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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나를 찾아주세요”…‘무적자’ 신원 회복기
입력 2018.09.26 (08:29) 수정 2018.09.26 (09:09)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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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나를 찾아주세요”…‘무적자’ 신원 회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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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주민등록증입니다.

만17세 이상 국민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죠.

은행은 물론 각종 신분을 확인할 때 시도때도 없이 요구받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런 신분증이 없이 유령처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종 상태로 자신이 누군지 잊어버렸거나, 출생신고 자체가 안돼 있는 경우라고 하는데요,

이들이 신원을 회복하는 현장을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리포트]

추석을 맞이해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송편을 빚고, 윳놀이도 하면서 명절 분위기를 내 봅니다.

[임OO/은혜의집 이용자 : "명절을 맞이해서 이런 자리 해주니까 고맙고 즐겁습니다."]

거리를 떠돌다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노숙인 재활시설인데요.

가족은 커녕, 자신의 신원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정수현/은혜의집 사회복지계장 : "주거지가 없고 생계 수단을 잃으신 분들이 들어와서 생활하시는 시설인데요. 자신의 이름도 모르고 자기가 누군지 신원을 모르시는 분들도 여기서 많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주택가 6개월 전부터 이 골목 안에서 배회하며 생활하는 한 여성이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왔다가 갔다가 돌아다니고 그러더라고. 밤에는 주차장 있는 데서 상자 깔아놓고 거기서 자고…."]

주민들의 민원으로 구청에서 나와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본인의 이름조차 잘 모르는 상태.

구청의 요청으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추워지면 여기 있으면 안 되잖아요. 어디 쉴 데 있는지 가봐야지. 집에 안 가실 거예요? 집 어딘지 몰라요? (몰라요)."]

결국 지문을 찍어 신분을 확인하기로 하는데요.

채취한 10개의 지문으로 조회를 해보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지문을 채취해서 이름을 찾았고 이름을 찾은 다음에 구청에 통보해서 저희가 지금 가족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실종 신고는 되어 있지 않은 상태, 먼저 가족에게 연락 후, 조치를 취하기로 했는데요.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가족이 찾고 있는 건지 그것부터 먼저 확인을 해야 하니까. (확인 후) 저희가 안전하게 모셔서 치료까지 받게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실종신고로 사망 처리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는 치매나 지적장애, 정신장애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신원조차 잊은 채 거리를 떠도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예전에는 작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서 자기 이름을 알 정도는 됐어도 나중에 그걸 치료를 안 받고 계속 노숙 생활을 하다 보면 그게 더 진행이 돼서 아예 자기 이름도 모르고….]

문제는 이들이 신원이 없이 살아가기 때문에 어떤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김경일/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 "국민기초생활보장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고 누구나 아프면 병원에 가는데 의료보험, 국민건강보험에 따른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그런 불편이 있을 수 있고요."]

하지만, 신원을 찾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김순덕 할머니는 지난해 추석.

무려 37년 만에 가족과 재회했습니다.

재회 당시 영상인데요.

37년만에 만난 형제가 반갑기만 한 가족들.

["오빠 알겠냐? (오빠. 오빠 알아. 오빠.)"]

함께 모여 재회의 기쁨을 나눕니다.

거리를 떠돌다 시설에 입소하게 된 김순덕 할머니.

그 당시에는 지문을 조회해도 가족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국영주/은혜의집 사회복지과장 : "지문도 안 나오고 주소지도 모르고 본인 이름과 생년월일조차 기억을 못 하셔서 가족들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지난해, 시설에 있는 분들의 지문들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가족을 찾게 됐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가족들은 지난 수십년간 김순덕 씨를 애타게 찾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김순애/김순덕 씨 동생 : "실종신고를 하고 몇달 며칠을 찾고 그랬는데 못 찾았어요. 경찰서마다 다 신고해놓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도 언니를 못 잊고 돌아가시더라고요."]

가족과의 재회 이후, 자신의 이름도 되찾고 신분을 회복한 김순덕 할머니.

형제들과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는데요.

[김순애/김순덕 씨 동생 언니 : "잘 있었어? (잘 있었어?) 고마워 언니. 이렇게 살아있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하지만, 실종 상태가 아니라 아예 신원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앳된 얼굴의 김제헌 씨. 처음 시설에 들어올 때 나이와 이름밖에 기억하는 게 없었습니다.

[국영주/은혜의집 사회복지과장 : "본인이 95년생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정신장애가 있다 보니까 맨 처음에는 진짜 아무것도 말씀 못 하셨어요."]

지문조회도 해봤지만 좀처럼 신원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김제헌/올해 초 신원 회복 : "처음 만날 때 지문도 찍고 그랬어요. 찍었는데 안 나왔나 봐요. 다시 또 하고 또 하고 (그래도) 안 나왔나 봐요."]

신분증이 없어 병원도 갈 수 없고, 뭘 배울 수도 없었다는 김 씨는 주변 도움으로 1년간의 노력 끝에 주민등록증을 갖게 됐습니다.

["(신분증 만드니까 어떠세요?) 좋아요."]

[국영주/은혜의집 사회복지과장 : "통장을 바로 발급을 했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직업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거기서 나오는 조금이지만 작업비 받아서 본인 통장으로 넣고. 본인 아프면 가서 주민등록번호만 대면 바로 병원 치료를 받을 수가 있어요."]

이처럼 살아있지만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거나 실종, 혹은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는 이른바 '유령 국민'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고 있는데요.

[김경일/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 "대한 법률구조공단에서 전국적으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수행 사건이 300건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고요. 정확한 무적자 수 파악에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신분을 찾는 과정은 복잡하고 오래 걸려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가까운 경찰서나 지자체, 구청 이런 데 전화를 하시든가 찾아가시면 다 도와드릴 수가 있으니까 주저하지 마시고 바로 도움을 요청하시면….]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대법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실종 선고로 사망 처리된 사람은 연평균 1700명이라고 합니다.
  • [뉴스 따라잡기] “나를 찾아주세요”…‘무적자’ 신원 회복기
    • 입력 2018.09.26 (08:29)
    • 수정 2018.09.26 (09:09)
    아침뉴스타임
[뉴스 따라잡기] “나를 찾아주세요”…‘무적자’ 신원 회복기
[기자]

주민등록증입니다.

만17세 이상 국민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죠.

은행은 물론 각종 신분을 확인할 때 시도때도 없이 요구받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런 신분증이 없이 유령처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종 상태로 자신이 누군지 잊어버렸거나, 출생신고 자체가 안돼 있는 경우라고 하는데요,

이들이 신원을 회복하는 현장을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리포트]

추석을 맞이해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송편을 빚고, 윳놀이도 하면서 명절 분위기를 내 봅니다.

[임OO/은혜의집 이용자 : "명절을 맞이해서 이런 자리 해주니까 고맙고 즐겁습니다."]

거리를 떠돌다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노숙인 재활시설인데요.

가족은 커녕, 자신의 신원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정수현/은혜의집 사회복지계장 : "주거지가 없고 생계 수단을 잃으신 분들이 들어와서 생활하시는 시설인데요. 자신의 이름도 모르고 자기가 누군지 신원을 모르시는 분들도 여기서 많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주택가 6개월 전부터 이 골목 안에서 배회하며 생활하는 한 여성이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왔다가 갔다가 돌아다니고 그러더라고. 밤에는 주차장 있는 데서 상자 깔아놓고 거기서 자고…."]

주민들의 민원으로 구청에서 나와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본인의 이름조차 잘 모르는 상태.

구청의 요청으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추워지면 여기 있으면 안 되잖아요. 어디 쉴 데 있는지 가봐야지. 집에 안 가실 거예요? 집 어딘지 몰라요? (몰라요)."]

결국 지문을 찍어 신분을 확인하기로 하는데요.

채취한 10개의 지문으로 조회를 해보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지문을 채취해서 이름을 찾았고 이름을 찾은 다음에 구청에 통보해서 저희가 지금 가족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실종 신고는 되어 있지 않은 상태, 먼저 가족에게 연락 후, 조치를 취하기로 했는데요.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가족이 찾고 있는 건지 그것부터 먼저 확인을 해야 하니까. (확인 후) 저희가 안전하게 모셔서 치료까지 받게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실종신고로 사망 처리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는 치매나 지적장애, 정신장애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신원조차 잊은 채 거리를 떠도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예전에는 작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서 자기 이름을 알 정도는 됐어도 나중에 그걸 치료를 안 받고 계속 노숙 생활을 하다 보면 그게 더 진행이 돼서 아예 자기 이름도 모르고….]

문제는 이들이 신원이 없이 살아가기 때문에 어떤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김경일/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 "국민기초생활보장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고 누구나 아프면 병원에 가는데 의료보험, 국민건강보험에 따른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그런 불편이 있을 수 있고요."]

하지만, 신원을 찾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김순덕 할머니는 지난해 추석.

무려 37년 만에 가족과 재회했습니다.

재회 당시 영상인데요.

37년만에 만난 형제가 반갑기만 한 가족들.

["오빠 알겠냐? (오빠. 오빠 알아. 오빠.)"]

함께 모여 재회의 기쁨을 나눕니다.

거리를 떠돌다 시설에 입소하게 된 김순덕 할머니.

그 당시에는 지문을 조회해도 가족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국영주/은혜의집 사회복지과장 : "지문도 안 나오고 주소지도 모르고 본인 이름과 생년월일조차 기억을 못 하셔서 가족들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지난해, 시설에 있는 분들의 지문들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가족을 찾게 됐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가족들은 지난 수십년간 김순덕 씨를 애타게 찾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김순애/김순덕 씨 동생 : "실종신고를 하고 몇달 며칠을 찾고 그랬는데 못 찾았어요. 경찰서마다 다 신고해놓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도 언니를 못 잊고 돌아가시더라고요."]

가족과의 재회 이후, 자신의 이름도 되찾고 신분을 회복한 김순덕 할머니.

형제들과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는데요.

[김순애/김순덕 씨 동생 언니 : "잘 있었어? (잘 있었어?) 고마워 언니. 이렇게 살아있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하지만, 실종 상태가 아니라 아예 신원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앳된 얼굴의 김제헌 씨. 처음 시설에 들어올 때 나이와 이름밖에 기억하는 게 없었습니다.

[국영주/은혜의집 사회복지과장 : "본인이 95년생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정신장애가 있다 보니까 맨 처음에는 진짜 아무것도 말씀 못 하셨어요."]

지문조회도 해봤지만 좀처럼 신원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김제헌/올해 초 신원 회복 : "처음 만날 때 지문도 찍고 그랬어요. 찍었는데 안 나왔나 봐요. 다시 또 하고 또 하고 (그래도) 안 나왔나 봐요."]

신분증이 없어 병원도 갈 수 없고, 뭘 배울 수도 없었다는 김 씨는 주변 도움으로 1년간의 노력 끝에 주민등록증을 갖게 됐습니다.

["(신분증 만드니까 어떠세요?) 좋아요."]

[국영주/은혜의집 사회복지과장 : "통장을 바로 발급을 했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직업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거기서 나오는 조금이지만 작업비 받아서 본인 통장으로 넣고. 본인 아프면 가서 주민등록번호만 대면 바로 병원 치료를 받을 수가 있어요."]

이처럼 살아있지만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거나 실종, 혹은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는 이른바 '유령 국민'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고 있는데요.

[김경일/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 "대한 법률구조공단에서 전국적으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수행 사건이 300건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고요. 정확한 무적자 수 파악에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신분을 찾는 과정은 복잡하고 오래 걸려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이철한/인천경찰청 광역과학수사2팀 경위 : "가까운 경찰서나 지자체, 구청 이런 데 전화를 하시든가 찾아가시면 다 도와드릴 수가 있으니까 주저하지 마시고 바로 도움을 요청하시면….]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대법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실종 선고로 사망 처리된 사람은 연평균 1700명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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