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친서’ 흔들며 환호한 트럼프, 왜 ‘입구’에서 멈칫하나

입력 2018.09.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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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의 뉴욕발 외교 빅이벤트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북미 대화 국면이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다.

당장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논의도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 협상이 남북 정상회담-한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남북미 정상의 3각 톱다운 외교를 통해 한 달여 만에 다시 본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북미 간 빅딜이 최종 성사되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고, '시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11월 미국 중간 선거라는 결정적 변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까지 흔들며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핵화 시한과 관련해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I don’t want to get into the time game)"고 선을 긋고 나선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은 친서 또 공개.."아름다운 예술작품(beautiful piece of art)" 극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뉴욕 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며 양복 안주머니에서 직접 친서를 꺼내 보였다.

전날 뉴욕에 입성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통해 추가로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이번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소 5번째 친서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의 실물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 방문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장에서도 다시 화두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도중 "김 위원장으로부터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며 자신의 외교적 치적을 과시하는 소재로 활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추가로 공개된 친서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편지", "역사적인 편지"라고 거듭 의미를 부여하고 심지어 "아름다운 예술작품(beautiful piece of art)"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극찬했다.

이달 초 전달된 4번째 친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요청' 메시지 외에 비핵화 실행조치 등과 관련한 김정은 위원장의 '플러스알파(+α)' 메시지가 담겼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비핵화 시간 싸움 않겠다"..'비핵화 시한' 사실상 철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향후 북미 협상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발언도 곳곳에서 쏟아냈다.

먼저, 최대 관심사인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와 시기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는 거래를 원하고 나도 거래를 원한다. 나는 (김 위원장이) 진짜로 이걸(비핵화를) 끝내길 원한다고 믿는다"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아울러 "머지않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 개최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편, "그들은 더 많이 해체할 것이다, 스스로 앞서 나가고 싶진 않지만 여러분이 곧 알게 될 것"이라며 북한발(發) 추가 비핵화 조치가 임박했음을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비핵화 시간표'와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혹은 5개월이 걸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We're not playing the time game. If it takes two years, three years or five months, doesn't matter.)"고 대답했다.

또 "세상의 모든 시간은 나에게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도 "시간 싸움을 하지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공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말, 즉 2021년 1월이라는 비핵화 데드라인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향후 북미 협상에서 마감시한을 설정해 시간에 쫓기듯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미협상을 총괄하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관련해 "10월에 열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후 어느 시점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10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내놓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준비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두 정상이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올바른 여건을 확실히 만들길 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협상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해제' 원칙도 재확인했다.

9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 자격으로 유엔 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을 원하고 있다"고 다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한반도와 역내, 세계의 안전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완전한 준수에 달려 있다"면서 비핵화 진전 때까지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이러한 진전이 계속되게 하려면 비핵화가 일어날 때까지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시행해야 한다"며 "선박 간 옮겨싣기 방식으로 안보리 제재 위반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되살아난 폼페이오 방북 카드..'빅 채널'도 곧 가동될 듯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으로 정점을 찍은 9월 남북미의 숨 가쁜 외교전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10월 방북으로 구체화됐다.

미국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뉴욕 회동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들여 10월 북한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북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 간에 이뤄진 약속 이행에 관련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4차 방북의 성격을 규정했다.

지난달 24일 전격 취소됐던 폼페이오 방북 카드가 되살아나면서 북미 관계는 교착 국면을 벗어나 본격적인 대화 국면으로 재진입하게 됐다. 이에 따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함께 북미 양측의 빅딜 논의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의 4차 방북이 임박해지면서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의 카운터파트가 만나는 북미 실무급 '빈 채널'도 조만간 가동 수순을 밟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악재 쏟아지는 미국 중간선거..남은 변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향후 북미 협상에서 최대한 속도전에 나서겠지만 그렇다고 무리하게 협상에 쫓겨 협상에 임하지는 않겠다는 '속도 조절'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0월 이후'에 무게를 실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내용에 비춰볼 때, 한때 10월 조기 개최설에 힘이 실렸던 2차 북미정상회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11월초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질 공산이 커 보인다.

여기에는 가뜩이나 국내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전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의 외교적 빅이벤트를 추진할 여력이 없다는 점 등 미국 내 정치 상황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일을 불과 41일 앞둔 미국의 중간선거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를 둘러싼 성 추문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극히 불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고, 하원 다수당은 물론 자칫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상원마저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는 선거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중간선거가 최대 관심사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진전 상황만으로도 북미 간 외교적 성과를 내세우기에 충분한 데다, 무리하게 2차 정상회담을 서두르다 돌발 변수라도 생길 경우엔 자칫 역풍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1차 관건은 10월 초로 예상되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결과가 될 전망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어떤 선물 보따리를 얻어내 귀국하느냐, 또 미국은 어떤 '상응 조치'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향후 북미 협상의 속도와 폭이 결정될 거란 관측이다.

미국이 사실상 비핵화 속도 조절 입장을 피력하며 '빅딜의 입구'에서 멈칫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북한의 대응도 주목된다.

연내 서울 답방과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중간선거를 이유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불만을 표출할 수 있고, '속도'를 둘러싼 갈등은 향후 협상에서 다시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된 북한의 입장은 모레(29일) 예정된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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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7 18: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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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의 뉴욕발 외교 빅이벤트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북미 대화 국면이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다.

당장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논의도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 협상이 남북 정상회담-한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남북미 정상의 3각 톱다운 외교를 통해 한 달여 만에 다시 본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북미 간 빅딜이 최종 성사되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고, '시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11월 미국 중간 선거라는 결정적 변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까지 흔들며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핵화 시한과 관련해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I don’t want to get into the time game)"고 선을 긋고 나선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은 친서 또 공개.."아름다운 예술작품(beautiful piece of art)" 극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뉴욕 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며 양복 안주머니에서 직접 친서를 꺼내 보였다.

전날 뉴욕에 입성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통해 추가로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이번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소 5번째 친서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의 실물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 방문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장에서도 다시 화두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도중 "김 위원장으로부터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며 자신의 외교적 치적을 과시하는 소재로 활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추가로 공개된 친서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편지", "역사적인 편지"라고 거듭 의미를 부여하고 심지어 "아름다운 예술작품(beautiful piece of art)"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극찬했다.

이달 초 전달된 4번째 친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요청' 메시지 외에 비핵화 실행조치 등과 관련한 김정은 위원장의 '플러스알파(+α)' 메시지가 담겼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비핵화 시간 싸움 않겠다"..'비핵화 시한' 사실상 철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향후 북미 협상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발언도 곳곳에서 쏟아냈다.

먼저, 최대 관심사인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와 시기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는 거래를 원하고 나도 거래를 원한다. 나는 (김 위원장이) 진짜로 이걸(비핵화를) 끝내길 원한다고 믿는다"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아울러 "머지않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 개최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편, "그들은 더 많이 해체할 것이다, 스스로 앞서 나가고 싶진 않지만 여러분이 곧 알게 될 것"이라며 북한발(發) 추가 비핵화 조치가 임박했음을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비핵화 시간표'와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혹은 5개월이 걸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We're not playing the time game. If it takes two years, three years or five months, doesn't matter.)"고 대답했다.

또 "세상의 모든 시간은 나에게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도 "시간 싸움을 하지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공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말, 즉 2021년 1월이라는 비핵화 데드라인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향후 북미 협상에서 마감시한을 설정해 시간에 쫓기듯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미협상을 총괄하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관련해 "10월에 열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후 어느 시점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10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내놓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준비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두 정상이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올바른 여건을 확실히 만들길 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협상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해제' 원칙도 재확인했다.

9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 자격으로 유엔 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을 원하고 있다"고 다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한반도와 역내, 세계의 안전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완전한 준수에 달려 있다"면서 비핵화 진전 때까지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이러한 진전이 계속되게 하려면 비핵화가 일어날 때까지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시행해야 한다"며 "선박 간 옮겨싣기 방식으로 안보리 제재 위반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되살아난 폼페이오 방북 카드..'빅 채널'도 곧 가동될 듯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으로 정점을 찍은 9월 남북미의 숨 가쁜 외교전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10월 방북으로 구체화됐다.

미국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뉴욕 회동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들여 10월 북한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북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 간에 이뤄진 약속 이행에 관련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4차 방북의 성격을 규정했다.

지난달 24일 전격 취소됐던 폼페이오 방북 카드가 되살아나면서 북미 관계는 교착 국면을 벗어나 본격적인 대화 국면으로 재진입하게 됐다. 이에 따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함께 북미 양측의 빅딜 논의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의 4차 방북이 임박해지면서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의 카운터파트가 만나는 북미 실무급 '빈 채널'도 조만간 가동 수순을 밟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악재 쏟아지는 미국 중간선거..남은 변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향후 북미 협상에서 최대한 속도전에 나서겠지만 그렇다고 무리하게 협상에 쫓겨 협상에 임하지는 않겠다는 '속도 조절'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0월 이후'에 무게를 실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내용에 비춰볼 때, 한때 10월 조기 개최설에 힘이 실렸던 2차 북미정상회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11월초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질 공산이 커 보인다.

여기에는 가뜩이나 국내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전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의 외교적 빅이벤트를 추진할 여력이 없다는 점 등 미국 내 정치 상황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일을 불과 41일 앞둔 미국의 중간선거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를 둘러싼 성 추문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극히 불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고, 하원 다수당은 물론 자칫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상원마저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는 선거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중간선거가 최대 관심사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진전 상황만으로도 북미 간 외교적 성과를 내세우기에 충분한 데다, 무리하게 2차 정상회담을 서두르다 돌발 변수라도 생길 경우엔 자칫 역풍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1차 관건은 10월 초로 예상되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결과가 될 전망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어떤 선물 보따리를 얻어내 귀국하느냐, 또 미국은 어떤 '상응 조치'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향후 북미 협상의 속도와 폭이 결정될 거란 관측이다.

미국이 사실상 비핵화 속도 조절 입장을 피력하며 '빅딜의 입구'에서 멈칫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북한의 대응도 주목된다.

연내 서울 답방과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중간선거를 이유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불만을 표출할 수 있고, '속도'를 둘러싼 갈등은 향후 협상에서 다시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된 북한의 입장은 모레(29일) 예정된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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