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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고’ 진화나선 정부…대북제재 강화하는 미 트럼프의 속내는?
입력 2018.10.16 (07:00) 취재K
‘미국의 경고’ 진화나선 정부…대북제재 강화하는 미 트럼프의 속내는?
"미국의 '경고' 아닌 '계도'와 '홍보'"라지만...

최근 한미 동맹을 심상치 않게 보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해제 검토'언급과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에 이어 미 재무부의 '대북 경고'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한미간 대북관계를 두고 인식의 차이가 불거지자, 정부가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미 재무부의 접촉에 대해 설명했다."미 재무부의 접촉은 대북 제재와 관련된 경고가 아닌 일종의 계도나 홍보로 봐야 한다"는 요지다.

또 미 재무부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적시하며 '세컨더리 제재의 위험'(secondary sanctions risk)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서도 "미 정부의 기존 정책적 변화는 없다"면서 대북제재의 복잡함을 일반인이나 관련 기관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5.24 조치'로 대북사업 제한된 상황, 미 조치는 이례적

그러나 현재 우리는 '5.24조치'로 인해 정부의 승인이나 감독 없이는 대북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그러니까 은행들도 정부가 허가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사업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미 재무부가 직접 개별 은행들에게 접촉했다는 사실은 결국 정부의 남북 사업에 무작정 참여했을 때의 위험을 경고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과의 사업은 없지만, 북한하고 사업을 하다 제재에 올라간 제3국 기업과 거래했을 때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설명하고 한국기업의 피해를 예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하필 이 시점에서인가에 대해선 "미국이 정책적 변화를 표시하지는 않았다"고만 했을 뿐이다. 앞서 미 재무부의 국내 은행 접촉 사실이 드러났을 때, 정부 당국자는 "이런 전례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알아보겠다"고 했다.

북미 양국은 비핵화 협상판에서 제재 문제로 심각하게 맞섰던 기억이 있다. 2005년 6자회담 당시다. 9.19합의에 이르렀으나, 미국 정부의 BDA 제재로 합의는 파국을 맞았다. 김영남은 제재의 모자를 쓰고 협상하지 않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 당시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미국의 국무부와 재무부의 엇박자로 귀결된다.

북중러 협력 겨냥 美 대북제재 강화...


그러나 지금의 대북제재는 당시와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제재로 인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판에 나왔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제재를 강화하면 북한이 협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으로 믿고 있다.

또 미 재무부 자산통제국(OFAC) 사이트에 올라온 제재 리스트를 보면, 대북제재 관련 중국과 러시아 관련 명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이라는 무대 위에서 미국의 대북제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대북제재는 미국과 북한뿐 아니라, 미국과 중러간의 힘겨루기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비건-최선희 실무협상 소식은 '잠잠'


그래서 대북제재를 업데이트했다는 와중에 정작 비핵화 실무협상 소식은 잠잠하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티븐 비건 정책대표와 최선희 외무부상과의 실무협상은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의 4차 방북 결과로 예고했던 협상이다. 물론 협상을 열기까지 장소와 시기, 의제 등 해결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보면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비건 정책대표가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방북했을 때 최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간 것에 의미를 두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판에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바라는 것으로 읽혀 트럼프 정부가 불만이라는 풀이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카드가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약해진 상황에서 또 다른 지원군이 필요하다. 특히 북핵의 원천 기술은 러시아(舊소련)다. 미국은 대북제재를 강화해 북중러 협력을 약화시키고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오겠다는 복안이다. 북한은 중러의 확실한 지원 속에 협상장에 들어서겠다는 계산이다. 미국과 북한이 '막판 빅딜'을 두고 맞붙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 ‘미국의 경고’ 진화나선 정부…대북제재 강화하는 미 트럼프의 속내는?
    • 입력 2018.10.16 (07:00)
    취재K
‘미국의 경고’ 진화나선 정부…대북제재 강화하는 미 트럼프의 속내는?
"미국의 '경고' 아닌 '계도'와 '홍보'"라지만...

최근 한미 동맹을 심상치 않게 보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해제 검토'언급과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에 이어 미 재무부의 '대북 경고'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한미간 대북관계를 두고 인식의 차이가 불거지자, 정부가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미 재무부의 접촉에 대해 설명했다."미 재무부의 접촉은 대북 제재와 관련된 경고가 아닌 일종의 계도나 홍보로 봐야 한다"는 요지다.

또 미 재무부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적시하며 '세컨더리 제재의 위험'(secondary sanctions risk)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서도 "미 정부의 기존 정책적 변화는 없다"면서 대북제재의 복잡함을 일반인이나 관련 기관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5.24 조치'로 대북사업 제한된 상황, 미 조치는 이례적

그러나 현재 우리는 '5.24조치'로 인해 정부의 승인이나 감독 없이는 대북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그러니까 은행들도 정부가 허가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사업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미 재무부가 직접 개별 은행들에게 접촉했다는 사실은 결국 정부의 남북 사업에 무작정 참여했을 때의 위험을 경고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과의 사업은 없지만, 북한하고 사업을 하다 제재에 올라간 제3국 기업과 거래했을 때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설명하고 한국기업의 피해를 예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하필 이 시점에서인가에 대해선 "미국이 정책적 변화를 표시하지는 않았다"고만 했을 뿐이다. 앞서 미 재무부의 국내 은행 접촉 사실이 드러났을 때, 정부 당국자는 "이런 전례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알아보겠다"고 했다.

북미 양국은 비핵화 협상판에서 제재 문제로 심각하게 맞섰던 기억이 있다. 2005년 6자회담 당시다. 9.19합의에 이르렀으나, 미국 정부의 BDA 제재로 합의는 파국을 맞았다. 김영남은 제재의 모자를 쓰고 협상하지 않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 당시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미국의 국무부와 재무부의 엇박자로 귀결된다.

북중러 협력 겨냥 美 대북제재 강화...


그러나 지금의 대북제재는 당시와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제재로 인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판에 나왔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제재를 강화하면 북한이 협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으로 믿고 있다.

또 미 재무부 자산통제국(OFAC) 사이트에 올라온 제재 리스트를 보면, 대북제재 관련 중국과 러시아 관련 명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이라는 무대 위에서 미국의 대북제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대북제재는 미국과 북한뿐 아니라, 미국과 중러간의 힘겨루기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비건-최선희 실무협상 소식은 '잠잠'


그래서 대북제재를 업데이트했다는 와중에 정작 비핵화 실무협상 소식은 잠잠하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티븐 비건 정책대표와 최선희 외무부상과의 실무협상은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의 4차 방북 결과로 예고했던 협상이다. 물론 협상을 열기까지 장소와 시기, 의제 등 해결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보면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비건 정책대표가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방북했을 때 최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간 것에 의미를 두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판에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바라는 것으로 읽혀 트럼프 정부가 불만이라는 풀이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카드가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약해진 상황에서 또 다른 지원군이 필요하다. 특히 북핵의 원천 기술은 러시아(舊소련)다. 미국은 대북제재를 강화해 북중러 협력을 약화시키고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오겠다는 복안이다. 북한은 중러의 확실한 지원 속에 협상장에 들어서겠다는 계산이다. 미국과 북한이 '막판 빅딜'을 두고 맞붙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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