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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정책청문회’ 유은혜 후보자의 교육관 분석
입력 2018.09.19 (07:08) 취재K
미리보는 ‘정책청문회’ 유은혜 후보자의 교육관 분석
교육계는 지금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현안을 잔뜩 떠안고 있습니다.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 고교 교육 혁신, 유치원 방과 후 영어학습 금지까지 찬반이 팽팽한 문제들입니다. 교육부 수장이 소신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청문회를 앞두고 후보자의 교육 철학을 일일이 따져 묻기 어렵지만 가늠할 수는 있습니다. 유 후보자가 활동했던 19대와 20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육과학기술위원회 등 교육 관련 상임위원회 회의 주요 발언을 보면 됩니다. 이에 자사고와 선행학습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후보자의 교육관을 짚어봅니다.

■교육관① "입시 위주에서 공동체 교육으로"

교육과 관련된 상임위 활동을 많이 한 후보자답게 국회에서 한 말 중에는 교육과 관련된 발언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유 후보자의 교육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말을 뽑아봤습니다.

"저는 교육철학이 완전히 달라진 정책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정부 10여 년, 아니 그 훨씬 이전부터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에서 우리가 협력과 배려, 공동체 교육으로 바꾼다고 하면 대학 입시 정책에서부터, 자사고 정책에서부터 지금 다 전환이 계획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2017.09.20)

입시 위주에서 공동체 교육으로, 교육 정책을 모두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사회적 합의 속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전환의 방향은 무엇이었을까요?

■교육관② "자사고는 경쟁교육…일반고 박탈감 가져"

17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14명인 진보 성향 교육감. 이들의 공동 공약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입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선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는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도 같은 내용의 '고교체제 개편'을 국정과제로 내걸어 일반고 전환은 더 힘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법원 판결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뜨거운 감자'가 된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문제, 유은혜 후보자의 자사고에 대한 의견은 어떨까요?

"자율형사립고 문제나 또 국제중학교 이러한 문제들은 그 자체로 경쟁교육의 표현입니다. 교육 기회가 이미 불평등하게 되어 있고요. 그리고 학력경쟁이 부추겨질 수 밖에 없는 제도적인 문제들이 이미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드러나고 있는데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2013.04.08)

자율형 사립학교가 경쟁교육의 산물이기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이 갖는 박탈감이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고교체제 개편과 같은 방향의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관③ "선행교육 심각한 문제"

교육부는 올해 3월부터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 방과 후 수업을 금지했습니다. 이어 유치원과 어린이집 영어교육까지 전면 금지하려다 학부모들의 반발로 결정을 1년 늦추면서 '오락가락하는 행정'이라는 질타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유치원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 여부는 '대입개편'처럼 공론화를 거쳐 오는 11월까지 결론 내려질 예정입니다. 교육부 수장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은혜 후보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행학습 관련된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경쟁 위주의 초·중등 교육정책 그리고 무분별한 대학입시에 원인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행교육이 우리 교육제도하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2013.06.18)

선행학습, 또 앞서 자사고 문제에 대한 유은혜 후보자의 견해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비교적 일치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수능보다 고교 교육에 기반을 둔 수시 학생부 전형을 더 중시하는 쪽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방향성에 최근 힘이 빠졌다는 겁니다. 교육부 스스로 지난달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서 정시 선발 비율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최근 숙명여고 사태 등으로 학생부와 내신에 대한 신뢰도는 빠르게 금가고 있습니다. 유 후보자가 소신대로 추진하기도, 소신을 굽히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 거죠.

■교육관④ "학폭 가해 학생도 교육 기회 보장"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에 학교 폭력 처리 문제를 빼놓을 수 없죠.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해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안'을 교육부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개선안의 핵심 내용 가운데 "경미한 조치에 해당하는 제1~3호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해 학교가 법적 분쟁에서 벗어나 본래의 취지인 피해 학생 보호와 치유, 가해 학생 선도와 재발방지 등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학부모의 반발을 산 부분입니다. 교육부는 조만간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유은혜 후보자의 그간 발언을 종합해보면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게는 생활기록부 기재를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교육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가해 학생에 대해서 배움의 기회를 박탈하지 않고 학교에다가 적을 두고 대안교육, 위탁교육을 통해서 학생의 행동이나 또 의식의 변화를 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2013.04.10)

유은혜 후보자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유은혜 후보자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 후보자는 이 밖에도 학교 내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화 법안 발의, 전교조 합법화 결의안 서명 등 상임위 활동에서 자신의 소신을 뚜렷하게 드러내 왔습니다. 다만 이런 전력 때문에 교육부 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19일 청문회에서, 유 후보자는 그 간의 소신 발언들을 뒤집을지, 아니면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이어갈지, 궁금증이 커집니다. 또한 이번 인사청문회가 장관 후보자의 자질뿐 아니라 교육 관련 철학을 하나하나 따져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정책청문회'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교육팀 박예원 서병립 김수연 기자
  • 미리보는 ‘정책청문회’ 유은혜 후보자의 교육관 분석
    • 입력 2018.09.19 (07:08)
    취재K
미리보는 ‘정책청문회’ 유은혜 후보자의 교육관 분석
교육계는 지금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현안을 잔뜩 떠안고 있습니다.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 고교 교육 혁신, 유치원 방과 후 영어학습 금지까지 찬반이 팽팽한 문제들입니다. 교육부 수장이 소신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청문회를 앞두고 후보자의 교육 철학을 일일이 따져 묻기 어렵지만 가늠할 수는 있습니다. 유 후보자가 활동했던 19대와 20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육과학기술위원회 등 교육 관련 상임위원회 회의 주요 발언을 보면 됩니다. 이에 자사고와 선행학습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후보자의 교육관을 짚어봅니다.

■교육관① "입시 위주에서 공동체 교육으로"

교육과 관련된 상임위 활동을 많이 한 후보자답게 국회에서 한 말 중에는 교육과 관련된 발언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유 후보자의 교육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말을 뽑아봤습니다.

"저는 교육철학이 완전히 달라진 정책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정부 10여 년, 아니 그 훨씬 이전부터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에서 우리가 협력과 배려, 공동체 교육으로 바꾼다고 하면 대학 입시 정책에서부터, 자사고 정책에서부터 지금 다 전환이 계획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2017.09.20)

입시 위주에서 공동체 교육으로, 교육 정책을 모두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사회적 합의 속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전환의 방향은 무엇이었을까요?

■교육관② "자사고는 경쟁교육…일반고 박탈감 가져"

17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14명인 진보 성향 교육감. 이들의 공동 공약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입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선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는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도 같은 내용의 '고교체제 개편'을 국정과제로 내걸어 일반고 전환은 더 힘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법원 판결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뜨거운 감자'가 된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문제, 유은혜 후보자의 자사고에 대한 의견은 어떨까요?

"자율형사립고 문제나 또 국제중학교 이러한 문제들은 그 자체로 경쟁교육의 표현입니다. 교육 기회가 이미 불평등하게 되어 있고요. 그리고 학력경쟁이 부추겨질 수 밖에 없는 제도적인 문제들이 이미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드러나고 있는데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2013.04.08)

자율형 사립학교가 경쟁교육의 산물이기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이 갖는 박탈감이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고교체제 개편과 같은 방향의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관③ "선행교육 심각한 문제"

교육부는 올해 3월부터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 방과 후 수업을 금지했습니다. 이어 유치원과 어린이집 영어교육까지 전면 금지하려다 학부모들의 반발로 결정을 1년 늦추면서 '오락가락하는 행정'이라는 질타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유치원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 여부는 '대입개편'처럼 공론화를 거쳐 오는 11월까지 결론 내려질 예정입니다. 교육부 수장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은혜 후보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행학습 관련된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경쟁 위주의 초·중등 교육정책 그리고 무분별한 대학입시에 원인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행교육이 우리 교육제도하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2013.06.18)

선행학습, 또 앞서 자사고 문제에 대한 유은혜 후보자의 견해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비교적 일치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수능보다 고교 교육에 기반을 둔 수시 학생부 전형을 더 중시하는 쪽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방향성에 최근 힘이 빠졌다는 겁니다. 교육부 스스로 지난달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서 정시 선발 비율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최근 숙명여고 사태 등으로 학생부와 내신에 대한 신뢰도는 빠르게 금가고 있습니다. 유 후보자가 소신대로 추진하기도, 소신을 굽히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 거죠.

■교육관④ "학폭 가해 학생도 교육 기회 보장"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에 학교 폭력 처리 문제를 빼놓을 수 없죠.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해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안'을 교육부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개선안의 핵심 내용 가운데 "경미한 조치에 해당하는 제1~3호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해 학교가 법적 분쟁에서 벗어나 본래의 취지인 피해 학생 보호와 치유, 가해 학생 선도와 재발방지 등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학부모의 반발을 산 부분입니다. 교육부는 조만간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유은혜 후보자의 그간 발언을 종합해보면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게는 생활기록부 기재를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교육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가해 학생에 대해서 배움의 기회를 박탈하지 않고 학교에다가 적을 두고 대안교육, 위탁교육을 통해서 학생의 행동이나 또 의식의 변화를 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2013.04.10)

유은혜 후보자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유은혜 후보자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 후보자는 이 밖에도 학교 내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화 법안 발의, 전교조 합법화 결의안 서명 등 상임위 활동에서 자신의 소신을 뚜렷하게 드러내 왔습니다. 다만 이런 전력 때문에 교육부 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19일 청문회에서, 유 후보자는 그 간의 소신 발언들을 뒤집을지, 아니면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이어갈지, 궁금증이 커집니다. 또한 이번 인사청문회가 장관 후보자의 자질뿐 아니라 교육 관련 철학을 하나하나 따져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정책청문회'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교육팀 박예원 서병립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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