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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10년 보호받지만 불안한 임차인
입력 2018.10.08 (23:10) 수정 2018.10.10 (17:07) 뉴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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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10년 보호받지만 불안한 임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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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권이 뜨면 일대 땅값이나 상가 임대료가 올라 상인들이 쫓기다시피 떠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죠.

이런 진통을 줄이기 위해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돼 시행되는데, 여전히 무거운 한숨 속에 가게를 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0대 노부부가 운영 중인 서울 시내의 한 식당입니다.

5년 전, 권리금 5천만 원에 내부 수리비 8천만 원까지, 목돈을 들여 자리를 잡았는데 곧 장사를 접어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건물주로부터 계약 기간이 끝났으니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은 겁니다.

[이연식/식당 운영 : "(전에) 청진동 와서 돈 좀 벌려고 그러니까 재개발 때문에 한 5년 동안 또 투쟁하다 다 날려 먹었죠. 여기는 재개발 아니니까 쫓겨날 일 없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앞으로는 임대 계약 보장 기간이 최장 10년으로 늘어나지만, 이 씨처럼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경우는 법 적용이 안 됩니다.

재건축·재개발로 상가에서 나와야 하는 경우도 제외돼 있습니다.

강남에서 네일아트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지난 3월, 건물이 재건축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임대 계약을 맺은 지 불과 넉 달만이었습니다.

현재 김 씨만 홀로 버티고 있습니다.

[김○○/네일가게 운영 : "'언제까지 비워줄 수 있겠느냐?' 서로 합의를 할 줄 알았지 그냥 나가라고 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이 지역은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기존 상인들이 하나둘 떠나, 현재 100곳 중 대여섯 곳꼴로 점포가 비어있습니다.

이렇게 빈 점포가 많으면 임대료는 자연히 낮아져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곳 삼청동의 경우 매출이 종로구 전체 평균 매출보다 적은데도, 임대료는 오히려 높은 수준입니다.

건물주가, 임대료 하락이 상가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걸 우려해 손해가 나더라도 일단 버티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은 5%로 정해져 있지만 보증금과 월세 환산액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부유한 임차인'으로 분류돼 이 상한제 보호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이른바 '뜨는 상권' '비싼 상권'에서는 계약기간 10년 보호를 받을 임차인이 많지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상혁/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른 더 유망하면서도 임대료가 싼 곳을 찾아서 본인만의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거고요."]

주택에 비해서 상가 시장은 거래 정보가 폐쇄적이라,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모아 임차인들의 선택을 도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남은경/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팀장 : "임차인 입장에서는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불공정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상인들이 마음 놓고 터를 잡아 장사할 수 있도록 바뀐 상가임대차보호법에도 사각지대는 없는지, 촘촘한 실태 파악과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10년 보호받지만 불안한 임차인
    • 입력 2018.10.08 (23:10)
    • 수정 2018.10.10 (17:07)
    뉴스라인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10년 보호받지만 불안한 임차인
[앵커]

상권이 뜨면 일대 땅값이나 상가 임대료가 올라 상인들이 쫓기다시피 떠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죠.

이런 진통을 줄이기 위해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돼 시행되는데, 여전히 무거운 한숨 속에 가게를 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0대 노부부가 운영 중인 서울 시내의 한 식당입니다.

5년 전, 권리금 5천만 원에 내부 수리비 8천만 원까지, 목돈을 들여 자리를 잡았는데 곧 장사를 접어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건물주로부터 계약 기간이 끝났으니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은 겁니다.

[이연식/식당 운영 : "(전에) 청진동 와서 돈 좀 벌려고 그러니까 재개발 때문에 한 5년 동안 또 투쟁하다 다 날려 먹었죠. 여기는 재개발 아니니까 쫓겨날 일 없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앞으로는 임대 계약 보장 기간이 최장 10년으로 늘어나지만, 이 씨처럼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경우는 법 적용이 안 됩니다.

재건축·재개발로 상가에서 나와야 하는 경우도 제외돼 있습니다.

강남에서 네일아트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지난 3월, 건물이 재건축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임대 계약을 맺은 지 불과 넉 달만이었습니다.

현재 김 씨만 홀로 버티고 있습니다.

[김○○/네일가게 운영 : "'언제까지 비워줄 수 있겠느냐?' 서로 합의를 할 줄 알았지 그냥 나가라고 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이 지역은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기존 상인들이 하나둘 떠나, 현재 100곳 중 대여섯 곳꼴로 점포가 비어있습니다.

이렇게 빈 점포가 많으면 임대료는 자연히 낮아져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곳 삼청동의 경우 매출이 종로구 전체 평균 매출보다 적은데도, 임대료는 오히려 높은 수준입니다.

건물주가, 임대료 하락이 상가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걸 우려해 손해가 나더라도 일단 버티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은 5%로 정해져 있지만 보증금과 월세 환산액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부유한 임차인'으로 분류돼 이 상한제 보호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이른바 '뜨는 상권' '비싼 상권'에서는 계약기간 10년 보호를 받을 임차인이 많지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상혁/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른 더 유망하면서도 임대료가 싼 곳을 찾아서 본인만의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거고요."]

주택에 비해서 상가 시장은 거래 정보가 폐쇄적이라,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모아 임차인들의 선택을 도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남은경/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팀장 : "임차인 입장에서는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불공정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상인들이 마음 놓고 터를 잡아 장사할 수 있도록 바뀐 상가임대차보호법에도 사각지대는 없는지, 촘촘한 실태 파악과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