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캠핑카에서 일가족 참변…기온 ‘뚝’ 안전 주의보

입력 2018.10.17 (08:33) 수정 2018.10.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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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가을이 되면서 캠핑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하지만, 부쩍 추워진 날씨에 일교차가 큰 만큼 안전에도 유의하셔야 겠습니다.

최근에 일가족 3명이 캠핑 차량 안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차안에서 피운 숯불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을 하다 산소 부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경남 창원에 있는 한 캠핑장.

넓은 공터 안에 캠핑 차량 한 대가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차량 앞에 나란히 놓인 신발, 부서진 문은 사고 당시의 흔적을 보여 주고 있는데요.

[마을 주민/음성변조 : "경찰하고 구급차가 있더라고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노란 띠를 둘러놓고 좀 많이 놀랐죠."]

이 캠핑카에서 야영 중이던 야영객 3명이 연락이 안 된다며 다급한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 14일 오후였습니다.

[손종수/경남 진해경찰서 형사과장 : "연락을 해도 연락이 안 돼서 사고 장소로 맏사위가 찾아가서 119와 112에 신고를 하게 된 것이고……."]

신고를 받고 즉시 도착한 119구조대.

인기척이 없자 유리를 깨고 안으로 들어갔는데요.

야영 중이던 3명은 80대 아버지와 50대 두 아들.

하지만, 이들 세 부자는 이미 숨진 뒤 였습니다.

[공원준/창원소방본부 웅동119안전센터 소방사 : "소방대원들이 진입하였고 사람이 세 명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구급대원이 상태 파악을 하기 위해 접근했는데 세 분 다 의식이나 맥박, 호흡이 없었고 세 분 전부 사후 강직이 온 상황이었습니다."]

세 부자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바다가 보이는 이 캠핑장은 탁 트인 전망 덕분에 주말이면 모여드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10명, 어떨 때는 15명, 적게 와도 5, 6명은 와서 텐트 치고 그럽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자기들 고기 구워 먹고 아이들은 앞에 낚시 하라고 시키고 그런 식으로 항상 놀다 가시거든요."]

지난주 토요일인 13일 오후.

80대의 아버지와 50대의 아들 두 명은 캠핑 차량을 몰고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곧이어 두 딸이 합류해 고기를 구워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자정쯤 딸 가족이 돌아간 뒤, 세 부자도 잠자리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저녁이 되자 기온이 떨어지며 급격히 추워졌다는 점입니다.

[손종수/경남 진해경찰서 형사과장 : "날씨가 너무 추워서 저녁에 고기 구워 먹을 때 사용했던 잔 불씨가 남아 있는 화덕을 들고 좁은 캠핑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안에서 좀 따뜻한 공기를 쬐려고 그런 목적으로 화덕을 들고 들어갔는데……."]

문을 전부 걸어 잠근 뒤 화덕의 남은 불씨로 캠핑카 내부의 난방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환기가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숯불 연기는 산소 부족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개조된 캠핑 차량이라 별도의 환기 시설이 없던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손종수/경남 진해경찰서 형사과장 : "캠핑카 안에 공간이 워낙 협소하다 보니까 화덕에서 잔 불씨가 타면서 산소가 부족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잔 불씨에서 일산화탄소가 배출되고 해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형제, 가족들에게 이번 여행은 지난 10여년 간 병 수발을 들어온 아내를 두 달 전 떠나보낸 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조문객/음성변조 : "병 수발을 했어요. 바람이라도 밖에 가서 쐬어 주려 하는 분위기가 저렇게 불의의 사고로 발생한 거예요."]

[손종수/경남 진해경찰서 형사과장 : "80대인 아버지가 마음도 우울하고 울적하고 이래서 자식들 입장에서는 적적한 아버지도 좀 위로해 줄 겸 주말 이용해서 힐링도 할 겸 그렇게 해서 캠핑을 하게 된 겁니다."]

그런가 하면 그제 오전 광주광역시의 영산강변에서는 부부가 텐트 안에 온수 매트를 켜고 자다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캠핑의 계절을 맞았지만 추워지는 날씨에 이처럼 캠핑카나 텐트 등 실내에서 난방 기구를 사용하다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원준/창원소방본부 웅동119안전센터 소방사 : "온도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온열 기구를 많이 실내로 유입하게 되는데 그때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망 사건이나 사고(의 가능성이)가 높습니다."]

실제 취재진이 어제 저녁 캠핑장을 찾아보니 다양한 난방 기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정도 안전에 대비하고 있을까요?

[캠핑객/음성변조 : "텐트 안에서 장작으로 불을 피워서 그게 다 타서 숯이 되잖아요. 거기서 많은 가스가 나올 거 아니에요. 그건 상당히 위험하죠. 텐트 안에서 불을 피운다는 건……."]

[캠핑객/음성변조 : "텐트 안에서 사용하죠. 자제해야 하는데 솔직히 춥다 보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추우니까 안에서 난로를 켜고 그러죠."]

하지만 대부분의 안전사고가 모두 잠든 상황이나 한순간에 벌어지는 만큼, 난방 기구 선택이나 사용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원준/창원소방본부 웅동119안전센터 소방사 : "캠핑카와 텐트 등 비교적 밀폐성이 강한 곳에서는 화기 취급을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곳에서 화기를 취급하거나 온열 기기 같은 것을 사용할 경우에는 가급적 환기를 시켜 주시고 이러한 연기성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시민들이 가급적 주의를 하셔서 캠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얇은 복장으로 난방기나 화기에 의존하기보다는 방한복 등을 충분히 입고 챙겨 급격한 기온차나 추위에 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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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캠핑카에서 일가족 참변…기온 ‘뚝’ 안전 주의보
    • 입력 2018-10-17 08:40:07
    • 수정2018-10-17 14: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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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가을이 되면서 캠핑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하지만, 부쩍 추워진 날씨에 일교차가 큰 만큼 안전에도 유의하셔야 겠습니다.

최근에 일가족 3명이 캠핑 차량 안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차안에서 피운 숯불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을 하다 산소 부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경남 창원에 있는 한 캠핑장.

넓은 공터 안에 캠핑 차량 한 대가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차량 앞에 나란히 놓인 신발, 부서진 문은 사고 당시의 흔적을 보여 주고 있는데요.

[마을 주민/음성변조 : "경찰하고 구급차가 있더라고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노란 띠를 둘러놓고 좀 많이 놀랐죠."]

이 캠핑카에서 야영 중이던 야영객 3명이 연락이 안 된다며 다급한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 14일 오후였습니다.

[손종수/경남 진해경찰서 형사과장 : "연락을 해도 연락이 안 돼서 사고 장소로 맏사위가 찾아가서 119와 112에 신고를 하게 된 것이고……."]

신고를 받고 즉시 도착한 119구조대.

인기척이 없자 유리를 깨고 안으로 들어갔는데요.

야영 중이던 3명은 80대 아버지와 50대 두 아들.

하지만, 이들 세 부자는 이미 숨진 뒤 였습니다.

[공원준/창원소방본부 웅동119안전센터 소방사 : "소방대원들이 진입하였고 사람이 세 명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구급대원이 상태 파악을 하기 위해 접근했는데 세 분 다 의식이나 맥박, 호흡이 없었고 세 분 전부 사후 강직이 온 상황이었습니다."]

세 부자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바다가 보이는 이 캠핑장은 탁 트인 전망 덕분에 주말이면 모여드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10명, 어떨 때는 15명, 적게 와도 5, 6명은 와서 텐트 치고 그럽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자기들 고기 구워 먹고 아이들은 앞에 낚시 하라고 시키고 그런 식으로 항상 놀다 가시거든요."]

지난주 토요일인 13일 오후.

80대의 아버지와 50대의 아들 두 명은 캠핑 차량을 몰고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곧이어 두 딸이 합류해 고기를 구워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자정쯤 딸 가족이 돌아간 뒤, 세 부자도 잠자리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저녁이 되자 기온이 떨어지며 급격히 추워졌다는 점입니다.

[손종수/경남 진해경찰서 형사과장 : "날씨가 너무 추워서 저녁에 고기 구워 먹을 때 사용했던 잔 불씨가 남아 있는 화덕을 들고 좁은 캠핑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안에서 좀 따뜻한 공기를 쬐려고 그런 목적으로 화덕을 들고 들어갔는데……."]

문을 전부 걸어 잠근 뒤 화덕의 남은 불씨로 캠핑카 내부의 난방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환기가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숯불 연기는 산소 부족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개조된 캠핑 차량이라 별도의 환기 시설이 없던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손종수/경남 진해경찰서 형사과장 : "캠핑카 안에 공간이 워낙 협소하다 보니까 화덕에서 잔 불씨가 타면서 산소가 부족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잔 불씨에서 일산화탄소가 배출되고 해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형제, 가족들에게 이번 여행은 지난 10여년 간 병 수발을 들어온 아내를 두 달 전 떠나보낸 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조문객/음성변조 : "병 수발을 했어요. 바람이라도 밖에 가서 쐬어 주려 하는 분위기가 저렇게 불의의 사고로 발생한 거예요."]

[손종수/경남 진해경찰서 형사과장 : "80대인 아버지가 마음도 우울하고 울적하고 이래서 자식들 입장에서는 적적한 아버지도 좀 위로해 줄 겸 주말 이용해서 힐링도 할 겸 그렇게 해서 캠핑을 하게 된 겁니다."]

그런가 하면 그제 오전 광주광역시의 영산강변에서는 부부가 텐트 안에 온수 매트를 켜고 자다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캠핑의 계절을 맞았지만 추워지는 날씨에 이처럼 캠핑카나 텐트 등 실내에서 난방 기구를 사용하다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원준/창원소방본부 웅동119안전센터 소방사 : "온도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온열 기구를 많이 실내로 유입하게 되는데 그때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망 사건이나 사고(의 가능성이)가 높습니다."]

실제 취재진이 어제 저녁 캠핑장을 찾아보니 다양한 난방 기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정도 안전에 대비하고 있을까요?

[캠핑객/음성변조 : "텐트 안에서 장작으로 불을 피워서 그게 다 타서 숯이 되잖아요. 거기서 많은 가스가 나올 거 아니에요. 그건 상당히 위험하죠. 텐트 안에서 불을 피운다는 건……."]

[캠핑객/음성변조 : "텐트 안에서 사용하죠. 자제해야 하는데 솔직히 춥다 보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추우니까 안에서 난로를 켜고 그러죠."]

하지만 대부분의 안전사고가 모두 잠든 상황이나 한순간에 벌어지는 만큼, 난방 기구 선택이나 사용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원준/창원소방본부 웅동119안전센터 소방사 : "캠핑카와 텐트 등 비교적 밀폐성이 강한 곳에서는 화기 취급을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곳에서 화기를 취급하거나 온열 기기 같은 것을 사용할 경우에는 가급적 환기를 시켜 주시고 이러한 연기성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시민들이 가급적 주의를 하셔서 캠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얇은 복장으로 난방기나 화기에 의존하기보다는 방한복 등을 충분히 입고 챙겨 급격한 기온차나 추위에 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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