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다 갑자기 ‘쿵’…도로 덮친 가로수, 알고 보니

입력 2018.09.16 (06:02) 수정 2018.09.16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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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도심 곳곳에서 가로수가 통째로 부러지는 아찔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왜 이런 사고가 부쩍 잦아진 걸까요?

알고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로수가 도로 3개 차로에 걸쳐 쓰러졌습니다.

뿌리가 썩어 넘어지면서 운행 중이던 차를 덮쳤습니다.

[천창애/경기도 안양시: "차에 부딪히는 소리도 났어요. 사람 다칠까봐 엄청 놀랐죠."]

일주일 뒤, 500미터 옆에서 또 한 그루가 쓰러졌습니다.

비바람에 나무가 꺾이면서 차로까지 막아버렸습니다.

[김홍철/서울시 양천구: "막 비바람이 몰아쳐 가지고 여기 나무가 있던 게 기역 자로 꺾였어요."]

차량 위로, 도로로, 전화 부스를 덮치고, 철로도 막습니다.

쓰러진 가로수는 모두 같은 수종.

'플라타너스'로 잘 알려진 양버즘 나무입니다.

대기오염에 강하고 빨리 자라, 1970년대 가로수로 많이 심었습니다.

하지만 생존 기간이 40년 정도로 이제 대부분 수명이 다했습니다.

수령이 50년이 넘은 이 나무는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내부에 빈 공간이 생겨 이렇게 충전재를 채워놓은 상탭니다.

나무 속 빈 공간을 측정하는 특수 장비로 검사해 봤더니 속이 텅 빈 게 확인됩니다.

[종로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 : "15cm부터 18cm 사이에 동공이나 밀도가 떨어진 게 있다는 거죠."]

잎이나 줄기는 멀쩡해 보여도 뿌리가 썩은 경우도 많습니다.

[제선미/박사/국립산림과학원 : "윗쪽 줄기와 잎은 굉장히 비대해 지는데 뿌리의 발달은 제한을 받다보니 뿌리가 약해질 수도 있고.."]

전국에 가로수로 심어진 플라타너스는 26만여 그루.

만 그루 이상을 심은 지자체는 7곳입니다.

서울시는 최근 3년 동안 1600여 그루를 바꿔 심었지만 아직도 6만 그루 넘게 남았습니다.

낭만의 상징이었다 도로의 흉기로 전락한 플라타너스, 이제는 교체대상 1순위 가로수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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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6 06:03:04
    • 수정2018-09-16 06: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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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도심 곳곳에서 가로수가 통째로 부러지는 아찔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왜 이런 사고가 부쩍 잦아진 걸까요?

알고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로수가 도로 3개 차로에 걸쳐 쓰러졌습니다.

뿌리가 썩어 넘어지면서 운행 중이던 차를 덮쳤습니다.

[천창애/경기도 안양시: "차에 부딪히는 소리도 났어요. 사람 다칠까봐 엄청 놀랐죠."]

일주일 뒤, 500미터 옆에서 또 한 그루가 쓰러졌습니다.

비바람에 나무가 꺾이면서 차로까지 막아버렸습니다.

[김홍철/서울시 양천구: "막 비바람이 몰아쳐 가지고 여기 나무가 있던 게 기역 자로 꺾였어요."]

차량 위로, 도로로, 전화 부스를 덮치고, 철로도 막습니다.

쓰러진 가로수는 모두 같은 수종.

'플라타너스'로 잘 알려진 양버즘 나무입니다.

대기오염에 강하고 빨리 자라, 1970년대 가로수로 많이 심었습니다.

하지만 생존 기간이 40년 정도로 이제 대부분 수명이 다했습니다.

수령이 50년이 넘은 이 나무는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내부에 빈 공간이 생겨 이렇게 충전재를 채워놓은 상탭니다.

나무 속 빈 공간을 측정하는 특수 장비로 검사해 봤더니 속이 텅 빈 게 확인됩니다.

[종로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 : "15cm부터 18cm 사이에 동공이나 밀도가 떨어진 게 있다는 거죠."]

잎이나 줄기는 멀쩡해 보여도 뿌리가 썩은 경우도 많습니다.

[제선미/박사/국립산림과학원 : "윗쪽 줄기와 잎은 굉장히 비대해 지는데 뿌리의 발달은 제한을 받다보니 뿌리가 약해질 수도 있고.."]

전국에 가로수로 심어진 플라타너스는 26만여 그루.

만 그루 이상을 심은 지자체는 7곳입니다.

서울시는 최근 3년 동안 1600여 그루를 바꿔 심었지만 아직도 6만 그루 넘게 남았습니다.

낭만의 상징이었다 도로의 흉기로 전락한 플라타너스, 이제는 교체대상 1순위 가로수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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