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연장 명승부, ‘숨어있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

입력 2018.10.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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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7일 원주에서 펼쳐진 DB대 LG의 프로농구 경기는 명승부 중의 명승부였다. 프로농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라면 상품 가치가 충분했던 경기였다. 2차 연장 명승부 끝에 한정원이라는 영웅이 탄생했고, 천신만고 끝에 DB의 개막 첫 승이 쓰인 드라마 같은 승부, 숨어있는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본다.

DB의 외국인 포스터는 3쿼터에 원맨쇼를 펼쳤다. DB는 3쿼터를 80-67로 13점 차 앞선 채 마쳤다. 포스터가 3쿼터 기록한 24득점은 역대 한국 프로농구 한 쿼터 최다 득점 타이 기록에 해당하는 점수였다. 애초 버튼이 NBA에 도전한다는 이유로 팀을 나간 이후 DB 팬들은 실망감에 빠졌다. 그 누가 와도 버튼의 공백은 메우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3쿼터 포스터의 활약은 버튼 이상이었다.

4쿼터는 LG의 쿼터였다. LG가 김시래를 앞세워 추격에 나섰고 결국 경기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그레이의 자유투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때 20점 이상 끌려갔던 LG가 저력이 나온 순간이었다. 97대 94로 뒤집은 LG, 경기는 LG의 대역전승이 되는 듯했지만 3초 남은 공격 기회에서 거짓말 같은 3점포가 터졌다. 주인공은 역시 포스터였다. 직접 공을 잡고 코트를 넘어온 포스터가 버저비터와 함께 3점 슛을 던졌고, 포스터의 손을 떠난 공은 그대로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는 연장으로 전개됐다.


승부가 결정되는 연장전. 1차 연장전의 승부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 끝에 두 팀은 110-110으로 연장전을 마치고 2차 연장에 돌입했다. 2차 연장 역시 한 치를 알 수 없는 공방전으로 흘러갔다. 역대 최고급 명승부의 주인공은 한정원이었다. 경기 종료 50초를 남기고 LG는 김종규가 호쾌한 덩크슛으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한정원의 그림 같은 재역전 3점포가 터졌다. 경기는 드라마같은 명승부속 DB의 승리로 끝났다.

공격자 위한 U 파울 엄벌 규정

올 시즌 수비 농구로 유명한 모비스가 벌써 2경기 연속 100점대 농구를 만들었다. 20점 차 이상 앞서가던 팀이 역전을 허용하고 2차 연장 명승부 끝에 110점대 농구가 나온 이번 경기 역시 화끈한 공격 농구가 가능했다. 여기엔 U 파울(비 스포츠적 파울/ unsportsman like foul) 규정 강화라는 올 시즌 달라진 규정이 숨어있다.

3쿼터 포스터의 속공 슬램덩크 전 LG 선수들은 포스터의 몸에 손을 댈 수 없었다. 달라진 규정에 따라 속공 시 뒤에서 반칙하면 무조건 U 파울이 선언된다. 이후에도 포스터가 무려 47점 원맨쇼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1대 1 돌파를 당한 선수들이 소위 '미리 끊는' 파울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실력 대 실력으로 붙어 개인기가 좋은 선수가 득점할 수 있는 상황 연출이 가능해졌다. 4쿼터를 되돌아봐도 유사하다. 실제로 파울 작전 상황에서 포스터가 U 파울을 범한 장면이 나왔다. U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구를 LG 그레이는 모두 성공했다. 이제는 파울 작전에서도 고의로 파울을 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KT의 허훈도 같은 날 좋은 교훈을 얻었다. 동료의 부상으로 인해 수비자 숫자가 부족하자 허훈이 파울로 끊었던 상황, 심판진은 가차 없이 U 파울을 선언했다. 달라진 규정에 따라 이처럼 고의로 끊는 장면은 올 시즌부터 U 파울이 선언된다. 농구라는 종목은 파울을 교묘히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였다. 심지어 선수 교체를 위해서도 고의로 파울을 하는 종목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는 선수 교체를 위한 파울도 U 파울의 범위에 포함된다. 100점대 화끈한 농구 뒤엔 U 파울 규정 강화가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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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연장 명승부, ‘숨어있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
    • 입력 2018-10-18 14:00:09
    취재K
2018년 10월 17일 원주에서 펼쳐진 DB대 LG의 프로농구 경기는 명승부 중의 명승부였다. 프로농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라면 상품 가치가 충분했던 경기였다. 2차 연장 명승부 끝에 한정원이라는 영웅이 탄생했고, 천신만고 끝에 DB의 개막 첫 승이 쓰인 드라마 같은 승부, 숨어있는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본다.

DB의 외국인 포스터는 3쿼터에 원맨쇼를 펼쳤다. DB는 3쿼터를 80-67로 13점 차 앞선 채 마쳤다. 포스터가 3쿼터 기록한 24득점은 역대 한국 프로농구 한 쿼터 최다 득점 타이 기록에 해당하는 점수였다. 애초 버튼이 NBA에 도전한다는 이유로 팀을 나간 이후 DB 팬들은 실망감에 빠졌다. 그 누가 와도 버튼의 공백은 메우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3쿼터 포스터의 활약은 버튼 이상이었다.

4쿼터는 LG의 쿼터였다. LG가 김시래를 앞세워 추격에 나섰고 결국 경기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그레이의 자유투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때 20점 이상 끌려갔던 LG가 저력이 나온 순간이었다. 97대 94로 뒤집은 LG, 경기는 LG의 대역전승이 되는 듯했지만 3초 남은 공격 기회에서 거짓말 같은 3점포가 터졌다. 주인공은 역시 포스터였다. 직접 공을 잡고 코트를 넘어온 포스터가 버저비터와 함께 3점 슛을 던졌고, 포스터의 손을 떠난 공은 그대로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는 연장으로 전개됐다.


승부가 결정되는 연장전. 1차 연장전의 승부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 끝에 두 팀은 110-110으로 연장전을 마치고 2차 연장에 돌입했다. 2차 연장 역시 한 치를 알 수 없는 공방전으로 흘러갔다. 역대 최고급 명승부의 주인공은 한정원이었다. 경기 종료 50초를 남기고 LG는 김종규가 호쾌한 덩크슛으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한정원의 그림 같은 재역전 3점포가 터졌다. 경기는 드라마같은 명승부속 DB의 승리로 끝났다.

공격자 위한 U 파울 엄벌 규정

올 시즌 수비 농구로 유명한 모비스가 벌써 2경기 연속 100점대 농구를 만들었다. 20점 차 이상 앞서가던 팀이 역전을 허용하고 2차 연장 명승부 끝에 110점대 농구가 나온 이번 경기 역시 화끈한 공격 농구가 가능했다. 여기엔 U 파울(비 스포츠적 파울/ unsportsman like foul) 규정 강화라는 올 시즌 달라진 규정이 숨어있다.

3쿼터 포스터의 속공 슬램덩크 전 LG 선수들은 포스터의 몸에 손을 댈 수 없었다. 달라진 규정에 따라 속공 시 뒤에서 반칙하면 무조건 U 파울이 선언된다. 이후에도 포스터가 무려 47점 원맨쇼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1대 1 돌파를 당한 선수들이 소위 '미리 끊는' 파울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실력 대 실력으로 붙어 개인기가 좋은 선수가 득점할 수 있는 상황 연출이 가능해졌다. 4쿼터를 되돌아봐도 유사하다. 실제로 파울 작전 상황에서 포스터가 U 파울을 범한 장면이 나왔다. U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구를 LG 그레이는 모두 성공했다. 이제는 파울 작전에서도 고의로 파울을 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KT의 허훈도 같은 날 좋은 교훈을 얻었다. 동료의 부상으로 인해 수비자 숫자가 부족하자 허훈이 파울로 끊었던 상황, 심판진은 가차 없이 U 파울을 선언했다. 달라진 규정에 따라 이처럼 고의로 끊는 장면은 올 시즌부터 U 파울이 선언된다. 농구라는 종목은 파울을 교묘히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였다. 심지어 선수 교체를 위해서도 고의로 파울을 하는 종목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는 선수 교체를 위한 파울도 U 파울의 범위에 포함된다. 100점대 화끈한 농구 뒤엔 U 파울 규정 강화가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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