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빌보드보다 막강했던 ‘길보드’는 어디로 갔을까?

입력 2018.09.22 (07:03) 수정 2018.09.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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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에 나갔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음악이 나오더라고요. 길에서 제 노래를 팔고 있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기절했습니다."

1996년 방영한 KBS 드라마 '첫사랑'의 삽입곡, '존재의 이유'를 부른 가수 김종환의 이야기입니다. '존재의 이유'는 길거리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당시 최고 시청률 65%를 찍은 드라마 '첫사랑'의 삽입곡이 됐고, 김종환은 그 덕분에 15년 무명 생활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80~90년대 길거리 리어카에서 판매하던 노래를 '길보드'라고 하는데요.

가수 김현정은 1996년에 녹음한 '그녀와의 이별'로 길보드 인기 스타가 돼 1998년 방송에 데뷔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가수 하니의 '위아래' 무대 영상이 유튜브에서 뒤늦게 화제가 돼 음원 차트를 역주행한 그룹 EXID와 같은 경우인데요.

당시 길보드에서 울려 퍼지던 노래들, 이른바 길보드 차트는 요즘으로 치면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실시간 인기 차트와 같았습니다.

종로의 한 음반 판매점 사장 황승수 씨는 "어쩌면 지금의 음원 사이트보다도 더 정확하게 그 시대 인기 곡을 알려줬다"고 길보드 차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황승수 씨는 "길보드 음반들은 확실히 음질이 떨어졌다. 하지만 길보드 음반에는 당시 최고의 노래만 자유롭게 집어넣을 수 있었다. 그 당시 자유롭게 듣지 못했던 일본 가요들과 금지곡도 담겼다. 소비자들이 찾는 음반은 길거리에 10배는 더 많았다"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음악을 듣는 매체가 바뀌고, 저작권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불법 복제 음반 단속이 심해지면서 길보드는 점차 사라지게 됐는데요.

여전히 길거리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음반을 파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길보드의 추억이 남아있는 종로의 한 음반 가게를 가봤습니다. 그곳에는 핸드폰으로 음악 듣는 것이 서투른 세대를 위한 USB 음반이 나와 있었고, 길보드를 추억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들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한때 가수들의 역주행 신화를 이끌었던 길보드의 추억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K스타 강이향 kbs.2fr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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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9-22 10: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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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에 나갔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음악이 나오더라고요. 길에서 제 노래를 팔고 있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기절했습니다." 1996년 방영한 KBS 드라마 '첫사랑'의 삽입곡, '존재의 이유'를 부른 가수 김종환의 이야기입니다. '존재의 이유'는 길거리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당시 최고 시청률 65%를 찍은 드라마 '첫사랑'의 삽입곡이 됐고, 김종환은 그 덕분에 15년 무명 생활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80~90년대 길거리 리어카에서 판매하던 노래를 '길보드'라고 하는데요. 가수 김현정은 1996년에 녹음한 '그녀와의 이별'로 길보드 인기 스타가 돼 1998년 방송에 데뷔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가수 하니의 '위아래' 무대 영상이 유튜브에서 뒤늦게 화제가 돼 음원 차트를 역주행한 그룹 EXID와 같은 경우인데요. 당시 길보드에서 울려 퍼지던 노래들, 이른바 길보드 차트는 요즘으로 치면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실시간 인기 차트와 같았습니다. 종로의 한 음반 판매점 사장 황승수 씨는 "어쩌면 지금의 음원 사이트보다도 더 정확하게 그 시대 인기 곡을 알려줬다"고 길보드 차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황승수 씨는 "길보드 음반들은 확실히 음질이 떨어졌다. 하지만 길보드 음반에는 당시 최고의 노래만 자유롭게 집어넣을 수 있었다. 그 당시 자유롭게 듣지 못했던 일본 가요들과 금지곡도 담겼다. 소비자들이 찾는 음반은 길거리에 10배는 더 많았다"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음악을 듣는 매체가 바뀌고, 저작권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불법 복제 음반 단속이 심해지면서 길보드는 점차 사라지게 됐는데요. 여전히 길거리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음반을 파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길보드의 추억이 남아있는 종로의 한 음반 가게를 가봤습니다. 그곳에는 핸드폰으로 음악 듣는 것이 서투른 세대를 위한 USB 음반이 나와 있었고, 길보드를 추억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들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한때 가수들의 역주행 신화를 이끌었던 길보드의 추억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K스타 강이향 kbs.2fr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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