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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
[글로벌 돋보기] 미국은 북한을 왜 ‘빈’으로 불렀을까?
입력 2018.09.20 (16:56) 수정 2018.09.20 (17:04)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미국은 북한을 왜 ‘빈’으로 불렀을까?
잠시 주춤했던 한반도 비핵화-평화 시계가 다시 숨 가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남북 정상이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조건부 영변 핵 폐기'를 골자로 한 비핵화 추가 조치를 내놓자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 북미 협상 재개 입장을 공식화하며 즉각 화답하고 나섰다.

"흥분된다"는 첫 반응을 내놨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엄청난 진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연일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고위급 회동과 별도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대표가 최대한 빨리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주목되는 건, 미국이 협상 재개를 선언하면서 향후 북미 협상 대표로 비건 특별대표를 내세우고 협상 장소로 IAEA(국제원자력기구) 본부가 있는 빈을 지목하고 나선 점이다.

미국은 왜 하필 빈으로 북한을 초청했을까? 향후 핵 담판의 성격과 관련해 시사점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한, IAEA탈퇴 선언’ 관련 KBS 9시뉴스 보도(1994년)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한, IAEA탈퇴 선언’ 관련 KBS 9시뉴스 보도(1994년)

■1차 북핵 위기의 진원지 ‘빈’…협상 장소 지목 이유는?

시계를 거꾸로 돌려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북한의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된 1992년, IAEA는 북한에 특별 사찰을 요구해 총 6차례에 걸쳐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진행한다.

하지만 사찰 보고서에 적힌 플루토늄과 실제 플루토늄의 양에서 차이가 발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IAEA는 미신고 시설에 대한 추가 사찰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고 1993년 급기야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할 정도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다가 북미 제네바 합의를 통해 사태가 봉합됐던 이른바 '제1차 북핵 위기'다.

당시만 해도 빈에서 나오는 북핵 관련 뉴스는 연일 9시 뉴스의 톱을 장식했고, KBS를 비롯한 상당수 언론사는 빈 특파원을 상주시키거나 빈에 기자를 파견해 북한과 IAEA의 협상 상황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미국이 1차 북핵 위기의 진원지였던 빈을 협상 장소로 지목한 데는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이 크게 작용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빈은 핵 검증을 담당하는 IAEA와 CTBTO(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등 핵 관련 국제기구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

남북 정상의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트윗(9월 19일)남북 정상의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트윗(9월 19일)

■다시 주목받는 트럼프의 ‘핵사찰 허용’ 발언…천기누설? 실언?

미국이 북미협상 재개를 전격 선언하고 회담 장소를 IAEA 본부가 있는 빈으로 지목하면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핵사찰 허용' 발언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 공동선언 직후 올린 트윗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 사찰에 동의했다(Kim Jong Un has agreed to allow Nuclear inspections)"면서 남북 공동선언에도 없는 '핵 사찰'을 거론했다.

이를 두고 중간에 의사소통이 잘못돼 빚어진 트럼프의 실언이냐, 아니면 비공개된 합의를 앞질러 발표한 트럼프의 천기누설이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 북핵 해결 과정에서 '핵 사찰'이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IAEA 본부가 있는 빈을 북미 협상 장소로 지목한 미국의 발표와 폼페이오 성명 등 이후 상황을 종합해보면, 트럼프가 전날 트윗에서 왜 '핵사찰 수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 그 이유도 상당 부분 설명이 가능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 발표에 대응한 협상 카드로 '영변 핵시설 폐기'와 'IAEA 사찰' 등을 한 묶음으로 한 종합세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 공산이 큰 대목이다.


■폼페이오 성명은 ‘가이드라인’…“IAEA 참관, FFVD, 2021년 1월 비핵화 시한”

미국의 이 같은 분위기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내놓은 성명을 보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폼페이오 성명에는 향후 협상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표현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특히 성명의 상당 부분을 '검증'에 할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먼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평양 공동선언에는 없는 '미국과 IAEA 사찰단' 문구를 성명에 포함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미국과 국제사찰단의 참관'을 강조했다.

평양 공동선언에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한다고 돼 있지만, 이를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이라는 표현을 써서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이른바 FFVD를 북한 비핵화의 기준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트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비건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가 조만간 가동하게 될 '빈 채널'과 관련해서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언급을 내놨다.

비핵화 시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 비핵화 방식은 'FFVD'이며, 북미 협상 방식은 '빈 채널'을 통한 비핵화-평화체제 동시 담판이라는 대북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힘 실리는 ‘빈 채널’…북한 대표는 최선희?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에 대해 미국의 정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적극 호응하고 나서면서 한동안 멈춰 섰던 북미 대화와 협상은 빠른 속도로 재가동 수순을 밟게 됐다.

우선 다음주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이 만나 향후 협상의 방향과 틀을 잡으면, 실무급의 '빈 채널'이 본격 가동돼 비핵화 시간표와 종전선언 등 세부 쟁점 사항들을 논의해나가는 구조다.

특히 주목되는 건 조만간 구축될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와 북한의 카운터파트간의 '빈 채널'이다. 연내 종전선언과 2021년 1월 비핵화 시한 등 빡빡한 일정표를 감안하면 협상은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이고, 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내 종전선언의 실현 여부도 빈에서의 담판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빈에서 비건 대표와 마주할 북한의 협상 대표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꼽힌다. 북미 협상에 잔뼈가 굵은 최선희 부상은 6자회담에서 잔뼈가 굵은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는 성 김 주필리핀 대사와 의제 협상 등을 벌이기도 했다.

반면 지난달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임명된 비건 대표는 북미 협상에서는 이번이 사실상 데뷔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권을 위임받아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북핵 담판에는 최적임자인 셈이다.


관건은 현재의 국면을 얼마나 빨리 2차 북미 정상회담-종전선언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느냐 하는 비핵화 담판의 성공 여부와 속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 중간선거 이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할지가 핵심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미국 내 대북 회의론을 불식시키고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만큼의 '북핵 절충안'만 마련된다면 얼마든지 10월 중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할 수 있고, 결단 여부에 따라 충분히 연내 종전선언도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북미협상이 지지부진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중간선거를 넘길 경우 북미 협상은 상당기간 표류하며 연내 종전선언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남북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 평화 구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에 이은 다음주 한미 정상회담과 북미 고위급 회동, 여기에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빅딜을 만들어낼 빈 북미 실무협상까지,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들어내기 위한 남북미의 외교전이 중대한 국면에 들어섰다.
  • [글로벌 돋보기] 미국은 북한을 왜 ‘빈’으로 불렀을까?
    • 입력 2018.09.20 (16:56)
    • 수정 2018.09.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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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미국은 북한을 왜 ‘빈’으로 불렀을까?
잠시 주춤했던 한반도 비핵화-평화 시계가 다시 숨 가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남북 정상이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조건부 영변 핵 폐기'를 골자로 한 비핵화 추가 조치를 내놓자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 북미 협상 재개 입장을 공식화하며 즉각 화답하고 나섰다.

"흥분된다"는 첫 반응을 내놨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엄청난 진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연일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고위급 회동과 별도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대표가 최대한 빨리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주목되는 건, 미국이 협상 재개를 선언하면서 향후 북미 협상 대표로 비건 특별대표를 내세우고 협상 장소로 IAEA(국제원자력기구) 본부가 있는 빈을 지목하고 나선 점이다.

미국은 왜 하필 빈으로 북한을 초청했을까? 향후 핵 담판의 성격과 관련해 시사점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한, IAEA탈퇴 선언’ 관련 KBS 9시뉴스 보도(1994년)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한, IAEA탈퇴 선언’ 관련 KBS 9시뉴스 보도(1994년)

■1차 북핵 위기의 진원지 ‘빈’…협상 장소 지목 이유는?

시계를 거꾸로 돌려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북한의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된 1992년, IAEA는 북한에 특별 사찰을 요구해 총 6차례에 걸쳐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진행한다.

하지만 사찰 보고서에 적힌 플루토늄과 실제 플루토늄의 양에서 차이가 발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IAEA는 미신고 시설에 대한 추가 사찰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고 1993년 급기야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할 정도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다가 북미 제네바 합의를 통해 사태가 봉합됐던 이른바 '제1차 북핵 위기'다.

당시만 해도 빈에서 나오는 북핵 관련 뉴스는 연일 9시 뉴스의 톱을 장식했고, KBS를 비롯한 상당수 언론사는 빈 특파원을 상주시키거나 빈에 기자를 파견해 북한과 IAEA의 협상 상황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미국이 1차 북핵 위기의 진원지였던 빈을 협상 장소로 지목한 데는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이 크게 작용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빈은 핵 검증을 담당하는 IAEA와 CTBTO(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등 핵 관련 국제기구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

남북 정상의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트윗(9월 19일)남북 정상의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트윗(9월 19일)

■다시 주목받는 트럼프의 ‘핵사찰 허용’ 발언…천기누설? 실언?

미국이 북미협상 재개를 전격 선언하고 회담 장소를 IAEA 본부가 있는 빈으로 지목하면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핵사찰 허용' 발언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 공동선언 직후 올린 트윗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 사찰에 동의했다(Kim Jong Un has agreed to allow Nuclear inspections)"면서 남북 공동선언에도 없는 '핵 사찰'을 거론했다.

이를 두고 중간에 의사소통이 잘못돼 빚어진 트럼프의 실언이냐, 아니면 비공개된 합의를 앞질러 발표한 트럼프의 천기누설이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 북핵 해결 과정에서 '핵 사찰'이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IAEA 본부가 있는 빈을 북미 협상 장소로 지목한 미국의 발표와 폼페이오 성명 등 이후 상황을 종합해보면, 트럼프가 전날 트윗에서 왜 '핵사찰 수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 그 이유도 상당 부분 설명이 가능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 발표에 대응한 협상 카드로 '영변 핵시설 폐기'와 'IAEA 사찰' 등을 한 묶음으로 한 종합세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 공산이 큰 대목이다.


■폼페이오 성명은 ‘가이드라인’…“IAEA 참관, FFVD, 2021년 1월 비핵화 시한”

미국의 이 같은 분위기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내놓은 성명을 보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폼페이오 성명에는 향후 협상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표현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특히 성명의 상당 부분을 '검증'에 할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먼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평양 공동선언에는 없는 '미국과 IAEA 사찰단' 문구를 성명에 포함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미국과 국제사찰단의 참관'을 강조했다.

평양 공동선언에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한다고 돼 있지만, 이를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이라는 표현을 써서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이른바 FFVD를 북한 비핵화의 기준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트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비건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가 조만간 가동하게 될 '빈 채널'과 관련해서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언급을 내놨다.

비핵화 시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 비핵화 방식은 'FFVD'이며, 북미 협상 방식은 '빈 채널'을 통한 비핵화-평화체제 동시 담판이라는 대북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힘 실리는 ‘빈 채널’…북한 대표는 최선희?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에 대해 미국의 정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적극 호응하고 나서면서 한동안 멈춰 섰던 북미 대화와 협상은 빠른 속도로 재가동 수순을 밟게 됐다.

우선 다음주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이 만나 향후 협상의 방향과 틀을 잡으면, 실무급의 '빈 채널'이 본격 가동돼 비핵화 시간표와 종전선언 등 세부 쟁점 사항들을 논의해나가는 구조다.

특히 주목되는 건 조만간 구축될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와 북한의 카운터파트간의 '빈 채널'이다. 연내 종전선언과 2021년 1월 비핵화 시한 등 빡빡한 일정표를 감안하면 협상은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이고, 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내 종전선언의 실현 여부도 빈에서의 담판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빈에서 비건 대표와 마주할 북한의 협상 대표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꼽힌다. 북미 협상에 잔뼈가 굵은 최선희 부상은 6자회담에서 잔뼈가 굵은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는 성 김 주필리핀 대사와 의제 협상 등을 벌이기도 했다.

반면 지난달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임명된 비건 대표는 북미 협상에서는 이번이 사실상 데뷔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권을 위임받아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북핵 담판에는 최적임자인 셈이다.


관건은 현재의 국면을 얼마나 빨리 2차 북미 정상회담-종전선언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느냐 하는 비핵화 담판의 성공 여부와 속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 중간선거 이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할지가 핵심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미국 내 대북 회의론을 불식시키고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만큼의 '북핵 절충안'만 마련된다면 얼마든지 10월 중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할 수 있고, 결단 여부에 따라 충분히 연내 종전선언도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북미협상이 지지부진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중간선거를 넘길 경우 북미 협상은 상당기간 표류하며 연내 종전선언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남북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 평화 구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에 이은 다음주 한미 정상회담과 북미 고위급 회동, 여기에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빅딜을 만들어낼 빈 북미 실무협상까지,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들어내기 위한 남북미의 외교전이 중대한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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