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케이크’에 뚫린 위생…살모넬라균은 왜?

입력 2018.09.10 (08:27) 수정 2018.09.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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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주 전국 학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식중독 사고.

의심 환자가 2천백여 명을 넘어서기도 했는데요.

그 원인은 급식으로 나온 케이크였습니다. 크림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거죠.

잠복기가 72시간이라 고비는 넘겼다는데요.

살모넬라균이 왜 발생됐고, 또, 어떻게 전국적으로 퍼질 수 있었는지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식중독 의심환자가 600명 넘게 발생한 부산,

한 고등학교 근처의 병원엔 수십 명의 학생들이 입원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식중독 의심환자/음성변조 : "여기는 10명 넘게 입원해서 병실에 자리가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학부모(음성변조) : "고열 41도에 응급실 왔었거든요. 무서워서 달려왔어요. 그런데 같은 학교 아이가 누워있는 거예요. 전부 쓰러져서 엄마 손 잡고. 건장한 아이들이잖아요. 고2, 고3."]

한 집 안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환자가 동시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중학생/식중독 의심환자/음성변조 : "동생도 월요일에 초코케이크 먹고 그날부터 아프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까 같은 업체 케이크여서…."]

설사와 복통, 고열 등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증상은 식중독 의심 증세.

[고등학생/식중독 의심환자(음성변조) :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거의 한 20번 넘게 왔다 갔다 하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거든요."]

[김태욱/소화기내과 전문의 :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 대부분은 다 비슷한 세균성 장염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증상들이 나타났고요."]

한 학교에선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습니다.

[식중독 발생 학교 학생(음성변조) : "막 아파서 거의 다 보건실 갔는데 보건실에 자리가 없어서 도서실에도 눕고 그랬어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지난주 화요일,

수십 명의 학생이 동시에 화장실에 들락날락하는가 하면 복통과 고열을 호소하면서 조퇴와 결석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곧바로 학교는 보건 당국에 신고했는데요, 이미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안병선/부산광역시청 복지건강국 건강증진과장 : "하루에 이렇게 네 개 학교에 (식중독 의심 환자가) 동시에 생기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아마 처음 있는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확인을 한 결과 공통으로 섭취한 케이크가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증상은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사람들이 2천여 명을 넘어서고 있었는데요, 역시 공통점은 케이크였습니다.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 55개의 급식소 모두에 문제의 케이크가 유통된 겁니다.

보건 당국에서 학생들의 검체와 케이크를 검사한 결과, 모두 일반 살모넬라균이 검출됐습니다.

[안병선/부산광역시청 복지건강국 건강증진과장 : "보존식 검사에서 살모넬라균이 나왔고 학생들에게서 검체를 채취했는데 거기에서도 살모넬라균이 나왔습니다."]

살모넬라균은 주로 날고기나 달걀 껍데기에서 발견되는데, 케이크를 만들 때 사용하는 달걀이 원인이 아닌가 보건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원재료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추적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살모넬라균이 식품을 통해 위장으로 들어가면 노인이나 어린이는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김태욱/소화기 내과 전문의 : "심하게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저혈량성 쇼크라든지 특히 면역 결핍자들이나 노인이나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중증 감염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다 이 작은 케이크 하나 때문에, 전국적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한 걸까.

식약처에서 케이크 제조업체 공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 8월 말 이곳에서 생산된 케이크는 대기업 유통업체를 통해 전국으로 남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업체가 납품한 것은 주로 후식용 케이크와 빵이었습니다.

[풀무원 푸드머스 관계자(음성변조) : "전수조사 진행 중이고요, 저희도 지금 해당 제품에 대해서 저희 연구소에서 자체조사를 진행 중이거든요. 검사를 하고 있고요."]

학부모들은 대기업이라 믿고 먹어왔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대기업이라고 우리는 믿고 쓰는데 그 대기업에서 하청을 주고 하청을 주고 이러다 보니까 결국 아이들이 먹는 건... 나쁜 어른들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고통당하는 게 참 속상하고 안타까워요."]

살모넬라균의 잠복기는 72시간으로 이제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감염 수치가 높은 학생들은 길게는 1주일 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데요,

하필, 케이크를 먹은 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날은 전국적으로 수능을 두 달 앞두고 모의평가가 진행된 날이었습니다.

[식중독 발생 학교 학생(음성변조) : "시험 보러 왔다가 배 아파서 바로 병원 갔다가 집에 간 아이들도 있고 3학년들은 아픈데도 모의평가라서 어쩔 수 없이 배 아픈 걸 참고 시험 보고요."]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9월 모의평가가 실제로 수능 때의 성적하고 가장 유사한 데이터가 나온단 말이죠. 정확한 평가가 안 된 거 아니겠냐…."]

게다가 오늘부터 대학 수시 원서 접수가 진행되는 만큼 3학년 학생들은 비상이 걸렸는데요.

[고등학생/식중독 의심환자(음성변조) : "아랫배 쪽에 너무 아파서 막 구토하고. 병원 갔다가 고3이어서 자기소개서만 제출하고 다시 가려고요."]

학교와 시도 교육청마다 당장 급식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일부 학교는 아예 단축 수업을 하거나 빵과 우유로 대처하기도 하고, 한 학교는 아예 100도 이상 끓이는 음식들로 급식 메뉴는 모두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제일 큰 문제가 급식문제예요. 급식 중단을 하냐. (고민하다) 대신 식단을 바꿨어요. 100도 이상에서 끓이면 괜찮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식단에 생채 없애고 김치도 볶고 전부 익혀서 나물로 만들고."]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혀내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는데요, 일단 요즘 같은 환절기에 더욱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쉬운 만큼 가정에서도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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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케이크’에 뚫린 위생…살모넬라균은 왜?
    • 입력 2018-09-10 08:32:05
    • 수정2018-09-10 0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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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주 전국 학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식중독 사고.

의심 환자가 2천백여 명을 넘어서기도 했는데요.

그 원인은 급식으로 나온 케이크였습니다. 크림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거죠.

잠복기가 72시간이라 고비는 넘겼다는데요.

살모넬라균이 왜 발생됐고, 또, 어떻게 전국적으로 퍼질 수 있었는지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식중독 의심환자가 600명 넘게 발생한 부산,

한 고등학교 근처의 병원엔 수십 명의 학생들이 입원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식중독 의심환자/음성변조 : "여기는 10명 넘게 입원해서 병실에 자리가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학부모(음성변조) : "고열 41도에 응급실 왔었거든요. 무서워서 달려왔어요. 그런데 같은 학교 아이가 누워있는 거예요. 전부 쓰러져서 엄마 손 잡고. 건장한 아이들이잖아요. 고2, 고3."]

한 집 안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환자가 동시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중학생/식중독 의심환자/음성변조 : "동생도 월요일에 초코케이크 먹고 그날부터 아프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까 같은 업체 케이크여서…."]

설사와 복통, 고열 등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증상은 식중독 의심 증세.

[고등학생/식중독 의심환자(음성변조) :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거의 한 20번 넘게 왔다 갔다 하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거든요."]

[김태욱/소화기내과 전문의 :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 대부분은 다 비슷한 세균성 장염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증상들이 나타났고요."]

한 학교에선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습니다.

[식중독 발생 학교 학생(음성변조) : "막 아파서 거의 다 보건실 갔는데 보건실에 자리가 없어서 도서실에도 눕고 그랬어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지난주 화요일,

수십 명의 학생이 동시에 화장실에 들락날락하는가 하면 복통과 고열을 호소하면서 조퇴와 결석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곧바로 학교는 보건 당국에 신고했는데요, 이미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안병선/부산광역시청 복지건강국 건강증진과장 : "하루에 이렇게 네 개 학교에 (식중독 의심 환자가) 동시에 생기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아마 처음 있는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확인을 한 결과 공통으로 섭취한 케이크가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증상은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사람들이 2천여 명을 넘어서고 있었는데요, 역시 공통점은 케이크였습니다.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 55개의 급식소 모두에 문제의 케이크가 유통된 겁니다.

보건 당국에서 학생들의 검체와 케이크를 검사한 결과, 모두 일반 살모넬라균이 검출됐습니다.

[안병선/부산광역시청 복지건강국 건강증진과장 : "보존식 검사에서 살모넬라균이 나왔고 학생들에게서 검체를 채취했는데 거기에서도 살모넬라균이 나왔습니다."]

살모넬라균은 주로 날고기나 달걀 껍데기에서 발견되는데, 케이크를 만들 때 사용하는 달걀이 원인이 아닌가 보건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원재료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추적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살모넬라균이 식품을 통해 위장으로 들어가면 노인이나 어린이는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김태욱/소화기 내과 전문의 : "심하게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저혈량성 쇼크라든지 특히 면역 결핍자들이나 노인이나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중증 감염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다 이 작은 케이크 하나 때문에, 전국적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한 걸까.

식약처에서 케이크 제조업체 공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 8월 말 이곳에서 생산된 케이크는 대기업 유통업체를 통해 전국으로 남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업체가 납품한 것은 주로 후식용 케이크와 빵이었습니다.

[풀무원 푸드머스 관계자(음성변조) : "전수조사 진행 중이고요, 저희도 지금 해당 제품에 대해서 저희 연구소에서 자체조사를 진행 중이거든요. 검사를 하고 있고요."]

학부모들은 대기업이라 믿고 먹어왔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대기업이라고 우리는 믿고 쓰는데 그 대기업에서 하청을 주고 하청을 주고 이러다 보니까 결국 아이들이 먹는 건... 나쁜 어른들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고통당하는 게 참 속상하고 안타까워요."]

살모넬라균의 잠복기는 72시간으로 이제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감염 수치가 높은 학생들은 길게는 1주일 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데요,

하필, 케이크를 먹은 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날은 전국적으로 수능을 두 달 앞두고 모의평가가 진행된 날이었습니다.

[식중독 발생 학교 학생(음성변조) : "시험 보러 왔다가 배 아파서 바로 병원 갔다가 집에 간 아이들도 있고 3학년들은 아픈데도 모의평가라서 어쩔 수 없이 배 아픈 걸 참고 시험 보고요."]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9월 모의평가가 실제로 수능 때의 성적하고 가장 유사한 데이터가 나온단 말이죠. 정확한 평가가 안 된 거 아니겠냐…."]

게다가 오늘부터 대학 수시 원서 접수가 진행되는 만큼 3학년 학생들은 비상이 걸렸는데요.

[고등학생/식중독 의심환자(음성변조) : "아랫배 쪽에 너무 아파서 막 구토하고. 병원 갔다가 고3이어서 자기소개서만 제출하고 다시 가려고요."]

학교와 시도 교육청마다 당장 급식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일부 학교는 아예 단축 수업을 하거나 빵과 우유로 대처하기도 하고, 한 학교는 아예 100도 이상 끓이는 음식들로 급식 메뉴는 모두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제일 큰 문제가 급식문제예요. 급식 중단을 하냐. (고민하다) 대신 식단을 바꿨어요. 100도 이상에서 끓이면 괜찮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식단에 생채 없애고 김치도 볶고 전부 익혀서 나물로 만들고."]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혀내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는데요, 일단 요즘 같은 환절기에 더욱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쉬운 만큼 가정에서도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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