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의 이면

입력 2018.10.16 (21:59) 수정 2018.10.16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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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강국의 이면 (10월 16일 화요일 밤 10시 KBS 1TV)
■제작: 선재희 기자


반도체 산업은 전체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며, 효자 산업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는 80년대 일본을 거쳐, 90년대 후반에는 일본을 물리치고, 이후 20년 동안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70%를 차지하는데, 삼성과 SK 하이닉스의 반도체 부문 영업 이익률은 50%를 웃돌고 있다.

대기업은 초호황, 장비·재료· 부품업체는 고전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대기업들은 역대 최대 매출을 자랑하지만, 대기업을 받쳐주는 국내 반도체 장비와 재료, 소재, 부품 업체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가고, 국산화율은 10년째 그대로인, 사상누각의 상태이다. 특히, 장비 중에서도 최첨단 고가 설비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재료 역시 고가이면서 첨단제품은 수입에 의존한다. 삼성과 SK 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넘버 1, 넘버 2라고 하지만, 중소 중견기업인 장비회사, 부품회사는 세계적인 기업이 거의 없다.

최신 테스트 베드가 없다

중소,중견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해도 테스트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문제인데, 그래서 학계와 반도체 업계는 중소기업 전용 12인치 웨이퍼 기반 테스트 시설인 ‘테스트 베드’를 갖춰 달라고 수년째 요구하고 있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대기업은 12인치 웨이퍼를 기준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기존 테스트 시설은 10년 전 수준인 8인치 웨이퍼 기준이기 때문에 첨단 제품 테스트에 한계가 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는 워낙 고가여서 개별 기업이 일일이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중소기업들은 애써 제품을 개발해도 테스트를 할 수 없어, 멀리 벨기에까지 가서 테스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대기업을 찾아가 성능이 제대로 나오는지 여부를 테스트해 달라고 일일이 요청을 해야 한다. 테스트 베드가 없는 상황은 초격차 전략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는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의한 기술혁신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에 적용되기 전에 사전에 평가해 보는 중간과정이 차단돼, 전체적인 개발 기간 단축도 불가능하다.

추락하는 R&D

또한 반도체 관련 R&D 예산이 10년 동안 3분의 1토막이 났기 때문에 반도체 분야 우수 논문 배출 현황은 이미 중국에 역전당했고, 서울대 반도체 석박사 배출도 크게 줄었다. 최첨단 기술을 개발해 중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함에도 신규 과제조차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는 중고 장비를 기증받아 중고 부품으로 고쳐가면서 25년,30년 된 프랑켄슈타인급 중고 장비로 연구하고 있다.

맹추격하는 중국, 2020년까지 70만 연구인력

반면 우리나라 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2020년까지 70만 연구인력을 양성하기로 하고, 반도체 자급률을 14%에서 2025년 7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더 늦기 전에 국내 중소,중견 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를 설치하고, R&D 확충이 시급하다.

다시 반도체, 새로운 시작

이미 현실로 다가온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이다. 반도체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시장은 점점 더 커져 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크기를 조금씩 줄여나가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며, 평면 소자에서 3차원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기술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되기 위해서 장비와 재료,부품업체도 함께 성장하고, 10년 20년 후에는 또다른 삼성 현대차 같은 기업들이 나와 바톤터치가 되는 그런 세상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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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강국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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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0-16 23: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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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강국의 이면 (10월 16일 화요일 밤 10시 KBS 1TV)
■제작: 선재희 기자


반도체 산업은 전체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며, 효자 산업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는 80년대 일본을 거쳐, 90년대 후반에는 일본을 물리치고, 이후 20년 동안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70%를 차지하는데, 삼성과 SK 하이닉스의 반도체 부문 영업 이익률은 50%를 웃돌고 있다.

대기업은 초호황, 장비·재료· 부품업체는 고전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대기업들은 역대 최대 매출을 자랑하지만, 대기업을 받쳐주는 국내 반도체 장비와 재료, 소재, 부품 업체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가고, 국산화율은 10년째 그대로인, 사상누각의 상태이다. 특히, 장비 중에서도 최첨단 고가 설비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재료 역시 고가이면서 첨단제품은 수입에 의존한다. 삼성과 SK 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넘버 1, 넘버 2라고 하지만, 중소 중견기업인 장비회사, 부품회사는 세계적인 기업이 거의 없다.

최신 테스트 베드가 없다

중소,중견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해도 테스트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문제인데, 그래서 학계와 반도체 업계는 중소기업 전용 12인치 웨이퍼 기반 테스트 시설인 ‘테스트 베드’를 갖춰 달라고 수년째 요구하고 있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대기업은 12인치 웨이퍼를 기준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기존 테스트 시설은 10년 전 수준인 8인치 웨이퍼 기준이기 때문에 첨단 제품 테스트에 한계가 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는 워낙 고가여서 개별 기업이 일일이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중소기업들은 애써 제품을 개발해도 테스트를 할 수 없어, 멀리 벨기에까지 가서 테스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대기업을 찾아가 성능이 제대로 나오는지 여부를 테스트해 달라고 일일이 요청을 해야 한다. 테스트 베드가 없는 상황은 초격차 전략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는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의한 기술혁신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에 적용되기 전에 사전에 평가해 보는 중간과정이 차단돼, 전체적인 개발 기간 단축도 불가능하다.

추락하는 R&D

또한 반도체 관련 R&D 예산이 10년 동안 3분의 1토막이 났기 때문에 반도체 분야 우수 논문 배출 현황은 이미 중국에 역전당했고, 서울대 반도체 석박사 배출도 크게 줄었다. 최첨단 기술을 개발해 중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함에도 신규 과제조차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는 중고 장비를 기증받아 중고 부품으로 고쳐가면서 25년,30년 된 프랑켄슈타인급 중고 장비로 연구하고 있다.

맹추격하는 중국, 2020년까지 70만 연구인력

반면 우리나라 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2020년까지 70만 연구인력을 양성하기로 하고, 반도체 자급률을 14%에서 2025년 7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더 늦기 전에 국내 중소,중견 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를 설치하고, R&D 확충이 시급하다.

다시 반도체, 새로운 시작

이미 현실로 다가온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이다. 반도체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시장은 점점 더 커져 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크기를 조금씩 줄여나가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며, 평면 소자에서 3차원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기술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되기 위해서 장비와 재료,부품업체도 함께 성장하고, 10년 20년 후에는 또다른 삼성 현대차 같은 기업들이 나와 바톤터치가 되는 그런 세상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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