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도시 부동산 거품 경고…서울은?

입력 2018.10.08 (10:23) 수정 2018.10.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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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인 UBS가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거품 지표를 발표했다. 거품은 터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UBS가 세계 20개 금융 중심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품 위험성이 가장 높은 곳은 홍콩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뮌헨, 캐나다의 토론토와 밴쿠버 그리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영국의 런던도 거품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UBS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 UBS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
지수가 1.5보다 높으면 거품 위험성이 높고 0.5에서 1.5 사이에 있으면 고평가 구간 그리고 -0.5에서 0.5 구간은 적정한 수준이며 -0.5 보다 작을 경우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프랑스의 파리,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호주의 시드니, 일본의 도쿄 등도 거품지수가 1을 넘어 고평가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싱가포르는 적정 수준이고 미국의 시카고는 주택 가격이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각 국가의 주택 가격을 소득 수준으로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PIR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주요 도시들의 집값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UBS의 거품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도시에서 지수가 2008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도시들 가운데 소득 대비 집값이 가장 비싼 곳은 홍콩으로 PIR이 22에 달했다. 2위는 15를 기록한 런던이 차지했고 도쿄와 뉴욕은 11를 기록했다.

아래 도표를 보면 20개 도시 대부분의 PIR이 2008년 금융위기 보다 더 높아졌고 싱가포르와 밀라노, 시카고 3개 도시만이 2008년보다 PIR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본다면 조사 대상 대부분의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2008년보다 거품이 더 많이 끼었다는 의미이다.

UBS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UBS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
그렇다면 서울의 집 값은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 볼 때 어느 정도 수준일까? 올해 상반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펴낸 <글로벌 부동산 버블 위험 진단 및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역시 홍콩으로 19.4를 기록했다.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도 PIR이 15를 넘어 주택 가격이 상당히 높은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은 미국이나 영국의 주요 도시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PIR은 11.2로 집값이 높기로 유명한 런던의 8.5와 뉴욕의 5.7보다 훨씬 더 높았다. 우리보다 1인당 GDP가 높은 일본의 도쿄나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그리고 싱가포르와 비교해도 집값 수준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향은 글로벌 통계 사이트인 넘베오(Numbeo)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넘베오는 세계 300여 개 도시에 거주하는 37만여 명의 사람들이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는 사용자 참여 방식을 통해 통계를 제공하는 곳이다. 정확한 통계 기법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수치를 확인하는 데는 유용한 사이트이다.

넘베오 세계 주요도시 PIR 비교넘베오 세계 주요도시 PIR 비교
넘베오의 2018년 10월의 데이터를 보면 서울은 20.77로 런던이나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보다 1인당 GDP가 월등히 높은 뉴욕이나 도쿄, 파리, 시드니보다 소득 대비 집값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넘베오는 표본의 수가 적어 정확한 통계보다는 참고 자료의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면 국내 부동산 통계 자료에서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는 KB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서울의 PIR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출처: KB부동산출처: KB부동산
KB가 집계한 PIR을 보면 지난 2분기 서울의 PIR은 9.9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박원순 시장의 ' 여의도 통개발' 발언과 서울역-용산 철로 지하화 발언으로 용산과 여의도 그리고 강북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 박 시장의 발언으로 잠시 주춤하던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3분기 PIR은 10을 넘어섰을 수도 있다.

하반기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은 KB의 PIR과 UBS의 PIR을 비교해 보면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은 뉴욕과 도쿄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호주 시드니, 독일의 뮌헨, 캐나다의 밴쿠버 그리고 스위스의 취리히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들 도시가 속한 국가들의 1인당 GDP는 5만 달러에서 8만 달러에 이른다.

KB가 발표한 지난 10년 동안의 PIR을 참고해 보면 현재 PIR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는데 더 도움일 될 것이다. 2008년 1분기 이후 지금까지 PIR은 7~10사이에서 움직이고 있고 평균은 8.3 정도이다. 그리고 현재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값은 역사적으로 볼 때 고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동산 거품을 이야기하는데 PIR이 절대적 지표는 아니다. PIR은 기준(소득 지표와 주택가격 기준)을 어떻게 잡는가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기관의 통계를 종합해 볼 때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은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의 도시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우리나라 가계 부채가 이미 위험 수준에 도달한 상태에서 금리 상승이 시작된다면 집값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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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주요도시 부동산 거품 경고…서울은?
    • 입력 2018-10-08 10:23:34
    • 수정2018-10-08 10:26:02
    취재K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인 UBS가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거품 지표를 발표했다. 거품은 터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UBS가 세계 20개 금융 중심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품 위험성이 가장 높은 곳은 홍콩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뮌헨, 캐나다의 토론토와 밴쿠버 그리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영국의 런던도 거품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UBS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 지수가 1.5보다 높으면 거품 위험성이 높고 0.5에서 1.5 사이에 있으면 고평가 구간 그리고 -0.5에서 0.5 구간은 적정한 수준이며 -0.5 보다 작을 경우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프랑스의 파리,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호주의 시드니, 일본의 도쿄 등도 거품지수가 1을 넘어 고평가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싱가포르는 적정 수준이고 미국의 시카고는 주택 가격이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각 국가의 주택 가격을 소득 수준으로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PIR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주요 도시들의 집값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UBS의 거품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도시에서 지수가 2008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도시들 가운데 소득 대비 집값이 가장 비싼 곳은 홍콩으로 PIR이 22에 달했다. 2위는 15를 기록한 런던이 차지했고 도쿄와 뉴욕은 11를 기록했다.

아래 도표를 보면 20개 도시 대부분의 PIR이 2008년 금융위기 보다 더 높아졌고 싱가포르와 밀라노, 시카고 3개 도시만이 2008년보다 PIR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본다면 조사 대상 대부분의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2008년보다 거품이 더 많이 끼었다는 의미이다.

UBS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그렇다면 서울의 집 값은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 볼 때 어느 정도 수준일까? 올해 상반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펴낸 <글로벌 부동산 버블 위험 진단 및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역시 홍콩으로 19.4를 기록했다.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도 PIR이 15를 넘어 주택 가격이 상당히 높은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은 미국이나 영국의 주요 도시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PIR은 11.2로 집값이 높기로 유명한 런던의 8.5와 뉴욕의 5.7보다 훨씬 더 높았다. 우리보다 1인당 GDP가 높은 일본의 도쿄나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그리고 싱가포르와 비교해도 집값 수준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향은 글로벌 통계 사이트인 넘베오(Numbeo)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넘베오는 세계 300여 개 도시에 거주하는 37만여 명의 사람들이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는 사용자 참여 방식을 통해 통계를 제공하는 곳이다. 정확한 통계 기법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수치를 확인하는 데는 유용한 사이트이다.

넘베오 세계 주요도시 PIR 비교넘베오의 2018년 10월의 데이터를 보면 서울은 20.77로 런던이나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보다 1인당 GDP가 월등히 높은 뉴욕이나 도쿄, 파리, 시드니보다 소득 대비 집값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넘베오는 표본의 수가 적어 정확한 통계보다는 참고 자료의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면 국내 부동산 통계 자료에서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는 KB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서울의 PIR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출처: KB부동산KB가 집계한 PIR을 보면 지난 2분기 서울의 PIR은 9.9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박원순 시장의 ' 여의도 통개발' 발언과 서울역-용산 철로 지하화 발언으로 용산과 여의도 그리고 강북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 박 시장의 발언으로 잠시 주춤하던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3분기 PIR은 10을 넘어섰을 수도 있다.

하반기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은 KB의 PIR과 UBS의 PIR을 비교해 보면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은 뉴욕과 도쿄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호주 시드니, 독일의 뮌헨, 캐나다의 밴쿠버 그리고 스위스의 취리히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들 도시가 속한 국가들의 1인당 GDP는 5만 달러에서 8만 달러에 이른다.

KB가 발표한 지난 10년 동안의 PIR을 참고해 보면 현재 PIR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는데 더 도움일 될 것이다. 2008년 1분기 이후 지금까지 PIR은 7~10사이에서 움직이고 있고 평균은 8.3 정도이다. 그리고 현재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값은 역사적으로 볼 때 고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동산 거품을 이야기하는데 PIR이 절대적 지표는 아니다. PIR은 기준(소득 지표와 주택가격 기준)을 어떻게 잡는가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기관의 통계를 종합해 볼 때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은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의 도시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우리나라 가계 부채가 이미 위험 수준에 도달한 상태에서 금리 상승이 시작된다면 집값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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