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살인’ 김윤석 “콜롬보 같은 형사가 좋아”

입력 2018.09.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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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접하고 유일하게 떠오른 캐릭터가 '형사 콜롬보'에요. 늘 모자란 사람처럼 실실 웃지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서 결국은 범인을 찾아내잖아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사람을 대하지만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죠"

김윤석은 형사 역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꼽힌다. 그가 다음 달 개봉하는 '암수살인'에서 다시 한번 형사 옷을 입었다. 다만, 이번 작 '김형민' 형사는 그간 한국 영화가 그린 전형적인 형사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가죽 재킷에 운동화를 신고 욕을 달고 다니는 형사와 달리 김형민은 와이셔츠에 재킷을 갖춰 입는다.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범죄자와 기선 싸움을 하는 대신 냉정하고 치밀하게 증거를 수집하는 스타일이다.

1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석은 "사회적인 예를 갖추는 사람이라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며 "지금까지 몇 번 형사 역을 했는데 김형민 형사가 가장 이상적인 형사의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논리적이고 차분하게 접근해 가는 캐릭터로 형사 영화를 만들기는 쉽지 않아요. 파워풀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게 아닌 만큼 시나리오 완성도가 높아야 하죠. 굉장히 밀도가 높아야 하고 설계도가 복잡할 수밖에 없는데 용케 그런 시나리오를 만나서 흔쾌히 작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암수살인'은 감정의 과잉이 없는 영화다. 기존 형사물이 보여준 잔인한 살해 장면이나 자극적인 폭력, 선정적인 연출도 배제했다. 힘을 빼고 담담하게 스토리를 풀어나가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일각에서는 기존 형사물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는 장면이 빠진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김윤석은 "그런 연기가 없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필요 없이 감정을 끌어올리고 극적으로 보여야 하는 연기는 정말 괴로워요. 다짜고짜 책상을 칠 필요가 어디 있어요. 이성적으로 하면 되는데 광기를 드러내는 연기는 저뿐 아니라 모든 연기자가 괴로워해요. 이 영화는 느리더라도 차분하게 접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이 같은 맥락에서 그는 김형민 형사를 연기하면서 떠오른 캐릭터로 '형사 콜롬보'를 꼽았다.

"작은 몸 안에 굉장한 것이 숨어 있는 캐릭터에요. 사건에 접근하는 방향이나 내면의 결이 김형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태오 역을 맡은 주지훈에 대해서는 "굉장히 친하고 편한 후배"라고 평했다. 함께 술 한잔하면서 동종업계 종사자의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고.

"주지훈 씨는 사석에서 한 두 번 만난 것 말고는 별다른 연이 없었어요. 2007년 드라마 '마왕'에 출연한 것을 보고 매력적인 친구라는 생각은 했죠. 그런데 함께 작업해보니 하정우 씨랑 친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능글맞더라고요."

'암수살인'은 '안시성', '협상', '명당', '물괴' 등 국산 대작 4편과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한다. 김윤석은 "시사회 후 반응을 보니 다행히 많은 분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반응을 보면 다른 영화에 묻힐 작품은 아닌 것 같아요. 김태균 감독의 자존감이 묻어있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을 통해 강한 자극의 조미료를 쓰지 않고도 강렬한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경쟁작들보다 2주가량 늦은 개봉 시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저는 이 영화가 가을에 개봉하기를 정말 바랐어요.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고 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서 여운이 오래가는 커피 향이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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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수살인’ 김윤석 “콜롬보 같은 형사가 좋아”
    • 입력 2018-09-16 16:25:50
    연합뉴스
"시나리오를 접하고 유일하게 떠오른 캐릭터가 '형사 콜롬보'에요. 늘 모자란 사람처럼 실실 웃지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서 결국은 범인을 찾아내잖아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사람을 대하지만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죠"

김윤석은 형사 역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꼽힌다. 그가 다음 달 개봉하는 '암수살인'에서 다시 한번 형사 옷을 입었다. 다만, 이번 작 '김형민' 형사는 그간 한국 영화가 그린 전형적인 형사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가죽 재킷에 운동화를 신고 욕을 달고 다니는 형사와 달리 김형민은 와이셔츠에 재킷을 갖춰 입는다.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범죄자와 기선 싸움을 하는 대신 냉정하고 치밀하게 증거를 수집하는 스타일이다.

1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석은 "사회적인 예를 갖추는 사람이라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며 "지금까지 몇 번 형사 역을 했는데 김형민 형사가 가장 이상적인 형사의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논리적이고 차분하게 접근해 가는 캐릭터로 형사 영화를 만들기는 쉽지 않아요. 파워풀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게 아닌 만큼 시나리오 완성도가 높아야 하죠. 굉장히 밀도가 높아야 하고 설계도가 복잡할 수밖에 없는데 용케 그런 시나리오를 만나서 흔쾌히 작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암수살인'은 감정의 과잉이 없는 영화다. 기존 형사물이 보여준 잔인한 살해 장면이나 자극적인 폭력, 선정적인 연출도 배제했다. 힘을 빼고 담담하게 스토리를 풀어나가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일각에서는 기존 형사물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는 장면이 빠진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김윤석은 "그런 연기가 없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필요 없이 감정을 끌어올리고 극적으로 보여야 하는 연기는 정말 괴로워요. 다짜고짜 책상을 칠 필요가 어디 있어요. 이성적으로 하면 되는데 광기를 드러내는 연기는 저뿐 아니라 모든 연기자가 괴로워해요. 이 영화는 느리더라도 차분하게 접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이 같은 맥락에서 그는 김형민 형사를 연기하면서 떠오른 캐릭터로 '형사 콜롬보'를 꼽았다.

"작은 몸 안에 굉장한 것이 숨어 있는 캐릭터에요. 사건에 접근하는 방향이나 내면의 결이 김형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태오 역을 맡은 주지훈에 대해서는 "굉장히 친하고 편한 후배"라고 평했다. 함께 술 한잔하면서 동종업계 종사자의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고.

"주지훈 씨는 사석에서 한 두 번 만난 것 말고는 별다른 연이 없었어요. 2007년 드라마 '마왕'에 출연한 것을 보고 매력적인 친구라는 생각은 했죠. 그런데 함께 작업해보니 하정우 씨랑 친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능글맞더라고요."

'암수살인'은 '안시성', '협상', '명당', '물괴' 등 국산 대작 4편과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한다. 김윤석은 "시사회 후 반응을 보니 다행히 많은 분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반응을 보면 다른 영화에 묻힐 작품은 아닌 것 같아요. 김태균 감독의 자존감이 묻어있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을 통해 강한 자극의 조미료를 쓰지 않고도 강렬한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경쟁작들보다 2주가량 늦은 개봉 시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저는 이 영화가 가을에 개봉하기를 정말 바랐어요.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고 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서 여운이 오래가는 커피 향이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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