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부지 물색만 6년째”…학교 짓는데 ‘반대 급부’ 요구도

입력 2018.10.21 (21:17) 수정 2018.10.2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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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특수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져도 장애학생 부모는 아이를 전학시킬 여건이 마땅치 않아서 고발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특수학교가 부족하다는 건데 새 학교를 짓는 것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박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중랑구.

주민 40만 명이 사는 구에 특수학교는 한 곳도 없습니다.

이곳에 사는 장애 학생들은 특수학교를 찾아 10km 씩 떨어진 학교를 다닙니다.

[유인숙/장애 학생 부모 : "5시 반에는 일어 나야 돼요. 애가 학교에 가는 시간 오래 걸리지 하교하는 시간 오래걸리지..하루에 두시간 반에서 4시간까지 걸리는 분도 있어요."]

2012년 행정심판위원회가 이 지역에 특수학교를 지으라고 권고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땅조차 확보하지 못 했습니다.

주민들은 달갑지 않아 하고,

[지역 주민/음성변조 : "아무래도 좀 안좋게 생각을 하죠. 어떻게 뭐랄까 좀.. 다른 신선한 장소로 설정하는 게 낫지."]

구청은 미온적인 태도라 일 추진이 쉽지 않습니다.

[이진주/장애 학생 부모 : "되야 될 땅을 내놓고 우리랑 얘기를 좀 해줘야 되는데, 되지 못.. 안 되는 땅들만 계속 내놔서 (부지 검토만) 9번 지금 10번 계속 가는 거예요."]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8개 구에는 이렇게 특수학교가 없습니다.

땅을 확보한다 해도 학교를 짓는 과정도 못지 않게 험난합니다.

2020년 특수학교가 개교할 예정인 용인시 유방동.

주민들은 특수학교를 지으려면 인근 도로를 확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음성변조 : "뭐든지 개발되면은, 길이 좀 넓어지면은 생활하기가 더 좋죠. (특수학교) 너머로 길이 계속 차고? 나간다는 말도 있고요. 그렇죠. 그게 바라는 거죠."]

서울 강남구에 들어설 특수학교 역시 인근 주민들이 주변 토지 용도 변경과 도로 확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 마음이 돌아서면 공사가 중단될 수 있어 여론을 살필 수 밖에 없는 상황.

기다리는 사람들 마음은 타들어갑니다.

[장애 학생 부모 : "보낼 데가 없어요. 어디로 보내라는 건지 그럼..."]

전국의 특수 교육 대상자는 9만 명이 넘지만 학교는 176곳 뿐.

한 학교에 장애학생 5백명이 넘게 다녀야 하는 열악한 현실이 폭행과 학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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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학교 “부지 물색만 6년째”…학교 짓는데 ‘반대 급부’ 요구도
    • 입력 2018-10-21 21:19:41
    • 수정2018-10-21 21: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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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특수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져도 장애학생 부모는 아이를 전학시킬 여건이 마땅치 않아서 고발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특수학교가 부족하다는 건데 새 학교를 짓는 것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박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중랑구.

주민 40만 명이 사는 구에 특수학교는 한 곳도 없습니다.

이곳에 사는 장애 학생들은 특수학교를 찾아 10km 씩 떨어진 학교를 다닙니다.

[유인숙/장애 학생 부모 : "5시 반에는 일어 나야 돼요. 애가 학교에 가는 시간 오래 걸리지 하교하는 시간 오래걸리지..하루에 두시간 반에서 4시간까지 걸리는 분도 있어요."]

2012년 행정심판위원회가 이 지역에 특수학교를 지으라고 권고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땅조차 확보하지 못 했습니다.

주민들은 달갑지 않아 하고,

[지역 주민/음성변조 : "아무래도 좀 안좋게 생각을 하죠. 어떻게 뭐랄까 좀.. 다른 신선한 장소로 설정하는 게 낫지."]

구청은 미온적인 태도라 일 추진이 쉽지 않습니다.

[이진주/장애 학생 부모 : "되야 될 땅을 내놓고 우리랑 얘기를 좀 해줘야 되는데, 되지 못.. 안 되는 땅들만 계속 내놔서 (부지 검토만) 9번 지금 10번 계속 가는 거예요."]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8개 구에는 이렇게 특수학교가 없습니다.

땅을 확보한다 해도 학교를 짓는 과정도 못지 않게 험난합니다.

2020년 특수학교가 개교할 예정인 용인시 유방동.

주민들은 특수학교를 지으려면 인근 도로를 확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음성변조 : "뭐든지 개발되면은, 길이 좀 넓어지면은 생활하기가 더 좋죠. (특수학교) 너머로 길이 계속 차고? 나간다는 말도 있고요. 그렇죠. 그게 바라는 거죠."]

서울 강남구에 들어설 특수학교 역시 인근 주민들이 주변 토지 용도 변경과 도로 확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 마음이 돌아서면 공사가 중단될 수 있어 여론을 살필 수 밖에 없는 상황.

기다리는 사람들 마음은 타들어갑니다.

[장애 학생 부모 : "보낼 데가 없어요. 어디로 보내라는 건지 그럼..."]

전국의 특수 교육 대상자는 9만 명이 넘지만 학교는 176곳 뿐.

한 학교에 장애학생 5백명이 넘게 다녀야 하는 열악한 현실이 폭행과 학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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