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소녀상 걷어차고, 주먹질까지…몰지각한 日우익단체

입력 2018.09.11 (17:15) 수정 2018.09.11 (17: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념사진 찍으며 위안부 소녀상에 발길질

일본의 우익단체인 '위안부 진상 국민운동 조직' 대표 후지이 미쓰히코는 지난 6일 타이완을 방문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타이완 남부 타이오나시 국민당 당사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몰지각한 행각을 벌였다. 위안부 소녀상 앞으로 다가가더니 발길질을 하고 주먹으로 때리는 시늉을 했다.

소녀상 근처에 설치된 CCTV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의 행동은 우발적으로 볼 수 없다. 어떤 각도에서 찍으면 사진이 잘 나올지까지 고려한 듯 보인다. 더구나 발길질과 주먹질은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다. 여러 차례 같은 포즈를 취하며 심지어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후지이는 "장시간 이동으로 몸이 뻣뻣해져 스트레칭한 것이다" 라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놨다. 아래는 관련 CCTV 영상이다.


타이완 시민들 '분노'..."존엄성을 짓밟는 행동"

일본의 우익 인사가 대만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을 발로 차는 사진은 SNS를 통해 널리 퍼졌고, 타이완 국민당과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타이완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킨 것이다.

타이완 국민당 의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은 10일 타이베이에 위치한 일본 대만교류협회 건물 앞에서 후지이의 추방과 함께 일본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시위대는 협회 건물에 달걀을 던지고 건물 입구에 페인트를 칠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원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국민당 측은 "성 노예가 된 우리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타이완인들의 존엄성을 짓밟은 행동이며 용납할 수 없다." 비난했다.

타이완 소녀상타이완 소녀상

8월 14일 첫 타이완 소녀상 제막

후지이가 발길질을 한 소녀상은 올해 8월 14일 세워진 타이완의 첫 번째 동상이다. 타이완은 지난 2012년 우리보다 5년 앞서 8월 14일을 "위안부 기념일"로 지정했다. 이 날이 되면 타이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증언을 한다. 그리고 타이완 시민들은 "위안부 피해를 잊지 않는다"며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타이완의 소녀상 뒤에는 중국어와 함께 한글로도 일본이 군 위안부를 어떻게 차출하고 고통을 입혔는지, 사과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는 동상 뒤에 새겨진 내용이다.

‘1937년 일본군에 의한 중국 난징대학살 당시 30만 명이 학살과 강간당했다.’
‘위안부 피해자가 20만~40만 명에 이른다’
‘유엔인권위원회가 위안부를 일본 및 일본군에 의한 성 노예로 인정했다'

타이완 소녀상이 설치됐을 때 일본은 유감을 표시하고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의 타이완 접촉 창구인 일본 타이완 교류협회 누마타 미키오 대표가 국민당 우둔이 주석을 만나 "매우 유감이다. 적절한 대응을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막식에는 마잉주 전 총통 등 각계 인사가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마잉주 전 총통은 "일본 정부가 배상과 사과를 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타이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1,200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두 명뿐이다. 타이완 시민들은 이번 일본 우익단체의 행동을 두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한 것'이라며 후지이 일행을 출국 금지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기회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꼭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돋보기] 소녀상 걷어차고, 주먹질까지…몰지각한 日우익단체
    • 입력 2018-09-11 17:15:50
    • 수정2018-09-11 17:17:23
    글로벌 돋보기
기념사진 찍으며 위안부 소녀상에 발길질

일본의 우익단체인 '위안부 진상 국민운동 조직' 대표 후지이 미쓰히코는 지난 6일 타이완을 방문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타이완 남부 타이오나시 국민당 당사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몰지각한 행각을 벌였다. 위안부 소녀상 앞으로 다가가더니 발길질을 하고 주먹으로 때리는 시늉을 했다.

소녀상 근처에 설치된 CCTV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의 행동은 우발적으로 볼 수 없다. 어떤 각도에서 찍으면 사진이 잘 나올지까지 고려한 듯 보인다. 더구나 발길질과 주먹질은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다. 여러 차례 같은 포즈를 취하며 심지어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후지이는 "장시간 이동으로 몸이 뻣뻣해져 스트레칭한 것이다" 라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놨다. 아래는 관련 CCTV 영상이다.


타이완 시민들 '분노'..."존엄성을 짓밟는 행동"

일본의 우익 인사가 대만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을 발로 차는 사진은 SNS를 통해 널리 퍼졌고, 타이완 국민당과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타이완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킨 것이다.

타이완 국민당 의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은 10일 타이베이에 위치한 일본 대만교류협회 건물 앞에서 후지이의 추방과 함께 일본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시위대는 협회 건물에 달걀을 던지고 건물 입구에 페인트를 칠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원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국민당 측은 "성 노예가 된 우리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타이완인들의 존엄성을 짓밟은 행동이며 용납할 수 없다." 비난했다.

타이완 소녀상
8월 14일 첫 타이완 소녀상 제막

후지이가 발길질을 한 소녀상은 올해 8월 14일 세워진 타이완의 첫 번째 동상이다. 타이완은 지난 2012년 우리보다 5년 앞서 8월 14일을 "위안부 기념일"로 지정했다. 이 날이 되면 타이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증언을 한다. 그리고 타이완 시민들은 "위안부 피해를 잊지 않는다"며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타이완의 소녀상 뒤에는 중국어와 함께 한글로도 일본이 군 위안부를 어떻게 차출하고 고통을 입혔는지, 사과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는 동상 뒤에 새겨진 내용이다.

‘1937년 일본군에 의한 중국 난징대학살 당시 30만 명이 학살과 강간당했다.’
‘위안부 피해자가 20만~40만 명에 이른다’
‘유엔인권위원회가 위안부를 일본 및 일본군에 의한 성 노예로 인정했다'

타이완 소녀상이 설치됐을 때 일본은 유감을 표시하고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의 타이완 접촉 창구인 일본 타이완 교류협회 누마타 미키오 대표가 국민당 우둔이 주석을 만나 "매우 유감이다. 적절한 대응을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막식에는 마잉주 전 총통 등 각계 인사가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마잉주 전 총통은 "일본 정부가 배상과 사과를 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타이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1,200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두 명뿐이다. 타이완 시민들은 이번 일본 우익단체의 행동을 두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한 것'이라며 후지이 일행을 출국 금지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기회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꼭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