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엔대사 관저, 커튼 값만 6천만 원!

입력 2018.09.14 (16:43) 수정 2018.09.1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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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미 유엔대사 관저 커튼 가격이 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 출범 뒤 미 국무부가 전세계적으로 대사관 직원 수와 예산의 감축 등을 단행한 가운데, 국무부가 미 유엔대사 관저의 치장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미 국무부가 지난해 니키 헤일리 미 유엔대사 관저의 커튼 값으로 5만 2천 701달러, 우리 돈 약 5천9백만원을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미 유엔대사 관저는, 뉴욕 맨해튼 1번가, 유엔본부와 유엔 미국대표부 사무실 인근에 위치해 있다. 야외 공간만 557제곱미터, 168평에 달하는 탁 트인 전망을 가진, 주거용 건물 한 층 전체를 쓰는 최고급 펜트하우스로, 한 달 월세가 우리 돈 6500만원이다. 니키 헤일리 대사는 이 관저를 사용하는 최초의 미국 대사다. 역대 미국 유엔대사들은 맨해튼 미드타운의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살았었다. 그러나, 이 호텔이 지난 2014년 중국 기업인 중국안방보험에게 팔리면서 미 국무부가 보안 우려 등을 들어 유엔 대사관저를 바꾸기로 했고, 현재의 관저를 나중에 구매하는 조건으로 임대했다.

미 유엔대사 관저는 때로 공식 접대 행사 등을 개최하기 때문에 규모가 특히 크다. 미 유엔대사 관저의 화려함은 유엔 차석대사 관저의 규모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역시 뉴욕 유엔본부 인근에 위치한 미 유엔차석대사 관저는, 지난 5월말 미국을 방문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접대한 장소로, 미 국무부가 만찬 사진을 공개하면서 내부가 알려진 바 있다. 360도 전경을 가진 코린티안 콘도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그 원통형 창문을 통해 맨해튼의 마천루를 가리키며,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 발전을 택할 경우 어떤 밝은 미래가 도래할지 설명했다고 국무부는 밝혔었다.

뉴욕타임스는 전세계로 파견되는 미 국무부의 대사들 중에, 유엔대사와 유엔차석대사만이 미국에 관저를 둔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대사의 대변인은, 이 커튼의 구매가 2016년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에 계획됐으며 헤일리 대사는 구매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매 내역서에는, 그림이 그려져있는 커튼 자체의 가격이 2만 9000달러이고, 커튼을 자동으로 열고 닫는 시스템 구축에 2만2천801달러가 든 것으로 나와 있다. 커튼의 설치는 지난해 3월부터 8월 사이, 즉 헤일리 대사 재임 기간에 이뤄졌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해 1월말 공식 취임했다.

뉴욕타임스는 니키 헤일리 대사의 커튼이, 초호화가구 구매 논란을 빚은, 벤 카슨 전 연방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의 식탁세트보다 더 비싸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 첫 연방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었던 벤 카슨은 취임하면서 집무실의 식탁세트를 3만1천달러 자리로 바꿔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또 트럼프 정부 취임 뒤 가장 많은 예산을 삭감한 부처 중 하나가 국무부란 점도 지적됐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부 장관은 취임 뒤, 전세계적으로 미 대사관 등의 직원을 200여명 줄이고 대사관 예산, 유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미국의 지원 등을 축소하겠다며, 국무부 예산을 오바마 정부 대비 30% 가량 감축했다. 국무부가 지난해 유엔총회 회의에 파견한 외교관 수마저 줄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오바마 정부 백악관 관리인 브렛 브루엔은 "한편으로는 외교관들에게 기본적 요구도 맞추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유엔 대사관저 맞춤형 커튼에 5만 달러나 쓸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 시절 국무부 고위 관리였던 패트릭 케네디는 커튼의 구매를 변호했다. 그는 커튼이 수년 간 사용될 수 있고 보안과 접대용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대사는 파트타임 도우미만을 고용한다. 커튼을 빨리 여닫는 기능은 유엔대사 관저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사례를 빗대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정부 내 핵심 장관 중 한 명이지만 워싱턴 근처 군 기지에 있는 군 장성용 관저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국무부는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폼페이오 장관 관저는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인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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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유엔대사 관저, 커튼 값만 6천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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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9-14 19:43:14
    취재K
니키 헤일리 미 유엔대사 관저 커튼 가격이 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 출범 뒤 미 국무부가 전세계적으로 대사관 직원 수와 예산의 감축 등을 단행한 가운데, 국무부가 미 유엔대사 관저의 치장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미 국무부가 지난해 니키 헤일리 미 유엔대사 관저의 커튼 값으로 5만 2천 701달러, 우리 돈 약 5천9백만원을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미 유엔대사 관저는, 뉴욕 맨해튼 1번가, 유엔본부와 유엔 미국대표부 사무실 인근에 위치해 있다. 야외 공간만 557제곱미터, 168평에 달하는 탁 트인 전망을 가진, 주거용 건물 한 층 전체를 쓰는 최고급 펜트하우스로, 한 달 월세가 우리 돈 6500만원이다. 니키 헤일리 대사는 이 관저를 사용하는 최초의 미국 대사다. 역대 미국 유엔대사들은 맨해튼 미드타운의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살았었다. 그러나, 이 호텔이 지난 2014년 중국 기업인 중국안방보험에게 팔리면서 미 국무부가 보안 우려 등을 들어 유엔 대사관저를 바꾸기로 했고, 현재의 관저를 나중에 구매하는 조건으로 임대했다.

미 유엔대사 관저는 때로 공식 접대 행사 등을 개최하기 때문에 규모가 특히 크다. 미 유엔대사 관저의 화려함은 유엔 차석대사 관저의 규모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역시 뉴욕 유엔본부 인근에 위치한 미 유엔차석대사 관저는, 지난 5월말 미국을 방문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접대한 장소로, 미 국무부가 만찬 사진을 공개하면서 내부가 알려진 바 있다. 360도 전경을 가진 코린티안 콘도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그 원통형 창문을 통해 맨해튼의 마천루를 가리키며,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 발전을 택할 경우 어떤 밝은 미래가 도래할지 설명했다고 국무부는 밝혔었다.

뉴욕타임스는 전세계로 파견되는 미 국무부의 대사들 중에, 유엔대사와 유엔차석대사만이 미국에 관저를 둔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대사의 대변인은, 이 커튼의 구매가 2016년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에 계획됐으며 헤일리 대사는 구매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매 내역서에는, 그림이 그려져있는 커튼 자체의 가격이 2만 9000달러이고, 커튼을 자동으로 열고 닫는 시스템 구축에 2만2천801달러가 든 것으로 나와 있다. 커튼의 설치는 지난해 3월부터 8월 사이, 즉 헤일리 대사 재임 기간에 이뤄졌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해 1월말 공식 취임했다.

뉴욕타임스는 니키 헤일리 대사의 커튼이, 초호화가구 구매 논란을 빚은, 벤 카슨 전 연방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의 식탁세트보다 더 비싸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 첫 연방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었던 벤 카슨은 취임하면서 집무실의 식탁세트를 3만1천달러 자리로 바꿔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또 트럼프 정부 취임 뒤 가장 많은 예산을 삭감한 부처 중 하나가 국무부란 점도 지적됐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부 장관은 취임 뒤, 전세계적으로 미 대사관 등의 직원을 200여명 줄이고 대사관 예산, 유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미국의 지원 등을 축소하겠다며, 국무부 예산을 오바마 정부 대비 30% 가량 감축했다. 국무부가 지난해 유엔총회 회의에 파견한 외교관 수마저 줄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오바마 정부 백악관 관리인 브렛 브루엔은 "한편으로는 외교관들에게 기본적 요구도 맞추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유엔 대사관저 맞춤형 커튼에 5만 달러나 쓸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 시절 국무부 고위 관리였던 패트릭 케네디는 커튼의 구매를 변호했다. 그는 커튼이 수년 간 사용될 수 있고 보안과 접대용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대사는 파트타임 도우미만을 고용한다. 커튼을 빨리 여닫는 기능은 유엔대사 관저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사례를 빗대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정부 내 핵심 장관 중 한 명이지만 워싱턴 근처 군 기지에 있는 군 장성용 관저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국무부는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폼페이오 장관 관저는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인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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