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20분 추격’ 만취 운전자 잡아…경찰은 “관할 아닌데?”

입력 2018.09.28 (21:21) 수정 2018.09.28 (22: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추석 연휴, 한 시민이 만취한 운전자를 20여분 간 추격한 끝에 붙잡은 일이 있었습니다.

추격 도중 신고도 했지만, 경찰은 관할 구역을 따지며 떠넘기다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앞에 가는 SUV 차량이 뭔가 이상합니다.

방향 지시등이 계속 깜빡이고 비틀거리며 차선도 지키지 못합니다.

["사고 난다, 사고 난다, 음주운전이다."]

다른 차량과 부딪칠뻔한 아찔한 순간이 계속됩니다.

추석 연휴이던 지난 25일 저녁, 경기도 광명에서 시작된 추격전은 부천까지 20분간 이어졌습니다.

[이성용/음주운전자 잡은 시민 : "바로 여기서 잡게 됐습니다. 음주운전 차량이 앞 차량을 부딪치고 나서 음주운전자를 잡게됐습니다."]

술취해 보이는 운전자는 횡설수설하더니 갑자기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이성용 씨는 200미터를 쫓아가 몸싸움 끝에 음주운전자를 붙잡았습니다.

음주차량을 추격한 건, 다른 보행자와 운전자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 그 한가지 때문이었습니다.

[이성용/경기도 부천시 : "(무섭진 않으셨어요?) 일단 제 머릿속에는 '이 사람 잡아야겠다'는 이 생각밖에는 없어서..."]

추격 중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방금 음주운전 신고했는데 왜 안와요?) 이 핸드폰 번호는 지금 신고 확인이 안되고 있고요."]

바로 앞에 순찰차가 있어 도움을 청했지만 그냥 갔다고 합니다.

[이성용/경기도 부천시 : "또 여기 넘어오니까 소사관할, 그 긴박한 상황에 저는 구역 따지는 게 이해가 안가거든요."]

[경기 부천소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광명사거리에서 신고가 된 것이고요. 그러니까 관할이 다른거죠. 저희 쪽 관할로 넘어오다보니까."]

검거된 음주운전자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44%,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상태였습니다.

타인이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시민이 음주 운전자를 뒤쫓는 동안, 경찰은 관할구역을 따지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시민이 ‘20분 추격’ 만취 운전자 잡아…경찰은 “관할 아닌데?”
    • 입력 2018-09-28 21:27:38
    • 수정2018-09-28 22:19:38
    뉴스 9
[앵커]

지난 추석 연휴, 한 시민이 만취한 운전자를 20여분 간 추격한 끝에 붙잡은 일이 있었습니다.

추격 도중 신고도 했지만, 경찰은 관할 구역을 따지며 떠넘기다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앞에 가는 SUV 차량이 뭔가 이상합니다.

방향 지시등이 계속 깜빡이고 비틀거리며 차선도 지키지 못합니다.

["사고 난다, 사고 난다, 음주운전이다."]

다른 차량과 부딪칠뻔한 아찔한 순간이 계속됩니다.

추석 연휴이던 지난 25일 저녁, 경기도 광명에서 시작된 추격전은 부천까지 20분간 이어졌습니다.

[이성용/음주운전자 잡은 시민 : "바로 여기서 잡게 됐습니다. 음주운전 차량이 앞 차량을 부딪치고 나서 음주운전자를 잡게됐습니다."]

술취해 보이는 운전자는 횡설수설하더니 갑자기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이성용 씨는 200미터를 쫓아가 몸싸움 끝에 음주운전자를 붙잡았습니다.

음주차량을 추격한 건, 다른 보행자와 운전자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 그 한가지 때문이었습니다.

[이성용/경기도 부천시 : "(무섭진 않으셨어요?) 일단 제 머릿속에는 '이 사람 잡아야겠다'는 이 생각밖에는 없어서..."]

추격 중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방금 음주운전 신고했는데 왜 안와요?) 이 핸드폰 번호는 지금 신고 확인이 안되고 있고요."]

바로 앞에 순찰차가 있어 도움을 청했지만 그냥 갔다고 합니다.

[이성용/경기도 부천시 : "또 여기 넘어오니까 소사관할, 그 긴박한 상황에 저는 구역 따지는 게 이해가 안가거든요."]

[경기 부천소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광명사거리에서 신고가 된 것이고요. 그러니까 관할이 다른거죠. 저희 쪽 관할로 넘어오다보니까."]

검거된 음주운전자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44%,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상태였습니다.

타인이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시민이 음주 운전자를 뒤쫓는 동안, 경찰은 관할구역을 따지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