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여군 시설 없는데 GOP 여군 배치”…국방부 해명은?

입력 2018.10.11 (07:01) 수정 2018.10.11 (14: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국방부가 GOP와 해·강안 경계부대 등 '지상 근접 전투부대'에 앞으로는 여군 지휘관을 배치할 수 있도록 했으나, 정작 GOP 등에는 여군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관련 기사] ‘여자 화장실도 없는데…’ 말로만 여군 GOP 배치

기사가 나가고 논란이 일자 국방부가 입장 자료를 내놨습니다. 보도 내용이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먼저 국방부는 전체 GOP 소초 가운데 절반 수준인 55%에는 소대장만을 위한 별도의 생활공간이 마련돼있고, 여기에는 화장실과 세면대가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는 성별에 관계 없이 별도 공간을 쓸 수 있는 만큼 여군을 위한 시설이 미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겁니다.

또 앞으로 여군이 GOP 소초 등에서 근무하게 될 경우 관련 시설이 갖춰진 곳으로 먼저 발령을 내고, 그래도 모자라는 소요는 예산을 반영해 시설을 갖춰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실제 여군 지휘관의 배치 상황에 따라 그에 맞게 시설을 갖춰나가겠다는 국방부의 설명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5백 개가 넘는 모든 소초에 별도의 시설을 갖추는 것은 자칫 예산 낭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소대장만의 별도 공간에서 간단한 세면 정도는 가능하지만 샤워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즉, '현 시점'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당장 GOP 소초로 여군 지휘관이 배치될 경우 상당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 앞으로 GOP 소초에 배치되는 여군은 '소초장'만이 아닙니다. 관련 규정에는 여군 부사관이 '분대장'으로도 부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데 이 경우에는 소대장용 별도 공간은 의미가 없습니다.

때문에 실제로 현 시점에서 전방에 배치된 한 여군 소초장의 경우 해당 소초에 있는 대대장실을 이용하고 대대장은 공용 시설을 이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국방부는 이달 안에 여군 편의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다음 소요예산을 중기계획에 반영해 연차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군이 뒤늦게나마 여군의 배치를 제한한 관련 규정을 철폐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준비나 계획을 갖춘 상태에서 이를 실행에 옮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후] “여군 시설 없는데 GOP 여군 배치”…국방부 해명은?
    • 입력 2018-10-11 07:01:36
    • 수정2018-10-11 14:05:30
    취재후·사건후
국방부가 GOP와 해·강안 경계부대 등 '지상 근접 전투부대'에 앞으로는 여군 지휘관을 배치할 수 있도록 했으나, 정작 GOP 등에는 여군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관련 기사] ‘여자 화장실도 없는데…’ 말로만 여군 GOP 배치

기사가 나가고 논란이 일자 국방부가 입장 자료를 내놨습니다. 보도 내용이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먼저 국방부는 전체 GOP 소초 가운데 절반 수준인 55%에는 소대장만을 위한 별도의 생활공간이 마련돼있고, 여기에는 화장실과 세면대가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는 성별에 관계 없이 별도 공간을 쓸 수 있는 만큼 여군을 위한 시설이 미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겁니다.

또 앞으로 여군이 GOP 소초 등에서 근무하게 될 경우 관련 시설이 갖춰진 곳으로 먼저 발령을 내고, 그래도 모자라는 소요는 예산을 반영해 시설을 갖춰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실제 여군 지휘관의 배치 상황에 따라 그에 맞게 시설을 갖춰나가겠다는 국방부의 설명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5백 개가 넘는 모든 소초에 별도의 시설을 갖추는 것은 자칫 예산 낭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소대장만의 별도 공간에서 간단한 세면 정도는 가능하지만 샤워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즉, '현 시점'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당장 GOP 소초로 여군 지휘관이 배치될 경우 상당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 앞으로 GOP 소초에 배치되는 여군은 '소초장'만이 아닙니다. 관련 규정에는 여군 부사관이 '분대장'으로도 부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데 이 경우에는 소대장용 별도 공간은 의미가 없습니다.

때문에 실제로 현 시점에서 전방에 배치된 한 여군 소초장의 경우 해당 소초에 있는 대대장실을 이용하고 대대장은 공용 시설을 이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국방부는 이달 안에 여군 편의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다음 소요예산을 중기계획에 반영해 연차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군이 뒤늦게나마 여군의 배치를 제한한 관련 규정을 철폐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준비나 계획을 갖춘 상태에서 이를 실행에 옮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