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50여 곳 교회, 3대까지 세습…제동 걸리나?

입력 2018.09.12 (21:28) 수정 2018.09.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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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세습을 부정하는 교단총회 결정이 나면서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일단 제동이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명성교회 말고도 전국적으로 350개가 넘는 교회들이 이미 대를 이어 세습작업을 진행했거나 또는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인 충현교회.

1997년, 이 교회의 원로 목사는 아들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물려줬습니다.

이른바, '대형교회 세습'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설훈/목사/'교회 세습' 연구자 : "개신교에서 영향력 있는 충현교회가, 또 영향력 있는 목사님이 세습을 하니까, 우리도 해도 되겠구나 하는 정당성을…."]

그 뒤, 여러 대형 교회들에서 봇물 터지듯 세습이 이뤄졌습니다.

강남의 또 다른 대형 교회인 광림교회, 세계 최대의 감리교회라는 금란교회.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가 세습한 교회도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세습이 이뤄진 교회는 전국적으로 35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솔/서울시 본동 : "교회가 사유재산도 아닌데, 재벌처럼 세습하는 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교회에서 세습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이유는 무엇일까.

[김애희/세습반대운동연대 사무국장 : "그 근원에는 돈 문제가 연결되어 있을 거예요. 담임목사라는 지위는, 인사권, 재정권, 행정권, 모든 것을 독점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일부 교단에선 '세습 금지법'까지 만들었지만 법 규정을 교묘히 피해가는 이른바 '편법 세습'도 적지 않습니다.

[박득훈/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전 공동대표 : "교회의 머리는 예수님이다 하는 것이 성경에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세습이라는 것은 담임목사가 그 머리의 위치를 장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반기독교적인 것이죠."]

충현교회의 세습 5년 뒤인 2012년.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줬던 원로 목사는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공개 회개했습니다.

[故 김창인/목사/2012년 6월 : "이것이 하나님 앞에 크나큰 잘못이었음을 회개합니다."]

이젠 고인이 된 노 목사의 절절한 참회는, 세습이 만연한 지금의 한국 교회에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까요.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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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350여 곳 교회, 3대까지 세습…제동 걸리나?
    • 입력 2018-09-12 21:31:46
    • 수정2018-09-13 15: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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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세습을 부정하는 교단총회 결정이 나면서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일단 제동이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명성교회 말고도 전국적으로 350개가 넘는 교회들이 이미 대를 이어 세습작업을 진행했거나 또는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인 충현교회.

1997년, 이 교회의 원로 목사는 아들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물려줬습니다.

이른바, '대형교회 세습'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설훈/목사/'교회 세습' 연구자 : "개신교에서 영향력 있는 충현교회가, 또 영향력 있는 목사님이 세습을 하니까, 우리도 해도 되겠구나 하는 정당성을…."]

그 뒤, 여러 대형 교회들에서 봇물 터지듯 세습이 이뤄졌습니다.

강남의 또 다른 대형 교회인 광림교회, 세계 최대의 감리교회라는 금란교회.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가 세습한 교회도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세습이 이뤄진 교회는 전국적으로 35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솔/서울시 본동 : "교회가 사유재산도 아닌데, 재벌처럼 세습하는 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교회에서 세습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이유는 무엇일까.

[김애희/세습반대운동연대 사무국장 : "그 근원에는 돈 문제가 연결되어 있을 거예요. 담임목사라는 지위는, 인사권, 재정권, 행정권, 모든 것을 독점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일부 교단에선 '세습 금지법'까지 만들었지만 법 규정을 교묘히 피해가는 이른바 '편법 세습'도 적지 않습니다.

[박득훈/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전 공동대표 : "교회의 머리는 예수님이다 하는 것이 성경에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세습이라는 것은 담임목사가 그 머리의 위치를 장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반기독교적인 것이죠."]

충현교회의 세습 5년 뒤인 2012년.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줬던 원로 목사는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공개 회개했습니다.

[故 김창인/목사/2012년 6월 : "이것이 하나님 앞에 크나큰 잘못이었음을 회개합니다."]

이젠 고인이 된 노 목사의 절절한 참회는, 세습이 만연한 지금의 한국 교회에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까요.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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