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유엔총회장에 아기가 나타났다!

입력 2018.09.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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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딸 네베. 아기를 안고 있는 남성은 총리 배우자인 클라크 게이포드.

현지시간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 넬슨 만델라 평화 정상회의장. 회의장에 모인 세계 정상들과 미디어의 시선이 갑자기 한 곳에 쏠렸다.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생후 3개월의 뉴질랜드 아기 '네베 테 아로하',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딸이다. 넬슨 만델라 평화회담의 뉴질랜드 연설자로 국제정치 무대에 첫 데뷔를 하는 엄마를 응원하러 왔다. 네베에게도 역시 생애 첫 국제 데뷔였다. 네베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경청하거나 지루한 표정을 짓기도 하면서 엄마의 연설을 지켜봤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현지시간 24일 넬슨만델라 평화 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현지시간 24일 넬슨만델라 평화 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재신다 아던 총리는 6월 아기를 출산한 뒤 6주 만에 국정에 복귀했다. 뉴질랜드 총리로는 처음으로, 전세계에선 두 번째로 재임 중 아기를 낳았다. 업무 중에도 종종 네베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장면이 포착됐을 정도로 모유 수유에도 애착이 크다.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비롯한 순방 일정에 아기 동행을 결정한 것도 수유 때문이다. 지난달 출산 휴가 후 복귀하는 자리에서 이미 그녀는 유엔 총회에 딸 네베와 현재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배우자 클라크 게이포드를 대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빠 무릎에서 엄마의 연설을 사뭇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 아기 네베아빠 무릎에서 엄마의 연설을 사뭇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 아기 네베

이렇게 아기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그녀의 '아기 사랑'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달 초 나우루에서 열리는 태평양도서국포럼에 뉴질랜드 총리가 참석하는 일정이 잡혔는데, 외무장관과 뉴질랜드 대표단 등은 사흘간 참석하지만, 아던 총리는 하루만 참석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아기의 면역력 때문에 나우루공화국에 아기를 데려갈 수 없다는 게 총리의 일정 축소 이유였다. 회의도 놓치지 않으면서 딸과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으로 총리가 '당일치기' 순방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전용기는 일단 대표단을 태우고 나우루로 이동했다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 아던 총리를 태우고 나우루로 향해는 일정을 반복해야 한다. 전용기 보잉 757기 운용 비용만 최대 7천3백여 만원으로 추산돼 아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전용기를 띄워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구설이 돌았다. 아던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 문제, 태평양 국가들과의 관계 등을 모두 고려한 결정이었다"면서도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포드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네베의 모조 UN 출입 아이디 카드. ‘뉴질랜드 퍼스트 베이비’라고 적혀있다.게이포드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네베의 모조 UN 출입 아이디 카드. ‘뉴질랜드 퍼스트 베이비’라고 적혀있다.

이번 유엔총회에 아던 총리는 아기 뿐 아니라 자신이 업무를 보는 동안 육아를 맡아줄 아기 아빠까지 데려왔다. 지난 번 혈세 논란을 의식했는지 아던 총리는 언론에 "이번 게이포드의 여행 경비는 본인이 부담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방송 진행자였다가 딸 출산 후 육아휴직에 들어간 게이포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3개월 된 신생아의 유엔 출입 아이디 카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유엔 사무국 측이 신생아를 위해 특별히 발급한 '출입카드'에는 '뉴질랜드 퍼스트 베이비'라고 쓰여있었다. 게이포드는 "어제 네베의 기저귀를 갈아주던 중 회의실로 들어온 일본 대표단의 놀란 표정을 찍었어야 했는데"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유엔총회에 아기를 동행한 것과 관련해 뉴질랜드 총리실 측은 "이번 해외 출장에 아기와 동행한 것은 매우 실용적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총장 대변인은 "워킹맘보다 나라를 대표할 더 훌륭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면서 "세계 정상급 지도자의 5%만이 여성이기 때문에 아기의 동행을 더 크게 환영할 필요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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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6 17: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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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딸 네베. 아기를 안고 있는 남성은 총리 배우자인 클라크 게이포드.

현지시간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 넬슨 만델라 평화 정상회의장. 회의장에 모인 세계 정상들과 미디어의 시선이 갑자기 한 곳에 쏠렸다.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생후 3개월의 뉴질랜드 아기 '네베 테 아로하',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딸이다. 넬슨 만델라 평화회담의 뉴질랜드 연설자로 국제정치 무대에 첫 데뷔를 하는 엄마를 응원하러 왔다. 네베에게도 역시 생애 첫 국제 데뷔였다. 네베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경청하거나 지루한 표정을 짓기도 하면서 엄마의 연설을 지켜봤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현지시간 24일 넬슨만델라 평화 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재신다 아던 총리는 6월 아기를 출산한 뒤 6주 만에 국정에 복귀했다. 뉴질랜드 총리로는 처음으로, 전세계에선 두 번째로 재임 중 아기를 낳았다. 업무 중에도 종종 네베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장면이 포착됐을 정도로 모유 수유에도 애착이 크다.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비롯한 순방 일정에 아기 동행을 결정한 것도 수유 때문이다. 지난달 출산 휴가 후 복귀하는 자리에서 이미 그녀는 유엔 총회에 딸 네베와 현재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배우자 클라크 게이포드를 대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빠 무릎에서 엄마의 연설을 사뭇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 아기 네베
이렇게 아기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그녀의 '아기 사랑'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달 초 나우루에서 열리는 태평양도서국포럼에 뉴질랜드 총리가 참석하는 일정이 잡혔는데, 외무장관과 뉴질랜드 대표단 등은 사흘간 참석하지만, 아던 총리는 하루만 참석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아기의 면역력 때문에 나우루공화국에 아기를 데려갈 수 없다는 게 총리의 일정 축소 이유였다. 회의도 놓치지 않으면서 딸과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으로 총리가 '당일치기' 순방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전용기는 일단 대표단을 태우고 나우루로 이동했다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 아던 총리를 태우고 나우루로 향해는 일정을 반복해야 한다. 전용기 보잉 757기 운용 비용만 최대 7천3백여 만원으로 추산돼 아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전용기를 띄워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구설이 돌았다. 아던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 문제, 태평양 국가들과의 관계 등을 모두 고려한 결정이었다"면서도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포드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네베의 모조 UN 출입 아이디 카드. ‘뉴질랜드 퍼스트 베이비’라고 적혀있다.
이번 유엔총회에 아던 총리는 아기 뿐 아니라 자신이 업무를 보는 동안 육아를 맡아줄 아기 아빠까지 데려왔다. 지난 번 혈세 논란을 의식했는지 아던 총리는 언론에 "이번 게이포드의 여행 경비는 본인이 부담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방송 진행자였다가 딸 출산 후 육아휴직에 들어간 게이포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3개월 된 신생아의 유엔 출입 아이디 카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유엔 사무국 측이 신생아를 위해 특별히 발급한 '출입카드'에는 '뉴질랜드 퍼스트 베이비'라고 쓰여있었다. 게이포드는 "어제 네베의 기저귀를 갈아주던 중 회의실로 들어온 일본 대표단의 놀란 표정을 찍었어야 했는데"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유엔총회에 아기를 동행한 것과 관련해 뉴질랜드 총리실 측은 "이번 해외 출장에 아기와 동행한 것은 매우 실용적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총장 대변인은 "워킹맘보다 나라를 대표할 더 훌륭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면서 "세계 정상급 지도자의 5%만이 여성이기 때문에 아기의 동행을 더 크게 환영할 필요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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