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압 구급차’라더니 ‘일반 구급차’…있는데도 왜 안 썼나?

입력 2018.09.11 (21:08) 수정 2018.09.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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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나흘째입니다.

최초 확진자는 다행히 건강상태가 양호한 편이라고 합니다.

또 10명의 의심환자가 생겼지만, 8명은 최종 음성 판정이 났고 나머지 2명도 1차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났습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실수도 드러났습니다.

삼성 서울병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를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할 때 '음압 구급차량'을 이용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일반구급차'를 썼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메르스 환자 전용 차량이 있었는데, 왜 활용을 못한 걸까요?

엄진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정부는 메르스가 의심되던 남성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할 때 '음압 구급차량'을 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지난 8일 : "음압 구급 차량을 타고 이동을 하셔서 이 부분도 추가적인 노출이나 감염의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환자는 일반구급차로 이송됐습니다.

음압구급차는 환자실을 완전 밀폐하고, 내부 공기를 걸러내는 시설을 갖춘 것으로, 일반구급차와 설계 자체가 다릅니다.

일반구급차도 운전석과 탑승석이 분리돼있어, 가림막이 있어야 한다는 메르스 대응 지침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음압구급차를 활용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 보건소의 환자이송 차량은 모두 일반 구급차입니다.

그렇다고 당시, 음압구급차가 있는 다른 기관에 지원 요청을 한 것도 아닙니다.

음압구급차 1대당 환자 이송 실적은 한달 평균 2건에 불과합니다.

[소방 관계자/음성변조 : "보건소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저희 소방서까지 넘어오지는 않죠. 국가적인 재난으로 발생했을 때만 저희들이 도와드리려고..."]

감염병관리주체인 질병관리본부는 현황조차 모릅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관리) 주체가 원래 시·도고요. 계속 자료 (요구)가 많다 보니까 전국에 현황 파악을 위해서 공문을 오늘 중으로 보낸 거죠."]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차량을 도입하고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겁니다.

[김승희/국회 보건복지위원 : "확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이걸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느끼고요."]

음압 구급차량 구입에는 지금까지 100억 원이 쓰였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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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음압 구급차’라더니 ‘일반 구급차’…있는데도 왜 안 썼나?
    • 입력 2018-09-11 21:11:58
    • 수정2018-09-12 09:35:10
    뉴스 9
[앵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나흘째입니다. 최초 확진자는 다행히 건강상태가 양호한 편이라고 합니다. 또 10명의 의심환자가 생겼지만, 8명은 최종 음성 판정이 났고 나머지 2명도 1차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났습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실수도 드러났습니다. 삼성 서울병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를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할 때 '음압 구급차량'을 이용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일반구급차'를 썼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메르스 환자 전용 차량이 있었는데, 왜 활용을 못한 걸까요? 엄진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정부는 메르스가 의심되던 남성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할 때 '음압 구급차량'을 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지난 8일 : "음압 구급 차량을 타고 이동을 하셔서 이 부분도 추가적인 노출이나 감염의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환자는 일반구급차로 이송됐습니다. 음압구급차는 환자실을 완전 밀폐하고, 내부 공기를 걸러내는 시설을 갖춘 것으로, 일반구급차와 설계 자체가 다릅니다. 일반구급차도 운전석과 탑승석이 분리돼있어, 가림막이 있어야 한다는 메르스 대응 지침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음압구급차를 활용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 보건소의 환자이송 차량은 모두 일반 구급차입니다. 그렇다고 당시, 음압구급차가 있는 다른 기관에 지원 요청을 한 것도 아닙니다. 음압구급차 1대당 환자 이송 실적은 한달 평균 2건에 불과합니다. [소방 관계자/음성변조 : "보건소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저희 소방서까지 넘어오지는 않죠. 국가적인 재난으로 발생했을 때만 저희들이 도와드리려고..."] 감염병관리주체인 질병관리본부는 현황조차 모릅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관리) 주체가 원래 시·도고요. 계속 자료 (요구)가 많다 보니까 전국에 현황 파악을 위해서 공문을 오늘 중으로 보낸 거죠."]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차량을 도입하고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겁니다. [김승희/국회 보건복지위원 : "확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이걸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느끼고요."] 음압 구급차량 구입에는 지금까지 100억 원이 쓰였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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