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기준 바꾸자 확 뛴 ‘급여’ 통계…日, 결국 옛 방법 병행

입력 2018.10.07 (16: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통계에 사용되는 원 데이터를 취사 선택해, 이른바 '입맛'에 맞는 통계를 내는 데 대한 논란이 일본에서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제 성과를 강조하는 아베 정권이 GDP 산출 등에 있어 새로운 항목을 추가해 크게 개선된 수치가 나왔다는 주장도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는 등 특히 아베노믹스가 성공적임을 강조하기 위한 임의 통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기준 바꾸자 확 오른 '급여 증가율'

이번에 문제가 된 '통계'는 후생노동성이 매월 조사해 발표하는 '근로통계조사'다.

임금, 노동시간, 고용동향 등을 보여주는 노동 통계로 기본급과 잔업수당 등을 포함한 한 사람당 현금 급여 총액의 지난해 동월 대비 변동률을 보여주는 수치다. 근로자 한 사람이 가져가는 돈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가계의 소득이 어느 정도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아베노믹스에서 궁극적으로 목표로 삼고 있는 소비 증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가계 소비 증대의 동향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통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산출 방법을 바꾸면서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조사 대상은 무작위로 추출한 종업원 5인 이상의 전국 약 3만 3천 개 사업장인데, 그 반수를 점하는 30인 이상 사업소는 2~3년에 한 번씩 조사 대상을 교체했다. 이를 올해부터 1/3씩 바꾸는 것으로 변경하기로 했고, 그 경과 조치로 올해는 1/2을 바꿨다.

도쿄 신문은 그 결과 대기업의 비율이 커지고, 중소기업이 줄어들게 돼 급여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대기업의 높은 임금 수준이 반영돼 통계상 급여가 커졌다는 것. 마이니치 신문은 통계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보정이 필요하지만 이런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현금 급여 총액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5월 2.1% ▽6월 3.3% ▽7월 1.6% ▽ 8월 0.9%를 나타냈다. 과거보다는 크게 높아진 수치였다.

"과거 기준으로도 산출해 병행 공개하라"

올해 들어 예년보다 급격히 높은 급여 증가율을 나타내고, 통계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일본 정부의 통계를 총괄하는 전문가 자문기구인 '통계위원회'는 지난달 바뀐 산출 방법에 의한 통계치와 함께 기존 기준으로 산출한 통계치를 '참고치'로 함께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그 결과 과거 방법대로 통계를 작성한 '참고치'가 공개됐는데 ▽5월 0.3% ▽6월 1.3% ▽7월 0.8% ▽8월 0.8%로 나타나 새로운 산출 방법으로 나온 증가율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6월의 경우 2%p나 차이가 날 정도.

새로운 기준에 따른 ‘공표치’(실선), 과거 기준에 따른 ‘참고치’(점선) - 마이니치 신문새로운 기준에 따른 ‘공표치’(실선), 과거 기준에 따른 ‘참고치’(점선) - 마이니치 신문

전문가 사이에서는 "일반인이 계속성을 전혀 알지 못한다. 기준 변경으로 증가율이 크게 높아질 경우 이를 확실하게 나타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리포트] 기준 바꾸자 확 뛴 ‘급여’ 통계…日, 결국 옛 방법 병행
    • 입력 2018-10-07 16:47:47
    특파원 리포트
통계에 사용되는 원 데이터를 취사 선택해, 이른바 '입맛'에 맞는 통계를 내는 데 대한 논란이 일본에서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제 성과를 강조하는 아베 정권이 GDP 산출 등에 있어 새로운 항목을 추가해 크게 개선된 수치가 나왔다는 주장도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는 등 특히 아베노믹스가 성공적임을 강조하기 위한 임의 통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기준 바꾸자 확 오른 '급여 증가율'

이번에 문제가 된 '통계'는 후생노동성이 매월 조사해 발표하는 '근로통계조사'다.

임금, 노동시간, 고용동향 등을 보여주는 노동 통계로 기본급과 잔업수당 등을 포함한 한 사람당 현금 급여 총액의 지난해 동월 대비 변동률을 보여주는 수치다. 근로자 한 사람이 가져가는 돈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가계의 소득이 어느 정도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아베노믹스에서 궁극적으로 목표로 삼고 있는 소비 증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가계 소비 증대의 동향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통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산출 방법을 바꾸면서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조사 대상은 무작위로 추출한 종업원 5인 이상의 전국 약 3만 3천 개 사업장인데, 그 반수를 점하는 30인 이상 사업소는 2~3년에 한 번씩 조사 대상을 교체했다. 이를 올해부터 1/3씩 바꾸는 것으로 변경하기로 했고, 그 경과 조치로 올해는 1/2을 바꿨다.

도쿄 신문은 그 결과 대기업의 비율이 커지고, 중소기업이 줄어들게 돼 급여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대기업의 높은 임금 수준이 반영돼 통계상 급여가 커졌다는 것. 마이니치 신문은 통계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보정이 필요하지만 이런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현금 급여 총액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5월 2.1% ▽6월 3.3% ▽7월 1.6% ▽ 8월 0.9%를 나타냈다. 과거보다는 크게 높아진 수치였다.

"과거 기준으로도 산출해 병행 공개하라"

올해 들어 예년보다 급격히 높은 급여 증가율을 나타내고, 통계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일본 정부의 통계를 총괄하는 전문가 자문기구인 '통계위원회'는 지난달 바뀐 산출 방법에 의한 통계치와 함께 기존 기준으로 산출한 통계치를 '참고치'로 함께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그 결과 과거 방법대로 통계를 작성한 '참고치'가 공개됐는데 ▽5월 0.3% ▽6월 1.3% ▽7월 0.8% ▽8월 0.8%로 나타나 새로운 산출 방법으로 나온 증가율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6월의 경우 2%p나 차이가 날 정도.

새로운 기준에 따른 ‘공표치’(실선), 과거 기준에 따른 ‘참고치’(점선) - 마이니치 신문
전문가 사이에서는 "일반인이 계속성을 전혀 알지 못한다. 기준 변경으로 증가율이 크게 높아질 경우 이를 확실하게 나타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