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액체 괴물’에 빠진 자녀들…안전은?

입력 2018.09.17 (08:29) 수정 2018.09.1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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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혹시 제가 손에 들고 있는 이게 뭔지 아십니까?

끈적끈적한 액체 물질로 '슬라임'이라고도 불리고요,

어린이들에겐 '액체 괴물'이 더 익숙한 말입니다.

예전에는 어린이들 놀잇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연예인들에다 전문 유튜버들까지 등장했습니다.

부모들은 이게 도대체 안전하기는 한건지 우려도 많다고 하는데요,

액체괴물, 슬라임이 뭔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는 바로 '액체 괴물'입니다.

하교시간, 문구점에 들어오자마자 액체 괴물, 슬라임 제품부터 살펴보는 어린이들.

["느낌 너무 좋아."]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이거 (액체 괴물) 좋아해요?) 네. 매일 가지고 놀아요. 걱정되죠."]

[초등학생/음성변조 : "(만지면 어때요?) 보들보들해요."]

부드러운 감촉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액체 괴물.

손에 쥐고 만지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합니다.

[초등학생/4학년/음성변조 : "학원 갔다 와서 심심하면 만지고, 제가 매일 액체 괴물만 만지니까 (엄마가) 끊는다고 했는데……."]

[초등학생/4학년/음성변조 : "만지는 재미가 있어요.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쉬는 시간에 만지는 아이들도 있고."]

어린이들에게 액체 괴물을 왜 좋아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초등학교/4학년/음성변조 : "기포가 있잖아요. 그걸 터트리면 소리가 좋아요. 뿌드득 뿌드득하는 소리."]

[초등학교/6학년/음성변조 : "그냥 느낌이 좋으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학교 주변 문구점에서는 다양한 액체 괴물, 슬라임 제품들이 팔리고 있었는데요.

[문구점 업주/음성변조 : "여기 있는 것은 오백 원, 천 원, 이천 원. 학교 앞이다 보니까 너무 비싼 건 안 갖다 놓죠. (예전에는) 많이 팔았었는데, 요즘에는 전보다 덜해요. 전에 TV에서도 (액체 괴물 리콜 ) 한 번 나오고 그래서."]

지난 1월, 산업부는 액체 괴물 14개 제품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와 MIT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며 리콜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것들은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것들로 이렇게 KC 마크가 있죠. 하지만, 부모들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액체 괴물) 못 가지고 놀게 해요. 화학적으로 만든 화학제품일 텐데 좋을 게 없지 않을까요?"]

[학부모/음성변조 : "저는 솔직히 아이 몰래 버린 것도 아주 많거든요. 가습기 성분이 있다 그런 것을 아이한테 말은 했었는데, 아직 실질적으로 아이에게 와 닿은 게 없는 것 같아요."]

일부 피부과 전문의들은 피부 유해성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데요.

[이해웅/피부과 전문의 : "최근 미국에서 보고가 많이 되고 있죠. 슬라임(액체 괴물)을 가지고 놀고 난 다음에 손에 습진이 심해져가지고 많이 붉어지고, 화상에 손톱 변형까지도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한피부과의사회나 의협 쪽에서도 이것 (액체 괴물이) 계속 아이들한테 노출되어도 좋은가에 대해서 이야기가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유명 연예인이 갖고 노는 영상에다 전문 유튜버들까지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액체 괴물은 끊을 수가 없는 장난감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초등학생/4학년/음성변조 : "유튜브 보면서 (액체 괴물) 만지거나 아니면 액체 괴물 동영상 딱 틀어놓고 만들거나 그래요."]

[초등학생/6학년/음성변조 : "유튜브 보고요. 액체 괴물 만지고 막 다른 거 넣어서 업그레이드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따라 해 보고 싶기도 하고 그러니까."]

최근에는 직접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만드는 것도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때문에 액체 괴물의 주 재료로 쓰이는 이 '물풀'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문구점 업주/음성변조 : "아이들은 별거 다 넣어요. 물풀하고 색깔점토 섞고. (물풀이 아주 크네요?) 더 큰 것도 있지. 이만한 것도 있어. 만 원짜리 양동이처럼 (된 거) 그걸로 만든다니까. (효자상품이에요 요즘?) 많이 팔리지. 요즘 문방구 이거 안 팔면 문 닫아야지."]

액체 괴물을 만드는 '슬라임 전용카페'까지 등장했는데요,

지난 주말 한 슬라임 카페, 적지 않은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카페 안은 삼삼오오 모여 슬라임을 만들고 가지고 노는 어린이들과 학부모들로 북적입니다.

[카페 직원/음성변조 : "아이들이 많이 와요 초등학생. 2학년에서 4학년도 많이 오고요. 아기들도 부모님이랑 같이 많이 오고."]

부모들의 관심은 역시 재료가 안전한지 여부인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카페에서) KC 마크 있는 국산품을 쓴다 그러고 붕사 사용 안 한다 그러더라고요. 알고 온 건 아니었는데 보니까 그래도 친환경 (재료를) 쓰고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못 가지고 놀게 할 수는 없고 아예 집에서 액체 괴물을 만들어주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워낙에 화학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많고 걱정이 많이 되니까 (액체 괴물을) 집에서 만들어주게 됐어요. 베이킹소다랑 아이들 문구에 쓰는 물풀, 점토 이렇게 세 개를 썼어요."]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들이 워낙 (액체 괴물) 좋아해서 안전한 방법으로 만드는 것을 아이들이랑 같이 해보면 조금 더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물풀이나 렌즈 세척액 같은 경우에는 나쁜 용도로 사용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을 하니까 (사용했어요.)"]

그렇다면, 집에서 만드는 이른바 엄마표 수제 액체 괴물은 과연 안전한 건지 걱정되시는 분들 많으시죠?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최은정/과학교육학 박사 : "(물풀, 렌즈 세척액 등) 이런 제품들이 피부와 장기간 접촉하는 용도로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용해서 액체 괴물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것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공기가 잘 통하는 공간에서, 장갑을 끼는 등 직접적인 피부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전문가가 꼽은 절대 하지 말아야할 놀이는 바로 입으로 '액체 괴물 풍선불기'입니다.

[최은정/과학교육학 박사 : "빨대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액체 괴물을) 입으로 부는 행위는 폐로 휘발성 유해 화합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절대 금하시고요."]

특히 연령이 어릴수록 장시간 액체 괴물을 접촉하지 않도록 놀이시간을 제한하고, 놀이가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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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액체 괴물’에 빠진 자녀들…안전은?
    • 입력 2018-09-17 08:31:25
    • 수정2018-09-17 19:48:22
    아침뉴스타임
[기자]

혹시 제가 손에 들고 있는 이게 뭔지 아십니까?

끈적끈적한 액체 물질로 '슬라임'이라고도 불리고요,

어린이들에겐 '액체 괴물'이 더 익숙한 말입니다.

예전에는 어린이들 놀잇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연예인들에다 전문 유튜버들까지 등장했습니다.

부모들은 이게 도대체 안전하기는 한건지 우려도 많다고 하는데요,

액체괴물, 슬라임이 뭔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는 바로 '액체 괴물'입니다.

하교시간, 문구점에 들어오자마자 액체 괴물, 슬라임 제품부터 살펴보는 어린이들.

["느낌 너무 좋아."]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이거 (액체 괴물) 좋아해요?) 네. 매일 가지고 놀아요. 걱정되죠."]

[초등학생/음성변조 : "(만지면 어때요?) 보들보들해요."]

부드러운 감촉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액체 괴물.

손에 쥐고 만지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합니다.

[초등학생/4학년/음성변조 : "학원 갔다 와서 심심하면 만지고, 제가 매일 액체 괴물만 만지니까 (엄마가) 끊는다고 했는데……."]

[초등학생/4학년/음성변조 : "만지는 재미가 있어요.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쉬는 시간에 만지는 아이들도 있고."]

어린이들에게 액체 괴물을 왜 좋아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초등학교/4학년/음성변조 : "기포가 있잖아요. 그걸 터트리면 소리가 좋아요. 뿌드득 뿌드득하는 소리."]

[초등학교/6학년/음성변조 : "그냥 느낌이 좋으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학교 주변 문구점에서는 다양한 액체 괴물, 슬라임 제품들이 팔리고 있었는데요.

[문구점 업주/음성변조 : "여기 있는 것은 오백 원, 천 원, 이천 원. 학교 앞이다 보니까 너무 비싼 건 안 갖다 놓죠. (예전에는) 많이 팔았었는데, 요즘에는 전보다 덜해요. 전에 TV에서도 (액체 괴물 리콜 ) 한 번 나오고 그래서."]

지난 1월, 산업부는 액체 괴물 14개 제품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와 MIT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며 리콜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것들은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것들로 이렇게 KC 마크가 있죠. 하지만, 부모들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액체 괴물) 못 가지고 놀게 해요. 화학적으로 만든 화학제품일 텐데 좋을 게 없지 않을까요?"]

[학부모/음성변조 : "저는 솔직히 아이 몰래 버린 것도 아주 많거든요. 가습기 성분이 있다 그런 것을 아이한테 말은 했었는데, 아직 실질적으로 아이에게 와 닿은 게 없는 것 같아요."]

일부 피부과 전문의들은 피부 유해성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데요.

[이해웅/피부과 전문의 : "최근 미국에서 보고가 많이 되고 있죠. 슬라임(액체 괴물)을 가지고 놀고 난 다음에 손에 습진이 심해져가지고 많이 붉어지고, 화상에 손톱 변형까지도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한피부과의사회나 의협 쪽에서도 이것 (액체 괴물이) 계속 아이들한테 노출되어도 좋은가에 대해서 이야기가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유명 연예인이 갖고 노는 영상에다 전문 유튜버들까지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액체 괴물은 끊을 수가 없는 장난감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초등학생/4학년/음성변조 : "유튜브 보면서 (액체 괴물) 만지거나 아니면 액체 괴물 동영상 딱 틀어놓고 만들거나 그래요."]

[초등학생/6학년/음성변조 : "유튜브 보고요. 액체 괴물 만지고 막 다른 거 넣어서 업그레이드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따라 해 보고 싶기도 하고 그러니까."]

최근에는 직접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만드는 것도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때문에 액체 괴물의 주 재료로 쓰이는 이 '물풀'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문구점 업주/음성변조 : "아이들은 별거 다 넣어요. 물풀하고 색깔점토 섞고. (물풀이 아주 크네요?) 더 큰 것도 있지. 이만한 것도 있어. 만 원짜리 양동이처럼 (된 거) 그걸로 만든다니까. (효자상품이에요 요즘?) 많이 팔리지. 요즘 문방구 이거 안 팔면 문 닫아야지."]

액체 괴물을 만드는 '슬라임 전용카페'까지 등장했는데요,

지난 주말 한 슬라임 카페, 적지 않은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카페 안은 삼삼오오 모여 슬라임을 만들고 가지고 노는 어린이들과 학부모들로 북적입니다.

[카페 직원/음성변조 : "아이들이 많이 와요 초등학생. 2학년에서 4학년도 많이 오고요. 아기들도 부모님이랑 같이 많이 오고."]

부모들의 관심은 역시 재료가 안전한지 여부인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카페에서) KC 마크 있는 국산품을 쓴다 그러고 붕사 사용 안 한다 그러더라고요. 알고 온 건 아니었는데 보니까 그래도 친환경 (재료를) 쓰고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못 가지고 놀게 할 수는 없고 아예 집에서 액체 괴물을 만들어주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워낙에 화학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많고 걱정이 많이 되니까 (액체 괴물을) 집에서 만들어주게 됐어요. 베이킹소다랑 아이들 문구에 쓰는 물풀, 점토 이렇게 세 개를 썼어요."]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들이 워낙 (액체 괴물) 좋아해서 안전한 방법으로 만드는 것을 아이들이랑 같이 해보면 조금 더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물풀이나 렌즈 세척액 같은 경우에는 나쁜 용도로 사용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을 하니까 (사용했어요.)"]

그렇다면, 집에서 만드는 이른바 엄마표 수제 액체 괴물은 과연 안전한 건지 걱정되시는 분들 많으시죠?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최은정/과학교육학 박사 : "(물풀, 렌즈 세척액 등) 이런 제품들이 피부와 장기간 접촉하는 용도로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용해서 액체 괴물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것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공기가 잘 통하는 공간에서, 장갑을 끼는 등 직접적인 피부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전문가가 꼽은 절대 하지 말아야할 놀이는 바로 입으로 '액체 괴물 풍선불기'입니다.

[최은정/과학교육학 박사 : "빨대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액체 괴물을) 입으로 부는 행위는 폐로 휘발성 유해 화합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절대 금하시고요."]

특히 연령이 어릴수록 장시간 액체 괴물을 접촉하지 않도록 놀이시간을 제한하고, 놀이가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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