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송편’ 있고 ‘대이동’ 없다…남과 북의 추석, 어떻게 다를까

입력 2018.09.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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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먹을 때 식초를 육수에 뿌리면 맛을 버립니다. 면에 뿌려야 합니다.”

요즘 ‘핫하다는’ 평양 옥류관 직원의 ‘냉면 먹는 법’입니다. 분단의 세월을 겪으며 남과 북의 문화는 같은 듯 다른 모습입니다.

추석과 함께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 특히 올해는 주말 연휴와 대체휴일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명절 풍경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북한의 추석 명절은 어떨까요?

북한도 추석이 민족 최대 명절? “아닙니다”
북한의 명절은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태양절과 창건 기념일 등 각종 기념일과 국경일을 말하는 ‘국가 명절’, 그리고 추석과 설날, 단오와 같은 ‘민속 명절’로 나뉩니다.

북한에서는 과거 음력설과 추석 등 민속 명절을 ‘봉건 잔재’로 규정하고 폐지했으나, 1988년에 이르러서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여전히 민속명절보다는 국가 명절이 더 중요한 날로 평가됩니다.

연휴, 민족대이동? “없습니다”
명절이 시작되면 남한의 도로는 곳곳에서 정체를 빚습니다. TV와 라디오에서는 고향 가는 길 교통정보가 이어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몇 시간 걸리는지가 주요 뉴스로 보도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북한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추석 명절에 3일씩 쉬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당일만 쉬기 때문에 ‘연휴’가 없습니다.


또한, 열악한 교통 환경과 다른 지역 이동 시 통행증이 필요하므로 ‘민족 대이동’ 역시 없습니다.

남한 송편보다 2~3배 큰 왕송편에 '노치'는 무엇?

추석 음식은 어떨까요? 송편은 북한에도 있습니다. 다만 남한의 송편보다 2~3배 크고 팥 소를 많이 사용합니다.

북한의 추석 음식으로 '노치'가 유명합니다. 노치는 찹쌀가루와 엿기름 등을 이용해 기름에 지져 만드는 음식입니다.

(남(아래)과 북(위)의 차례상, 사진출처 : 한국문화재재단)(남(아래)과 북(위)의 차례상, 사진출처 : 한국문화재재단)

차례상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문화재재단 한국의 집에 따르면, 남한과 북한은 네 줄로 음식을 진설한다는 점은 같지만, 세부적인 음식 구성은 다릅니다.

남한에서는 귀신을 물리친다고 하는 수수와 팥으로 만든 떡을 상에 올리고, 문어, 임연수어, 가자미처럼 현지에서 많이 나는 작물과 어류를 활용해 상을 차립니다.

또 북한에서는 과일을 깎지 않고 상에 올리고, 사탕과 과자도 올리는 등 남한보다는 자유로운 모습입니다.

추석 날 아침 차례 대신 성묘를 하러 가는 것 역시 차이점입니다.


널뛰기, 씨름 등 민속놀이 “있습니다.”


추석 날 씨름과 널뛰기, 그네뛰기 등 민속놀이 즐기는 건 남한보다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매년 추석 당일에 '대황소상 씨름대회'를 개최하는데, 지난해 우승자인 조명진 선수는 신의주 신발공장 노동자로, 2015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유명해졌습니다. 남한에서 씨름은 프로선수들이 하는 것과 달리, 북에서는 민속놀이로 즐기는 모습입니다.

남과 북의 추석 풍경, 아직은 '닮은 듯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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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송편’ 있고 ‘대이동’ 없다…남과 북의 추석, 어떻게 다를까
    • 입력 2018-09-24 08:04:03
    문화
“냉면 먹을 때 식초를 육수에 뿌리면 맛을 버립니다. 면에 뿌려야 합니다.”

요즘 ‘핫하다는’ 평양 옥류관 직원의 ‘냉면 먹는 법’입니다. 분단의 세월을 겪으며 남과 북의 문화는 같은 듯 다른 모습입니다.

추석과 함께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 특히 올해는 주말 연휴와 대체휴일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명절 풍경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북한의 추석 명절은 어떨까요?

북한도 추석이 민족 최대 명절? “아닙니다”
북한의 명절은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태양절과 창건 기념일 등 각종 기념일과 국경일을 말하는 ‘국가 명절’, 그리고 추석과 설날, 단오와 같은 ‘민속 명절’로 나뉩니다.

북한에서는 과거 음력설과 추석 등 민속 명절을 ‘봉건 잔재’로 규정하고 폐지했으나, 1988년에 이르러서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여전히 민속명절보다는 국가 명절이 더 중요한 날로 평가됩니다.

연휴, 민족대이동? “없습니다”
명절이 시작되면 남한의 도로는 곳곳에서 정체를 빚습니다. TV와 라디오에서는 고향 가는 길 교통정보가 이어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몇 시간 걸리는지가 주요 뉴스로 보도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북한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추석 명절에 3일씩 쉬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당일만 쉬기 때문에 ‘연휴’가 없습니다.


또한, 열악한 교통 환경과 다른 지역 이동 시 통행증이 필요하므로 ‘민족 대이동’ 역시 없습니다.

남한 송편보다 2~3배 큰 왕송편에 '노치'는 무엇?

추석 음식은 어떨까요? 송편은 북한에도 있습니다. 다만 남한의 송편보다 2~3배 크고 팥 소를 많이 사용합니다.

북한의 추석 음식으로 '노치'가 유명합니다. 노치는 찹쌀가루와 엿기름 등을 이용해 기름에 지져 만드는 음식입니다.

(남(아래)과 북(위)의 차례상, 사진출처 : 한국문화재재단)
차례상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문화재재단 한국의 집에 따르면, 남한과 북한은 네 줄로 음식을 진설한다는 점은 같지만, 세부적인 음식 구성은 다릅니다.

남한에서는 귀신을 물리친다고 하는 수수와 팥으로 만든 떡을 상에 올리고, 문어, 임연수어, 가자미처럼 현지에서 많이 나는 작물과 어류를 활용해 상을 차립니다.

또 북한에서는 과일을 깎지 않고 상에 올리고, 사탕과 과자도 올리는 등 남한보다는 자유로운 모습입니다.

추석 날 아침 차례 대신 성묘를 하러 가는 것 역시 차이점입니다.


널뛰기, 씨름 등 민속놀이 “있습니다.”


추석 날 씨름과 널뛰기, 그네뛰기 등 민속놀이 즐기는 건 남한보다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매년 추석 당일에 '대황소상 씨름대회'를 개최하는데, 지난해 우승자인 조명진 선수는 신의주 신발공장 노동자로, 2015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유명해졌습니다. 남한에서 씨름은 프로선수들이 하는 것과 달리, 북에서는 민속놀이로 즐기는 모습입니다.

남과 북의 추석 풍경, 아직은 '닮은 듯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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