀 무리한다고 봐야죠. 여름에. 1년에 돈 버는 달이 딱 한 달, 두 달 그것밖에 안 되니까 일이 터졌을 때 죽자 살자 달려들 수밖에 없고."]

이렇다 보니 안전사고도 피해가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5월에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실외기 설치 작업을 하던 30대 기사가 추락해 숨졌습니다.

이 주택가에서는 에어컨 기사가 실외기를 등에 이고 계단을 오르다 떨어져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동료 에어컨 설치 기사/음성변조 : "발을 삐끗했는지 뭐 잠깐 현기증이 났는지 하여튼 계단 밑으로 떨어진 거예요. 실외기랑 같이."]

엄연히 근무 중에 일어난 사고지만, 보상은 받기 힘듭니다.

설치기사는 하청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은 특수 고용직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사업자로 분류돼있어 산재 등 4대 보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에어컨 설치 기사/음성변조 : "다쳤던 기사들 보면 실비 외에는 뭐 전혀 보상받은 것이 없으니까. 산재도 전혀 생각 못 하고. 그러니까 다치면 끝이에요."]

특수고용직 가운데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한 직종은 골프장 캐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 기사 등 9개 직종에 불과합니다.

사장도, 직원도 아닌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전국에 약 230만 명,

정확한 통계도 없어 추정되는 숫자일 뿐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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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나도 보상은 막막”…에어컨기사 등 서러운 특수고용직
    • 입력 2018-09-06 21:44:56
    • 수정2018-09-06 22: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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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 에어컨 설치기사들은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일하다 사고가 나도 산재 보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이름만 사장님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상황을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에어컨 설치기사들에게 해마다 여름철은 말 그대로 대목입니다.

설치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한 집이라도 더 뛰어야 수입이 커집니다.

[에어컨 설치기사/음성변조 : "아무래도 좀 무리한다고 봐야죠. 여름에. 1년에 돈 버는 달이 딱 한 달, 두 달 그것밖에 안 되니까 일이 터졌을 때 죽자 살자 달려들 수밖에 없고."]

이렇다 보니 안전사고도 피해가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5월에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실외기 설치 작업을 하던 30대 기사가 추락해 숨졌습니다.

이 주택가에서는 에어컨 기사가 실외기를 등에 이고 계단을 오르다 떨어져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동료 에어컨 설치 기사/음성변조 : "발을 삐끗했는지 뭐 잠깐 현기증이 났는지 하여튼 계단 밑으로 떨어진 거예요. 실외기랑 같이."]

엄연히 근무 중에 일어난 사고지만, 보상은 받기 힘듭니다.

설치기사는 하청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은 특수 고용직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사업자로 분류돼있어 산재 등 4대 보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에어컨 설치 기사/음성변조 : "다쳤던 기사들 보면 실비 외에는 뭐 전혀 보상받은 것이 없으니까. 산재도 전혀 생각 못 하고. 그러니까 다치면 끝이에요."]

특수고용직 가운데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한 직종은 골프장 캐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 기사 등 9개 직종에 불과합니다.

사장도, 직원도 아닌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전국에 약 230만 명,

정확한 통계도 없어 추정되는 숫자일 뿐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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