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광에 34조…우리 관광 경쟁력은?

입력 2018.10.11 (13:34) 수정 2018.10.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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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각국 사람들이 해외 관광에서 쓴 금액은 1조 3,400억 달러, 약 1,5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끝난 2009년 이후 가장 큰 증가라고 한다. 관광산업이 세계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달한다.

세계 관광의 날을 맞아 세계관광기구가 펴낸 보고서를 보면 세계 관광산업에서 가장 큰 손은 중국이다. 중국인들은 지난해 해외에서 2,577억 달러, 약 284조 원을 써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지출하는 비용의 1/5에 해당한다.

해와관광지출순위  출처: 세계관광기구 해와관광지출순위 출처: 세계관광기구
해외 씀씀이 2위는 1,350억 달러, 약 149조 원을 사용한 미국이 차지했고 독일과 영국 순으로 관광객들의 해외 지출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 지출 규모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 관광객들이 지난해 해외에서 쓴 돈은 306억 달러, 약 34조 원에 달한다. 해외여행 지출이 가장 큰 국가들 가운데 9위이다. 절대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해외 관광 지출 증가율도 높다.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러시아가 29.7%로 가장 높았고 우리나라는 12.3%를 기록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출처: 세계관광기구 출처: 세계관광기구
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 수는 지난해 사상 최대로 감소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33만 6천 명으로 전년보다 22.7% 감소했다. 작년에 출국한 국민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2,649만 6천 명이었다. 해외로 나간 사람들이 입국한 외국 관광객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는 얘기다.
출처: 세계관광기구 출처: 세계관광기구
아시아 국가 가운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국가는 3곳이다. 우리나라의 감소폭이 -22.7%로 가장 컸고 라오스와 말레이시아 두 나라는 각각 1.8%와 3% 감소에 그쳤다.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다보니 지난해 우리나라 관광수지 적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관광수지 적자는 137억 5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12% 늘어났다. 원화로 계산하면 약 15조 원에 이르고 2001년 이후 17년째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출처: 한국관광공사
관광공사는 외국 관광객 감소에는 국내 관광시장의 '큰 손'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크게 준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보니 한-중 관계가 냉각될 경우 관광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면세점 쇼핑과 한류를 제외한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BMI리서치가 발표한 한국 관광보고서를 보면 2016년 외국인 전체 관광객 지출의 약 35%가 면세점에서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다 보니 방문하는 지역도 면세점과 백화점이 있는 서울 중심일 수 밖에 없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1,333만 명의 외국 관광객 가운데 78%는 서울만 방문하고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제주(20.2%)와 합치면 외국인 100명 중 98명이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동안 단 두 곳만을 찾은 셈이다.

서울과 쇼핑 중심의 관광이 주를 이루다보니 우리나라의 관광 경쟁력도 낮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관광경쟁력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쟁력 지수는 중국과 일본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3개 국가 가운데 일본이 4위로 가장 높았고 중국은 15위로 우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출처: 세계경제포럼출처: 세계경제포럼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제화, 개방성, 교통, 가격 등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자연 경관 부분에서 한·중·일 세 나라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경제포럼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자연유산이 1개 뿐이고 한국 자연 경관에 대한 국제적인 홍보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된 자연 경관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관광국가들은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고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갔을까? 세계 관광기구의 보고서를 보면 2017년 해외 관광객 입국자 수는 프랑스가 8,690만 명으로 1위를 기록했고 스페인이 8,180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7,690만 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는 6천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방문한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나가는 국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동남아 관광의 중심지인 태국도 3,540만 명의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 세계 10대 관광 대국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 세계관광기구출처: 세계관광기구
외국인 방문객 수는 프랑스가 가장 많았지만 관광에 따른 수입은 미국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2,107억 달러, 약 232조 원을 쓰고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프랑스는 외국인 관광객 수에서는 1위를 기록했지만 관광객들이 쓴 돈은 607억 달러, 67조 원으로 미국의 1/3에 불과하다. 관광수입 2위는 680억 달러 약 75조 원으로 스페인이 차지했다.

출처: 세계관광기구출처: 세계관광기구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는 태국이 4위로 가장 많은 관광 수입을 올렸고 마카오와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세계 관광기구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세계 일자리의 10%를 창출하고 있고 세계 수출의 7%, 그리고 서비스 수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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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관광에 34조…우리 관광 경쟁력은?
    • 입력 2018-10-11 13:34:57
    • 수정2018-10-11 13:51:00
    취재K
지난해 세계 각국 사람들이 해외 관광에서 쓴 금액은 1조 3,400억 달러, 약 1,5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끝난 2009년 이후 가장 큰 증가라고 한다. 관광산업이 세계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달한다.

세계 관광의 날을 맞아 세계관광기구가 펴낸 보고서를 보면 세계 관광산업에서 가장 큰 손은 중국이다. 중국인들은 지난해 해외에서 2,577억 달러, 약 284조 원을 써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지출하는 비용의 1/5에 해당한다.

해와관광지출순위  출처: 세계관광기구 해외 씀씀이 2위는 1,350억 달러, 약 149조 원을 사용한 미국이 차지했고 독일과 영국 순으로 관광객들의 해외 지출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 지출 규모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 관광객들이 지난해 해외에서 쓴 돈은 306억 달러, 약 34조 원에 달한다. 해외여행 지출이 가장 큰 국가들 가운데 9위이다. 절대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해외 관광 지출 증가율도 높다.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러시아가 29.7%로 가장 높았고 우리나라는 12.3%를 기록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출처: 세계관광기구 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 수는 지난해 사상 최대로 감소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33만 6천 명으로 전년보다 22.7% 감소했다. 작년에 출국한 국민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2,649만 6천 명이었다. 해외로 나간 사람들이 입국한 외국 관광객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는 얘기다.
출처: 세계관광기구 아시아 국가 가운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국가는 3곳이다. 우리나라의 감소폭이 -22.7%로 가장 컸고 라오스와 말레이시아 두 나라는 각각 1.8%와 3% 감소에 그쳤다.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다보니 지난해 우리나라 관광수지 적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관광수지 적자는 137억 5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12% 늘어났다. 원화로 계산하면 약 15조 원에 이르고 2001년 이후 17년째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관광공사는 외국 관광객 감소에는 국내 관광시장의 '큰 손'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크게 준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보니 한-중 관계가 냉각될 경우 관광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면세점 쇼핑과 한류를 제외한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BMI리서치가 발표한 한국 관광보고서를 보면 2016년 외국인 전체 관광객 지출의 약 35%가 면세점에서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다 보니 방문하는 지역도 면세점과 백화점이 있는 서울 중심일 수 밖에 없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1,333만 명의 외국 관광객 가운데 78%는 서울만 방문하고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제주(20.2%)와 합치면 외국인 100명 중 98명이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동안 단 두 곳만을 찾은 셈이다.

서울과 쇼핑 중심의 관광이 주를 이루다보니 우리나라의 관광 경쟁력도 낮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관광경쟁력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쟁력 지수는 중국과 일본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3개 국가 가운데 일본이 4위로 가장 높았고 중국은 15위로 우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출처: 세계경제포럼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제화, 개방성, 교통, 가격 등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자연 경관 부분에서 한·중·일 세 나라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경제포럼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자연유산이 1개 뿐이고 한국 자연 경관에 대한 국제적인 홍보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된 자연 경관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관광국가들은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고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갔을까? 세계 관광기구의 보고서를 보면 2017년 해외 관광객 입국자 수는 프랑스가 8,690만 명으로 1위를 기록했고 스페인이 8,180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7,690만 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는 6천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방문한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나가는 국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동남아 관광의 중심지인 태국도 3,540만 명의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 세계 10대 관광 대국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 세계관광기구외국인 방문객 수는 프랑스가 가장 많았지만 관광에 따른 수입은 미국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2,107억 달러, 약 232조 원을 쓰고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프랑스는 외국인 관광객 수에서는 1위를 기록했지만 관광객들이 쓴 돈은 607억 달러, 67조 원으로 미국의 1/3에 불과하다. 관광수입 2위는 680억 달러 약 75조 원으로 스페인이 차지했다.

출처: 세계관광기구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는 태국이 4위로 가장 많은 관광 수입을 올렸고 마카오와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세계 관광기구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세계 일자리의 10%를 창출하고 있고 세계 수출의 7%, 그리고 서비스 수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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