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하나에 5천만 원?…사설 수목장 ‘난립’

입력 2018.09.23 (21:11) 수정 2018.09.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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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례문화가 화장 위주로 바뀌면서 고인의 유골을 모시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나무 곁에 고인을 모시는 수목장의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부실하거나 지나치게 비싼 사설 수목장이 난립하고 있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푸른 소나무 숲 사이, 사람들이 자리를 펴고 모여 있습니다.

나무 한 그루 앞에 소박하게 상을 차렸습니다.

[강민정/세종특별자치시: "아빠가 좋아하는 커피도 있고 견과류도 있고, 맛있게 드세요."]

숲속 캠핑장처럼 보이는 이 곳은 수목장림입니다.

3년 전부터 화장률이 80%를 넘으면서 자연친화적인 수목장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김선자, 손수연/경기도 동두천시 : "물도 잘 빠질거같고. 비가 많이와도 걱정이 안돼요. 또 저렴하잖아요 비용이."]

실제 공설 수목장림의 안치 비용은 70만 원 부터 시작해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런 숲은 전국에 5곳 뿐.

잔디밭 등을 활용한 소규모 시설도 국공립은 50여 곳 뿐입니다.

[하경수/산림청 산림복지정책과 : "수요가 너무 폭발적으로 증가를 하다보니까 한 2년 후 정도 되면은 지금 여기에 있는 추모목들이 모두 분양이 완료가 될 것으로..."]

이렇다보니 사설 수목장이 여기저기 생겨났습니다.

부르는 게 값이거나 관리 부실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기도 양주의 한 수목장 추모원.

가격이 3백만 원부터인데, 여러 명을 함께 모시겠다고 하니 수천만원대 나무를 소개합니다.

[추모원 관계자/음성변조: "이게 이제 오천만원 짜리. 지금 천오백만원짜리 4분 모실수 있는 나무가 있는데 가계약까지는 진행을 하고 가시는게 제일 좋아요."]

또 다른 사설 추모원.

잡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지나다니기도 힘이 듭니다.

허가가 취소돼 방치된 겁니다.

[해당 추모원 피해자/음성변조: "어느 순간에 (추모원이) 경매 비슷하게...문이 잠겨있더라고요."]

무허가 시설인 이 곳은 아예 운영을 중단해 버렸습니다.

["(예전에 지금 모셔진 분들이 좀 계시던데 그분들은 어떻게 되는거에요?) 글쎄요. 그건 제가 오기전 일이라"]

난립하는 사설 수목장의 폐해는 고스란히 유가족에게 돌아가는 상황,

산림청은 2022년까지 공공 수목장림을 50곳까지 늘리고, 운영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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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 하나에 5천만 원?…사설 수목장 ‘난립’
    • 입력 2018-09-23 21:12:34
    • 수정2018-09-23 22:03:58
    뉴스 9
[앵커]

장례문화가 화장 위주로 바뀌면서 고인의 유골을 모시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나무 곁에 고인을 모시는 수목장의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부실하거나 지나치게 비싼 사설 수목장이 난립하고 있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푸른 소나무 숲 사이, 사람들이 자리를 펴고 모여 있습니다.

나무 한 그루 앞에 소박하게 상을 차렸습니다.

[강민정/세종특별자치시: "아빠가 좋아하는 커피도 있고 견과류도 있고, 맛있게 드세요."]

숲속 캠핑장처럼 보이는 이 곳은 수목장림입니다.

3년 전부터 화장률이 80%를 넘으면서 자연친화적인 수목장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김선자, 손수연/경기도 동두천시 : "물도 잘 빠질거같고. 비가 많이와도 걱정이 안돼요. 또 저렴하잖아요 비용이."]

실제 공설 수목장림의 안치 비용은 70만 원 부터 시작해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런 숲은 전국에 5곳 뿐.

잔디밭 등을 활용한 소규모 시설도 국공립은 50여 곳 뿐입니다.

[하경수/산림청 산림복지정책과 : "수요가 너무 폭발적으로 증가를 하다보니까 한 2년 후 정도 되면은 지금 여기에 있는 추모목들이 모두 분양이 완료가 될 것으로..."]

이렇다보니 사설 수목장이 여기저기 생겨났습니다.

부르는 게 값이거나 관리 부실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기도 양주의 한 수목장 추모원.

가격이 3백만 원부터인데, 여러 명을 함께 모시겠다고 하니 수천만원대 나무를 소개합니다.

[추모원 관계자/음성변조: "이게 이제 오천만원 짜리. 지금 천오백만원짜리 4분 모실수 있는 나무가 있는데 가계약까지는 진행을 하고 가시는게 제일 좋아요."]

또 다른 사설 추모원.

잡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지나다니기도 힘이 듭니다.

허가가 취소돼 방치된 겁니다.

[해당 추모원 피해자/음성변조: "어느 순간에 (추모원이) 경매 비슷하게...문이 잠겨있더라고요."]

무허가 시설인 이 곳은 아예 운영을 중단해 버렸습니다.

["(예전에 지금 모셔진 분들이 좀 계시던데 그분들은 어떻게 되는거에요?) 글쎄요. 그건 제가 오기전 일이라"]

난립하는 사설 수목장의 폐해는 고스란히 유가족에게 돌아가는 상황,

산림청은 2022년까지 공공 수목장림을 50곳까지 늘리고, 운영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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