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의 건강365] 고령화 ‘파킨슨병’ 급증…‘종종’걷는 어르신, 사회적 배려 절실!

입력 2018.10.13 (08:00) 수정 2018.10.20 (08: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건강365, KBS 3라디오 FM 104.9MHz
■ 2018. 10. 13.(토) 08:00~09:00 / 16:00~17:00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박건우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 이야기.
오늘은 파킨슨병을 주제로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박건우 교수와 함께합니다.


▷박광식:
파킨슨병은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졌는데요. 40~50대 발병률이 치매 대비 9배 이상 높다고 들었는데, 치매보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것 같은데, 어떤 의미일까요?

▶박건우:
치매하고 이렇게 비교하는 건 좀 안 맞습니다. 왜냐하면 병을 일으키는 병리도 다르고요. 그리고 증상도 다릅니다. 치매는 우리가 알다시피 기억력이 떨어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거고 파킨슨병은 이런 쪽보다는 몸이 느려지는 즉 운동계 증상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운동증상이 먼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더 일찍 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몸이 뻣뻣하거나 얼굴표정이 없어지고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건 누구나 봐도 알 수 있는데, 치매 증상은 사실 이전에 발생하더라도 긴가민가하죠. 게다가 실제로 병이 생기는 원인도 치매와 달라서 발생시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건널목 '종종' 걸음 파킨슨병 환자, '빵빵'거리면 더 긴장해

▷박광식:
파킨슨병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던데, 파킨슨병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뭘까요?

▶박건우:
예전에는 파킨슨병의 존재를 잘 몰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파킨슨 환자는 어디가 절단된 것도 아니고 마비가 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 알아주질 않았어요. 이분들은 진짜 어렵습니다. 독립적인 생활하는 데 상당히 힘들어요. 몸이 느려지고 어줍어서 행동이 그럴 수밖에 없는데, 택시를 타든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갈 때 '파킨슨 환자' 본인은 발이 느려서 따라가질 못해요. 그걸 따라가려고 하다가 '꽈당' 넘어집니다. 그래서, 낙상이 많아집니다. 주변에서 조금만 이해해주고, 특히 건널목을 건널 때 이렇게 멈춰 설 수도 있거든요. 몸이 느려서 그런 건데, 요즘 차로 빵빵거리면 더 긴장해서 더 못 걸어요. 그러니까 이런 병에 대해서 국민들이 많이 안다면 기다려주겠죠. 기다려주면 갑니다.
그래서 파킨슨 환자분들을 잘 알아주지 못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 대해서 배려가 별로 사회에서 없다. 또, 파킨슨병으로 장애인 등록을 하려고 해도 매우 낮은 등급을 받는 등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사회적으로 부딪히는 어려움입니다.

▷박광식:
파킨슨병은 진행속도가 빠른가요?

▶박건우:
저한테 물어봤을 때 제가 제일 답답한 답변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이 부분인데요. 사람마다 다릅니다. 예전에는 파킨슨병이 진단되고 한 10년이면 약이 없었던 시절에 10년이면 사망을 하셨습니다. 몸이 완전히 굳어서 침대에서만 생활해야 하고, 침을 넘기는 기능도 없어지기 때문에 음식도 못 먹고 해서 10년이면 돌아가셨는데요. 의학이 발전해서 이 운동증상을 풀어드렸거든요. 많은 부분이 그러다 보니까 최근에 한 논문은 평균수명에는 별로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얘기 말씀드리면 답답해하시죠. 내가 이렇게 불편한데 오래 산다면 이거 더 힘든 거 아니냐 이런 말씀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킨슨병 치료, 증상에 대한 관리가 '주안점'

▷박광식: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렵나요?

▶박건우:
그러니까 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치매 다들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이 퇴행성 질환의 특징은 완치되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두 병의 특징은 뇌에 원래 있었던 단백질이 변성돼서 이게 축적이 되면서 뇌세포를 죽이는 그러한 병인데요. 왜 변성이 되고 또 이 축적이 된 것에 대한 독성을 끄집어내는 방식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것은 그렇게 해서 뇌세포가 결국엔 죽었어요.

특히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만들어 내는 신경세포 공장이 무너진 걸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치료를 위해 공장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밖에서 주입하는 겁니다. 우리가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에 인슐린을 만드는 기능이 떨어진 거잖아요. 그거하고 비슷합니다. 파킨슨병도 그래서 결국엔 완치보다는 증상에 대한 관리 그것이 지금 현재 치료의 주안점입니다.

▷박광식:
파킨슨병이 가족력, 유전성이 있나요? 그리고 치매로도 이어진다는 말이 있던데요.

▶박건우:
일단은 두 가지 질문이 조금은 서로 다른 질문일 수가 있는데요. 행동이 느려지고 굳어지고 보행이 이상해지는 원인은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중에서 제일 많은 게 파킨슨병이라는 거고요. 이 파킨슨병은 뇌에서 이상한 단백질 '알파시노클린'이라는 단백질이 축적되는 건데, 그것이 축적되는 이유 중에 유전적 요인도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알파시노클린'이 유전적으로 축적되는 이상 유전자를 갖고 있는 병이 전달될 수 있어요. 그런 분들의 특징은 좀 빨리 발병됩니다. 20대, 30대 그래서 좀 차이가 있어요. 또, 이분들 얘기 들어보면 다 가족 내 파킨슨병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가족성 파킨슨병'이라고 하고 어떤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파킨슨병 진단 7~8년 후, 치매증상 40~50%

파킨슨병 치매는 또 다른 이야긴데요. 유전이나 이런 것이 아니라 결국에 이런 이상 단백질이 뇌에 많이 축적되면 도파민을 만들어 내는 공장만 부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판단하고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회로도 망가뜨릴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계속 망가지면서 결국에 가서 치매 상태에 빠지는 거죠. 보통 파킨슨병이 진단되고 한 7, 8년 후에 이런 치매 증상이 한 40~50% 나타나는데, 이럴 때 우리는 파킨슨병 치매라고 얘기합니다.

(우측) 박건우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우측) 박건우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박광식:
파킨슨병은 허리디스크와 관절염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박건우:
많은 분이 직접 저한테 '파킨슨병입니다'라고 오시는 분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 병의 특징이 양쪽으로 다 오면 '왜 이러지?'라고 하면서, 좀 더 이렇게 광범위하게 생각을 할 텐데요. 이 병은 한쪽부터 와요. 왼쪽이나 오른쪽, 팔이나 다리 한쪽부터 오기 때문에 한쪽이 뻣뻣해지면 우리가 뭘 생각을 하겠습니까? 인대가 잘못된 거 아닌가, 근육이 뻣뻣한 거 아니야?, 관절이 이상한 거 아니야? 이런 쪽으로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게 우리의 기본적인 상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치료를 먼저 하게 되는 거고요. 실제로 또 제일 처음에는 그런 거 하면 좋아지는 듯해요. 그쪽으로 치료를 하다가 보니까 한쪽 팔만 뻣뻣했었는데 반대쪽 팔도 또 뻣뻣해집니다. 이러면 관절염이 더 퍼졌나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더 나아가 얼굴표정도 이상해지고 걸음걸이도 이상해집니다. 나중에 치료하는 의사들도 이게 아니다는 느낌을 받고, 또 환자나 보호자들도 이거 아니라 다른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생깁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한두 달 지켜보면 알게 됩니다.

가만히 있는데 '손 떨림', 파킨슨병 진단의 큐!

▷박광식: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인 '떨림'은 앉거나 누워있을 때 나타나고, 움직이면 사라진다던데요?

▶박건우:
파킨슨병을 갖고 있다고 떨림 증상을 다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떨림 증상이 나타나는 분도 있는데 이분들은 떨림이 특징적입니다. 우리가 보통 떤다고 하면 물컵을 잡는다던가 이러면 막 떨잖아요. 그런데 이런 건 잘 잡습니다. 도리어 가만히 손을 놔두거나 아무 생각 없이 걸을 때, 그럴 때 보면 손이 살살 떨려요. 물론 아주 심한 경우에는 다 떨리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초기증상일 때는 소위 안정할 때 보입니다. 가만히 놔뒀을 때 그래서 저희가 그걸 안정 시 떨림이라고 합니다. 안정한 시기에 떨림이 나타난다. 그러면 저희들이 그게 이제 진단에 아주 중요한 '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걸을 때 팔이 안 흔들려, '종종' 걷는다면 '파킨슨병' 의심해봐야!

▷박광식:
뒤에서 걸음걸이를 살펴보면 파킨슨병을 짐작할 수 있다고도 하던데요?

▶박건우:
그러니까 파킨슨병에 걸리시면 일단 걸음 속도가 느려지세요. 많이들 물어보면 이렇습니다. 아니 나보다 항시 앞에 가던 내 남편이 같이 산책하는데 뒤처진다는 거죠. 그래서 걸음걸이가 늦어지고요. 예전엔 자세가 곧고 좋았었는데 앞으로 자꾸만 구부정해서 옛날 노인자세로 나온다 그러세요. 구부정한 자세에다가 보폭도 종종걸음으로 걸어요. 그러니까 크게 못 뛰고 작게 작게 보폭이 걸리고, 자꾸만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옆에서 보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보면 표정이 또 없어요. 이런 것들이 저희 같은 사람은 뒤에서 봐도 보이고요. 또, 제일 많이 보는 건 옆에서 보면 손의 움직임이 뻣뻣하니까 걸을 때 팔을 흔들지 않습니까? 팔이 안 흔들려요. 팔이 안 흔들리고 작은 걸음으로 걷습니다. 여기에 앞이 구부정하고 얼굴표정 없고 느리고 그러면 뭐 저희만 아는 게 아니라 많은 분이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잘 보시면 보여요

뻣뻣해지는 파킨슨병, 리듬감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아

▷박광식:
파킨슨병 환자들에게는 유산소 운동과 요가가 치료에 도움이 될까요?

▶박건우:
물론 도움이 됩니다. 이 파킨슨병은 운동에 병이 생기는 병입니다. 운동, 우리가 '움직임' 아까도 얘기했지만 뻣뻣해지고 굳어진다고 그랬죠. 뻣뻣하다고 굳어진다고 가만히 놔두면 어떻게 될까요? 더 굳어져요. 그래서 이런 분들은 적극적으로 스트레칭 운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뻣뻣한 걸 펴고 자세를 똑바로 하고 그런 걸로 보면 요가는 참 좋은 운동이겠죠. 여기에 이분들이 리듬감이 좀 있으면 좋아요. 리듬감을 갖고 걷거나 하면 걸음걸이가 좀 빨라지거나 그렇습니다. 그래서 유산소 운동 중에서 음악 들으면서 걷는 것도 좋지만 그거보다는 저는 댄스 같은 거 그런 거 하시면 초기에는 상당히 재미도 있고 또 기분도 업되고 좋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박광식의 건강365] 고령화 ‘파킨슨병’ 급증…‘종종’걷는 어르신, 사회적 배려 절실!
    • 입력 2018-10-13 08:00:06
    • 수정2018-10-20 08:12:47
    박광식의 건강 365
■ 프로그램명: 건강365, KBS 3라디오 FM 104.9MHz
■ 2018. 10. 13.(토) 08:00~09:00 / 16:00~17:00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박건우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 이야기.
오늘은 파킨슨병을 주제로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박건우 교수와 함께합니다.


▷박광식:
파킨슨병은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졌는데요. 40~50대 발병률이 치매 대비 9배 이상 높다고 들었는데, 치매보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것 같은데, 어떤 의미일까요?

▶박건우:
치매하고 이렇게 비교하는 건 좀 안 맞습니다. 왜냐하면 병을 일으키는 병리도 다르고요. 그리고 증상도 다릅니다. 치매는 우리가 알다시피 기억력이 떨어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거고 파킨슨병은 이런 쪽보다는 몸이 느려지는 즉 운동계 증상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운동증상이 먼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더 일찍 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몸이 뻣뻣하거나 얼굴표정이 없어지고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건 누구나 봐도 알 수 있는데, 치매 증상은 사실 이전에 발생하더라도 긴가민가하죠. 게다가 실제로 병이 생기는 원인도 치매와 달라서 발생시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건널목 '종종' 걸음 파킨슨병 환자, '빵빵'거리면 더 긴장해

▷박광식:
파킨슨병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던데, 파킨슨병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뭘까요?

▶박건우:
예전에는 파킨슨병의 존재를 잘 몰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파킨슨 환자는 어디가 절단된 것도 아니고 마비가 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 알아주질 않았어요. 이분들은 진짜 어렵습니다. 독립적인 생활하는 데 상당히 힘들어요. 몸이 느려지고 어줍어서 행동이 그럴 수밖에 없는데, 택시를 타든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갈 때 '파킨슨 환자' 본인은 발이 느려서 따라가질 못해요. 그걸 따라가려고 하다가 '꽈당' 넘어집니다. 그래서, 낙상이 많아집니다. 주변에서 조금만 이해해주고, 특히 건널목을 건널 때 이렇게 멈춰 설 수도 있거든요. 몸이 느려서 그런 건데, 요즘 차로 빵빵거리면 더 긴장해서 더 못 걸어요. 그러니까 이런 병에 대해서 국민들이 많이 안다면 기다려주겠죠. 기다려주면 갑니다.
그래서 파킨슨 환자분들을 잘 알아주지 못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 대해서 배려가 별로 사회에서 없다. 또, 파킨슨병으로 장애인 등록을 하려고 해도 매우 낮은 등급을 받는 등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사회적으로 부딪히는 어려움입니다.

▷박광식:
파킨슨병은 진행속도가 빠른가요?

▶박건우:
저한테 물어봤을 때 제가 제일 답답한 답변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이 부분인데요. 사람마다 다릅니다. 예전에는 파킨슨병이 진단되고 한 10년이면 약이 없었던 시절에 10년이면 사망을 하셨습니다. 몸이 완전히 굳어서 침대에서만 생활해야 하고, 침을 넘기는 기능도 없어지기 때문에 음식도 못 먹고 해서 10년이면 돌아가셨는데요. 의학이 발전해서 이 운동증상을 풀어드렸거든요. 많은 부분이 그러다 보니까 최근에 한 논문은 평균수명에는 별로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얘기 말씀드리면 답답해하시죠. 내가 이렇게 불편한데 오래 산다면 이거 더 힘든 거 아니냐 이런 말씀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킨슨병 치료, 증상에 대한 관리가 '주안점'

▷박광식: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렵나요?

▶박건우:
그러니까 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치매 다들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이 퇴행성 질환의 특징은 완치되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두 병의 특징은 뇌에 원래 있었던 단백질이 변성돼서 이게 축적이 되면서 뇌세포를 죽이는 그러한 병인데요. 왜 변성이 되고 또 이 축적이 된 것에 대한 독성을 끄집어내는 방식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것은 그렇게 해서 뇌세포가 결국엔 죽었어요.

특히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만들어 내는 신경세포 공장이 무너진 걸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치료를 위해 공장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밖에서 주입하는 겁니다. 우리가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에 인슐린을 만드는 기능이 떨어진 거잖아요. 그거하고 비슷합니다. 파킨슨병도 그래서 결국엔 완치보다는 증상에 대한 관리 그것이 지금 현재 치료의 주안점입니다.

▷박광식:
파킨슨병이 가족력, 유전성이 있나요? 그리고 치매로도 이어진다는 말이 있던데요.

▶박건우:
일단은 두 가지 질문이 조금은 서로 다른 질문일 수가 있는데요. 행동이 느려지고 굳어지고 보행이 이상해지는 원인은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중에서 제일 많은 게 파킨슨병이라는 거고요. 이 파킨슨병은 뇌에서 이상한 단백질 '알파시노클린'이라는 단백질이 축적되는 건데, 그것이 축적되는 이유 중에 유전적 요인도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알파시노클린'이 유전적으로 축적되는 이상 유전자를 갖고 있는 병이 전달될 수 있어요. 그런 분들의 특징은 좀 빨리 발병됩니다. 20대, 30대 그래서 좀 차이가 있어요. 또, 이분들 얘기 들어보면 다 가족 내 파킨슨병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가족성 파킨슨병'이라고 하고 어떤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파킨슨병 진단 7~8년 후, 치매증상 40~50%

파킨슨병 치매는 또 다른 이야긴데요. 유전이나 이런 것이 아니라 결국에 이런 이상 단백질이 뇌에 많이 축적되면 도파민을 만들어 내는 공장만 부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판단하고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회로도 망가뜨릴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계속 망가지면서 결국에 가서 치매 상태에 빠지는 거죠. 보통 파킨슨병이 진단되고 한 7, 8년 후에 이런 치매 증상이 한 40~50% 나타나는데, 이럴 때 우리는 파킨슨병 치매라고 얘기합니다.

(우측) 박건우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박광식:
파킨슨병은 허리디스크와 관절염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박건우:
많은 분이 직접 저한테 '파킨슨병입니다'라고 오시는 분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 병의 특징이 양쪽으로 다 오면 '왜 이러지?'라고 하면서, 좀 더 이렇게 광범위하게 생각을 할 텐데요. 이 병은 한쪽부터 와요. 왼쪽이나 오른쪽, 팔이나 다리 한쪽부터 오기 때문에 한쪽이 뻣뻣해지면 우리가 뭘 생각을 하겠습니까? 인대가 잘못된 거 아닌가, 근육이 뻣뻣한 거 아니야?, 관절이 이상한 거 아니야? 이런 쪽으로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게 우리의 기본적인 상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치료를 먼저 하게 되는 거고요. 실제로 또 제일 처음에는 그런 거 하면 좋아지는 듯해요. 그쪽으로 치료를 하다가 보니까 한쪽 팔만 뻣뻣했었는데 반대쪽 팔도 또 뻣뻣해집니다. 이러면 관절염이 더 퍼졌나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더 나아가 얼굴표정도 이상해지고 걸음걸이도 이상해집니다. 나중에 치료하는 의사들도 이게 아니다는 느낌을 받고, 또 환자나 보호자들도 이거 아니라 다른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생깁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한두 달 지켜보면 알게 됩니다.

가만히 있는데 '손 떨림', 파킨슨병 진단의 큐!

▷박광식: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인 '떨림'은 앉거나 누워있을 때 나타나고, 움직이면 사라진다던데요?

▶박건우:
파킨슨병을 갖고 있다고 떨림 증상을 다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떨림 증상이 나타나는 분도 있는데 이분들은 떨림이 특징적입니다. 우리가 보통 떤다고 하면 물컵을 잡는다던가 이러면 막 떨잖아요. 그런데 이런 건 잘 잡습니다. 도리어 가만히 손을 놔두거나 아무 생각 없이 걸을 때, 그럴 때 보면 손이 살살 떨려요. 물론 아주 심한 경우에는 다 떨리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초기증상일 때는 소위 안정할 때 보입니다. 가만히 놔뒀을 때 그래서 저희가 그걸 안정 시 떨림이라고 합니다. 안정한 시기에 떨림이 나타난다. 그러면 저희들이 그게 이제 진단에 아주 중요한 '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걸을 때 팔이 안 흔들려, '종종' 걷는다면 '파킨슨병' 의심해봐야!

▷박광식:
뒤에서 걸음걸이를 살펴보면 파킨슨병을 짐작할 수 있다고도 하던데요?

▶박건우:
그러니까 파킨슨병에 걸리시면 일단 걸음 속도가 느려지세요. 많이들 물어보면 이렇습니다. 아니 나보다 항시 앞에 가던 내 남편이 같이 산책하는데 뒤처진다는 거죠. 그래서 걸음걸이가 늦어지고요. 예전엔 자세가 곧고 좋았었는데 앞으로 자꾸만 구부정해서 옛날 노인자세로 나온다 그러세요. 구부정한 자세에다가 보폭도 종종걸음으로 걸어요. 그러니까 크게 못 뛰고 작게 작게 보폭이 걸리고, 자꾸만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옆에서 보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보면 표정이 또 없어요. 이런 것들이 저희 같은 사람은 뒤에서 봐도 보이고요. 또, 제일 많이 보는 건 옆에서 보면 손의 움직임이 뻣뻣하니까 걸을 때 팔을 흔들지 않습니까? 팔이 안 흔들려요. 팔이 안 흔들리고 작은 걸음으로 걷습니다. 여기에 앞이 구부정하고 얼굴표정 없고 느리고 그러면 뭐 저희만 아는 게 아니라 많은 분이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잘 보시면 보여요

뻣뻣해지는 파킨슨병, 리듬감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아

▷박광식:
파킨슨병 환자들에게는 유산소 운동과 요가가 치료에 도움이 될까요?

▶박건우:
물론 도움이 됩니다. 이 파킨슨병은 운동에 병이 생기는 병입니다. 운동, 우리가 '움직임' 아까도 얘기했지만 뻣뻣해지고 굳어진다고 그랬죠. 뻣뻣하다고 굳어진다고 가만히 놔두면 어떻게 될까요? 더 굳어져요. 그래서 이런 분들은 적극적으로 스트레칭 운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뻣뻣한 걸 펴고 자세를 똑바로 하고 그런 걸로 보면 요가는 참 좋은 운동이겠죠. 여기에 이분들이 리듬감이 좀 있으면 좋아요. 리듬감을 갖고 걷거나 하면 걸음걸이가 좀 빨라지거나 그렇습니다. 그래서 유산소 운동 중에서 음악 들으면서 걷는 것도 좋지만 그거보다는 저는 댄스 같은 거 그런 거 하시면 초기에는 상당히 재미도 있고 또 기분도 업되고 좋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