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여야 의원들, ‘가짜뉴스 엄단 방침’에 부작용 우려 제기

입력 2018.10.10 (16:07) 수정 2018.10.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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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짜뉴스 엄단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여야 의원들은 오늘(10일)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섣부른 대응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가짜뉴스, 허위·조작 정보 유통에 대해 뭐를 하겠다, 이런 말은 굉장히 위험한 얘기일 수 있다"며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정부 듣기에 불편한 정도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 의원은 또 "과거 정부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당시의 정부는 허위조작이라 했다. 그때 조사를 하고 엄벌을 했다면 많은 국민이 저항했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절대선'이라고 기준을 잡고 허위조작을 판가름하는 것은 국민 보기에 불편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민주국가에서 어떻게 국가가 나서서 가짜뉴스를 잡느냐. 발상부터 잘못됐다고 본다"며 "(과거 기자로서) 언론자유를 위해 싸운 총리가 이렇게 가짜뉴스를 지목하고 검경에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추 의원은 이어 "유신정부는 유언비어를 때려잡자고 했고,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정부는 범부처 유언비어 소탕 작전을 했다. 그때와 뭐가 다르냐"며 "과잉규제 우려가 생긴다. 문재인 정부가 끝날 때까지 가짜뉴스 정의조차 못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있느냐, 세월호가 미군 잠수함과 충돌했느냐, 또 천안함 침몰은 북한소행이 아니냐"라고 과거 사례를 들면서 "이전 정부에서 가짜뉴스가 나왔을 때 정부가 조사했느냐, 가짜뉴스에 대응하겠다면 과거 선례를 조사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 역시 "정부가 연일 가짜뉴스 타령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전체주의적 국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가짜뉴스는 당사자가 사법당국에 조치를 요청하면 되지, 정부가 들고나오는 게 민주적 관점에서 바람직하냐"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국경없는기자회의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한국이 지난해 63위에서 올해 43위로 올랐다. 문재인정부 들어 박근혜정부보다 20위 상승했다"고 전제한 뒤 "폭넓은 비판을 허용하지만, 해석과 판단이 필요 없는 명백한 조작은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가짜뉴스라는 용어 대신 허위·조작정보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며 "관계부처 간 논의를 거쳐 이달 중에 종합대책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 엄단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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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0-10 16:12:08
    정치
정부가 가짜뉴스 엄단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여야 의원들은 오늘(10일)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섣부른 대응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가짜뉴스, 허위·조작 정보 유통에 대해 뭐를 하겠다, 이런 말은 굉장히 위험한 얘기일 수 있다"며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정부 듣기에 불편한 정도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 의원은 또 "과거 정부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당시의 정부는 허위조작이라 했다. 그때 조사를 하고 엄벌을 했다면 많은 국민이 저항했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절대선'이라고 기준을 잡고 허위조작을 판가름하는 것은 국민 보기에 불편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민주국가에서 어떻게 국가가 나서서 가짜뉴스를 잡느냐. 발상부터 잘못됐다고 본다"며 "(과거 기자로서) 언론자유를 위해 싸운 총리가 이렇게 가짜뉴스를 지목하고 검경에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추 의원은 이어 "유신정부는 유언비어를 때려잡자고 했고,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정부는 범부처 유언비어 소탕 작전을 했다. 그때와 뭐가 다르냐"며 "과잉규제 우려가 생긴다. 문재인 정부가 끝날 때까지 가짜뉴스 정의조차 못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있느냐, 세월호가 미군 잠수함과 충돌했느냐, 또 천안함 침몰은 북한소행이 아니냐"라고 과거 사례를 들면서 "이전 정부에서 가짜뉴스가 나왔을 때 정부가 조사했느냐, 가짜뉴스에 대응하겠다면 과거 선례를 조사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 역시 "정부가 연일 가짜뉴스 타령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전체주의적 국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가짜뉴스는 당사자가 사법당국에 조치를 요청하면 되지, 정부가 들고나오는 게 민주적 관점에서 바람직하냐"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국경없는기자회의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한국이 지난해 63위에서 올해 43위로 올랐다. 문재인정부 들어 박근혜정부보다 20위 상승했다"고 전제한 뒤 "폭넓은 비판을 허용하지만, 해석과 판단이 필요 없는 명백한 조작은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가짜뉴스라는 용어 대신 허위·조작정보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며 "관계부처 간 논의를 거쳐 이달 중에 종합대책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 엄단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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