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태어난 곳을 알고 싶다”…논란의 아르바이트 채용공고

입력 2018.09.20 (07:06) 수정 2018.09.2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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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편의점 평일 오후 근무자를 모집합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알바 채용사이트에 들어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집 공고입니다.

지난 월요일(17일) 밤 10시쯤에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제목은 "00 편의점 평일 오후 근무자를 모집합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채용공고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한 내용을 보면 특이한 조건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중 8번째, 9번째 숫자가 48-66 사이에 해당하시는 분은 채용이 어렵습니다"

가맹점 업주가 원하는 기준은 나이도, 성별도 아닙니다.

그가 원한 건 바로 주민등록번호.

그것도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업주는 오직 ‘8번째, 9번째 숫자’만을 요구합니다. 내용을 더 자세히 보면 "두 자리가 '48에서 66 사이'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들면, 주민번호가 000000-1234567 일 때 '23' 자리에 해당하는 숫자가 '48 ~ 66'이면 고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업주는 심지어 지원자의 가족 구성원이 이 조건에 해당할 경우 고용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가족의 주민등록번호까지 확인할 정도로 업주가 숫자에 집착하는 이유는 왜일까요?


"저희 동네에 제가 가면 안 되는 편의점이 있네요"

바로 다음날 해당 지역 커뮤니티에 이 채용 공고 속 숫자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옵니다.

게시글에선 주민등록번호 속 8번째 9번째 숫자의 의미는 바로 '자신의 출생지'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48에서 66 사이의 번호는 해당 지원자가 전라도 출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합니다.

이후 게시글엔 해당 숫자가 출생지를 뜻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댓글이 수십 개 달립니다.



"00-08은 서울시, 09부터 12는 부산"


실제로 특정 지역 비하로 유명한 유명 극우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지역 감별법'이라며 주민등록번호 8번째 9번째 자리만을 보고도 상대의 출신지를 알 수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서울은 00부터 08, 부산은 09부터 12" 각 지역마다 배정된 숫자가 있고 전남과 전북 출신은 48에서 66 사이를 배정받기에 이 숫자를 외우고 다니라고 말합니다.

주민등록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도 주민등록번호의 8번째와 9번째 자리는 지역을 뜻한다고 말합니다. 다만 해당 두 숫자가 반드시 출생지를 뜻하진 않는다고 답합니다.

해당 번호는 최초 주민등록신고지에 따라 배정되기에, 주민등록상 8,9 번째 자리가 출생지의 지역 코드와 다를 수 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입니다. 즉, 제주도에서 태어나도 주민등록신고를 서울에서 하면 서울 지역 코드를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또한 주민등록법상으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어 피해를 입을 경우 행안부를 통해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주민등록번호는 현재 거주지 지역코드에 맞춰져 새롭게 제공되기도 합니다.

[연관기사][영상] “XX도는 안돼” 알바 채용 공고낸 편의점주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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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네가 태어난 곳을 알고 싶다”…논란의 아르바이트 채용공고
    • 입력 2018-09-20 07:06:01
    • 수정2018-09-20 07:18:26
    취재K
"00 편의점 평일 오후 근무자를 모집합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알바 채용사이트에 들어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집 공고입니다.

지난 월요일(17일) 밤 10시쯤에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제목은 "00 편의점 평일 오후 근무자를 모집합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채용공고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한 내용을 보면 특이한 조건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중 8번째, 9번째 숫자가 48-66 사이에 해당하시는 분은 채용이 어렵습니다"

가맹점 업주가 원하는 기준은 나이도, 성별도 아닙니다.

그가 원한 건 바로 주민등록번호.

그것도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업주는 오직 ‘8번째, 9번째 숫자’만을 요구합니다. 내용을 더 자세히 보면 "두 자리가 '48에서 66 사이'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들면, 주민번호가 000000-1234567 일 때 '23' 자리에 해당하는 숫자가 '48 ~ 66'이면 고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업주는 심지어 지원자의 가족 구성원이 이 조건에 해당할 경우 고용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가족의 주민등록번호까지 확인할 정도로 업주가 숫자에 집착하는 이유는 왜일까요?


"저희 동네에 제가 가면 안 되는 편의점이 있네요"

바로 다음날 해당 지역 커뮤니티에 이 채용 공고 속 숫자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옵니다.

게시글에선 주민등록번호 속 8번째 9번째 숫자의 의미는 바로 '자신의 출생지'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48에서 66 사이의 번호는 해당 지원자가 전라도 출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합니다.

이후 게시글엔 해당 숫자가 출생지를 뜻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댓글이 수십 개 달립니다.



"00-08은 서울시, 09부터 12는 부산"


실제로 특정 지역 비하로 유명한 유명 극우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지역 감별법'이라며 주민등록번호 8번째 9번째 자리만을 보고도 상대의 출신지를 알 수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서울은 00부터 08, 부산은 09부터 12" 각 지역마다 배정된 숫자가 있고 전남과 전북 출신은 48에서 66 사이를 배정받기에 이 숫자를 외우고 다니라고 말합니다.

주민등록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도 주민등록번호의 8번째와 9번째 자리는 지역을 뜻한다고 말합니다. 다만 해당 두 숫자가 반드시 출생지를 뜻하진 않는다고 답합니다.

해당 번호는 최초 주민등록신고지에 따라 배정되기에, 주민등록상 8,9 번째 자리가 출생지의 지역 코드와 다를 수 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입니다. 즉, 제주도에서 태어나도 주민등록신고를 서울에서 하면 서울 지역 코드를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또한 주민등록법상으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어 피해를 입을 경우 행안부를 통해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주민등록번호는 현재 거주지 지역코드에 맞춰져 새롭게 제공되기도 합니다.

[연관기사][영상] “XX도는 안돼” 알바 채용 공고낸 편의점주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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