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이상한 접촉 사고…20대 부부의 ‘교통 사기극’

입력 2018.09.13 (08:34) 수정 2018.09.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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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운전을 하다가 접촉 사고가 나면 누구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죠.

누가 다치지는 않았는지, 또 상대방 차량은 망가지지는 않았는지...

그런데, 이런 부부가 있었습니다.

차선 변경을 하다 수입차와 사고가 났는데, 아기를 안고 차에서 내린 이 부부가 병원에 가던 중이라고 말합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지금부터 현장으로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해 10월.

차량 한 대가 3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데요.

차를 몇 대 보낸 뒤 옮겨 타는 순간.

뒤따라오던 차와 부딪히고 맙니다.

[A 씨/고의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2차로를 주행하던 차가 분명히 속도를 안 내는 걸 보고 끼어들었는데 그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서 차 앞에 운전석까지 와서 멈춘 상황이었죠."]

후방 블랙박스 영상 확인 결과, 뒤에 오던 한 승용차가 오히려 속도를 올려 달려왔다는 건데요.

사고가 난 직후 조수석에서 내린 사람은 아기를 안고 있는 한 여성, 해당 차량은 20대 젊은 부부가 몰던 수입차였습니다.

벌써 1년 전이지만 당시를 잊을 수 없다고 하는데요.

[A 씨/고의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중이었는데 예약 시간이 다 돼서 빨리 가야 한다고 생각할 틈을 안 주고 재촉해서 저도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딘가 다급해 보였다는 부부는 보험처리 하자는 말을 남기고 현장을 떠나려고 했다는데요.

그런데, 보험처리 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고 합니다.

[A 씨/고의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보험회사에서 과실을 7 대 3으로 얘기했는데 자기한테 과실이 오는 것은 싫다. 저한테 과실 100%를 해주지 않으면 병원에 입원하겠다. 그래서 입원하라고 했는데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해주니까 경찰에 신고하겠다. 저한테 사과를 받아야겠다.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그런데, 비슷한 사고는 또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 교차로에서 차선 변경을 시도하던 차량이 속도를 높여 달려온 흰색 수입차와 부딪혔는가 하면 올해 4월에는 3차로를 달리던 트럭이 유턴을 하기 위해 1차로로 진입하는 도중 2차로에서 달리던 검은색 수입차가 트럭처럼 1차로로 변경을 하다 충돌을 했는데요.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화물차가 진로 변경 할 것을 알고 수입차가 미리 진로 변경을 해서 옆에서 슬쩍 고의로 접촉하는 장면으로 식별이 됩니다."]

그런데 사고 영상에 등장했던 수입차 3대의 소유주가 공교롭게도 모두 같았습니다.

바로 앞서 보셨던 아기를 안고 있던 20대 젊은 부부였던 겁니다.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고급 수입 차량인데 아주 노후화된 차량입니다. 중고로 구매를 해서 진로 변경하는 차량이 있으면 고의로 접촉사고를 일으키고 보험사로부터 미수선 수리비라든지 인적 피해, 다친 부분에 대해서 보상을 받는 그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20대 부부인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 5월까지 모두 27건의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2억 원의 보험금을 챙겼습니다.

주로, 진로변경이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노렸다는데요.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수입차 같은 경우는 노후 부품을 구하기도 어렵고, 수리 기간이 길고 수리가 어려운 점 때문에 보험사에서 보험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를 악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이미 다른 전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고의 교통사고 과정에는 어린 자녀와 함께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아기를 안고 내리면 당연히 정상적인 차량이다, 보험 사기다. 이런 부분이 의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심지어, 아내가 임신을 한 상태에서도 고의 사고는 계속됐다고 합니다.

10년 무사고였던 한 피해자 역시 이들을 의심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B 씨/고의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여자가 내리면서 '나 임산부예요.' 대뜸 그 말부터 하면서 나오니까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그랬어요. 왜냐면 임산부니까."]

경찰은 남편을 구속하고 아내는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사건입니다.

수원에 사는 이 모 씨의 사고 내용을 한번 들어보시죠.

[이○○/고의 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한 100m 뒤에 차 한 대가 있었는데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 변경을 다 한 상태에서 갑자기 뒤에서 뒤쪽 범퍼를 들이받고 사고를 낸 겁니다."]

당시는 아침 출근길로 회사 동료 2명이 동승해 있었고, 상대 차량에는 4명이 타고 있었다는데요, 곧바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합니다.

[이○○/고의 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네 명이 뭉쳐서 우리 잘못이라고만 (하고) 주부 사원이 타고 있었는데 그분이 우리 잘못이 아니라고 하니까 덩치 큰 사람들이 '아줌마는 조용히 있어.'라고……."]

차선 변경 도중에 일어난 사고, 상황은 이 씨에게 불리했다고 합니다.

[이○○/고의 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경찰서에서) 네 명이 웃으면서 음료수를 마시고 다니고, 다친 기색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되니깐 네 명이 다 입원한다고……."]

그런가하면, 2년 전 수원역 인근에서도 차선 변경 도중 추돌 사건이 있었습니다.

차선 이동을 거의 끝낸 상태에서 20대 청년이 몰던 차량이 뒤에서 들이받았다는데요.

[이○○/고의 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왜 일부러 들이받느냐 그랬더니 자기 차는 튜닝을 해서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들이받았다. 그렇게 얘기만 해요.”]

이 두 사고. 뭔가 비슷한 점이 느껴지십니까?

사고를 내고도 당당했던 이들은 경기도 일대에서 고의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내던 일당이었습니다.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교통법규 위반 차량 특히 신호위반이라든지 역주행이라든지 중앙선 침범이라든지 불법 유턴이라든지 그런 차를 노리면서……."]

경찰에 붙잡힌 20대 청년은 무려 24명.

국산 고급차와 수입차를 타고 다니며 1년여 동안 고의 교통사고로 1억여 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소년원에서 알게 된 사이도 있고, 동네 선후배 관계도 있고 전혀 모르는 관계도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고의 사고 보험사기.

경찰은 의심스런 사고를 당한 경우 블랙박스 영상과 목격자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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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이상한 접촉 사고…20대 부부의 ‘교통 사기극’
    • 입력 2018-09-13 08:37:17
    • 수정2018-09-13 09: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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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운전을 하다가 접촉 사고가 나면 누구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죠.

누가 다치지는 않았는지, 또 상대방 차량은 망가지지는 않았는지...

그런데, 이런 부부가 있었습니다.

차선 변경을 하다 수입차와 사고가 났는데, 아기를 안고 차에서 내린 이 부부가 병원에 가던 중이라고 말합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지금부터 현장으로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해 10월.

차량 한 대가 3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데요.

차를 몇 대 보낸 뒤 옮겨 타는 순간.

뒤따라오던 차와 부딪히고 맙니다.

[A 씨/고의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2차로를 주행하던 차가 분명히 속도를 안 내는 걸 보고 끼어들었는데 그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서 차 앞에 운전석까지 와서 멈춘 상황이었죠."]

후방 블랙박스 영상 확인 결과, 뒤에 오던 한 승용차가 오히려 속도를 올려 달려왔다는 건데요.

사고가 난 직후 조수석에서 내린 사람은 아기를 안고 있는 한 여성, 해당 차량은 20대 젊은 부부가 몰던 수입차였습니다.

벌써 1년 전이지만 당시를 잊을 수 없다고 하는데요.

[A 씨/고의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중이었는데 예약 시간이 다 돼서 빨리 가야 한다고 생각할 틈을 안 주고 재촉해서 저도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딘가 다급해 보였다는 부부는 보험처리 하자는 말을 남기고 현장을 떠나려고 했다는데요.

그런데, 보험처리 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고 합니다.

[A 씨/고의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보험회사에서 과실을 7 대 3으로 얘기했는데 자기한테 과실이 오는 것은 싫다. 저한테 과실 100%를 해주지 않으면 병원에 입원하겠다. 그래서 입원하라고 했는데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해주니까 경찰에 신고하겠다. 저한테 사과를 받아야겠다.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그런데, 비슷한 사고는 또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 교차로에서 차선 변경을 시도하던 차량이 속도를 높여 달려온 흰색 수입차와 부딪혔는가 하면 올해 4월에는 3차로를 달리던 트럭이 유턴을 하기 위해 1차로로 진입하는 도중 2차로에서 달리던 검은색 수입차가 트럭처럼 1차로로 변경을 하다 충돌을 했는데요.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화물차가 진로 변경 할 것을 알고 수입차가 미리 진로 변경을 해서 옆에서 슬쩍 고의로 접촉하는 장면으로 식별이 됩니다."]

그런데 사고 영상에 등장했던 수입차 3대의 소유주가 공교롭게도 모두 같았습니다.

바로 앞서 보셨던 아기를 안고 있던 20대 젊은 부부였던 겁니다.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고급 수입 차량인데 아주 노후화된 차량입니다. 중고로 구매를 해서 진로 변경하는 차량이 있으면 고의로 접촉사고를 일으키고 보험사로부터 미수선 수리비라든지 인적 피해, 다친 부분에 대해서 보상을 받는 그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20대 부부인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 5월까지 모두 27건의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2억 원의 보험금을 챙겼습니다.

주로, 진로변경이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노렸다는데요.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수입차 같은 경우는 노후 부품을 구하기도 어렵고, 수리 기간이 길고 수리가 어려운 점 때문에 보험사에서 보험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를 악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이미 다른 전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고의 교통사고 과정에는 어린 자녀와 함께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아기를 안고 내리면 당연히 정상적인 차량이다, 보험 사기다. 이런 부분이 의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심지어, 아내가 임신을 한 상태에서도 고의 사고는 계속됐다고 합니다.

10년 무사고였던 한 피해자 역시 이들을 의심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B 씨/고의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여자가 내리면서 '나 임산부예요.' 대뜸 그 말부터 하면서 나오니까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그랬어요. 왜냐면 임산부니까."]

경찰은 남편을 구속하고 아내는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사건입니다.

수원에 사는 이 모 씨의 사고 내용을 한번 들어보시죠.

[이○○/고의 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한 100m 뒤에 차 한 대가 있었는데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 변경을 다 한 상태에서 갑자기 뒤에서 뒤쪽 범퍼를 들이받고 사고를 낸 겁니다."]

당시는 아침 출근길로 회사 동료 2명이 동승해 있었고, 상대 차량에는 4명이 타고 있었다는데요, 곧바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합니다.

[이○○/고의 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네 명이 뭉쳐서 우리 잘못이라고만 (하고) 주부 사원이 타고 있었는데 그분이 우리 잘못이 아니라고 하니까 덩치 큰 사람들이 '아줌마는 조용히 있어.'라고……."]

차선 변경 도중에 일어난 사고, 상황은 이 씨에게 불리했다고 합니다.

[이○○/고의 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경찰서에서) 네 명이 웃으면서 음료수를 마시고 다니고, 다친 기색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되니깐 네 명이 다 입원한다고……."]

그런가하면, 2년 전 수원역 인근에서도 차선 변경 도중 추돌 사건이 있었습니다.

차선 이동을 거의 끝낸 상태에서 20대 청년이 몰던 차량이 뒤에서 들이받았다는데요.

[이○○/고의 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왜 일부러 들이받느냐 그랬더니 자기 차는 튜닝을 해서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들이받았다. 그렇게 얘기만 해요.”]

이 두 사고. 뭔가 비슷한 점이 느껴지십니까?

사고를 내고도 당당했던 이들은 경기도 일대에서 고의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내던 일당이었습니다.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교통법규 위반 차량 특히 신호위반이라든지 역주행이라든지 중앙선 침범이라든지 불법 유턴이라든지 그런 차를 노리면서……."]

경찰에 붙잡힌 20대 청년은 무려 24명.

국산 고급차와 수입차를 타고 다니며 1년여 동안 고의 교통사고로 1억여 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호열/경기 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팀장 : "소년원에서 알게 된 사이도 있고, 동네 선후배 관계도 있고 전혀 모르는 관계도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고의 사고 보험사기.

경찰은 의심스런 사고를 당한 경우 블랙박스 영상과 목격자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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