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PC방 살인사건’ 일주일…커지는 국민 분노

입력 2018.10.22 (08:30) 수정 2018.10.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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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 남성이 어디론가 급히 뛰어갑니다.

지난 14일에 일어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피의자 29살 김성수입니다.

오늘 아침 경찰이 신상 공개 결정을 내렸는데요.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커져 가고 있습니다.

피의자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에는 홈페이지 개설 이래 최다인 80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PC방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은 주말 새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피해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이석진/서울시 강서구 : "다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갖다 놓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PC방과 이웃한 상인들은 사건 일주일이 지나도록 충격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는데요.

[이웃 상가 상인/음성변조 : "너무 안됐지. 우리 아들 딱 또래인데 상상도 못하는 그런 일이 다 있는지……."]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14일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PC방이 있는 상가를 향해 한 남성이 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인근 119에 신고 전화가 연이어 접수됐습니다.

[유지은/서울강서소방서 소방교 : "차가 두 대가 나갔는데요. 처음 신고받았던 구급차의 출동 내용은 아르바이트생이 다쳤다고만 신고된 내용이었고 저희는 사람이 흉기에 찔렸다고 신고가 들어왔었던 내용이었어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

건물 지하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CCTV 속 뛰어가던 29살 김성수가 경찰에 붙잡혀 있었고, 바닥에는 또 다른 남성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유지은/서울강서소방서 소방교 : "경찰관이 가해자를 제압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 조치하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저희는 환자분만 케어했죠. 머리 쪽으로 외상이 있었던 걸로 추정이 되는데 그쪽에 출혈량이 너무 많아서 정확한 외상 위치를 저희가 파악은 못 하고 지혈만 일단 하는 상황이었어요."]

지혈을 하며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피해 남성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피해자를 치료했던 담당 의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피해자의 상태가 얼마나 위중하고 처참했는지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얼마나 원한이 깊었기에 이런 참혹한 사건이 일어난 걸까?

사건 이틀 뒤, 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성수가 밝힌 범행 동기는 불친절해서 홧김에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피해 아르바이트생을 오랫동안 봐 왔던 손님들은 그럴 리가 없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PC방 손님/음성변조 : "진짜 절대 아니에요. 컵이나 이런 거 줄 때도 뭐 (음료를) 시켜야 주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혹시 컵 좀 주실 수 있을까요 하면 그냥 바로 주시고 진짜 착한 분이셨어요. 원래 험악하신 분 같았으면 원한 관계거나 서로 잘못했다고 할 수 있는데 진짜 그럴 분이 아니에요. 짜증 난다는 거 티 내거나 이런 분 절대 아니었어요."]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피의자 김성수는 동생과 함께 PC방을 찾았는데요.

이들은 아르바이트생이었던 피해자에게 서비스 불친절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면서 실랑이를 벌였고, 이 일로 경찰까지 한 차례 출동했습니다.

[이주민/서울지방경찰청장/지난 18일 국정감사 : "1차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저희 직원들이 나갔을 때는요.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던 상황이 아니고요. 피의자와 동생이 PC방에서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단순히 말싸움 중이었습니다."]

PC방으로 출동한 경찰은 김성수와 동생에게 귀가 조치를 하면서 상황을 마무리시켰는데요.

하지만 김성수는 경찰이 떠난 뒤, 집에서 흉기를 챙겨와 피해자를 향해 휘둘렀습니다.

이 과정을 놓고 경찰의 초동 대응과 김성수 동생의 역할 등에 대해 문제점과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시민/음성변조 : "한 사람이었으면 도망칠 수도 있고 반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아무래도 두 명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비참하게 당한 거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주민/서울지방경찰청장/지난 18일 국정감사 : "CCTV 영상이나 목격자 및 피의자 진술 또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할 때 피의자 동생을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을 했습니다만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자를 추가 조사하고 영상 분석도 세밀히 해서 공범 여부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그런 과정이고요."]

여기에 피의자가 우울증을 앓았다고 경찰에 진술하면서 우울증약 복용 진단서를 제출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청와대 청원 가운데 역대 최다 동의를 얻은 겁니다.

[PC방 손님/음성변조 : "우울증 있고 흉기를 잡을 정도면 차라리 정신병원에 있어야지. 본인 책임이 있다고 봐요."]

[이웃 상가 상인/음성변조 : "말도 안 되죠. 다 사고 나면 그렇게 나오더만 대부분. 전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그런데 그건 아니야…."]

[시민/'심신미약' 감형 반대/음성변조 : "어떤 이유로든 간에 피해자가 이미 죽었지만 억울하지 않게 가해자에게 최대한의 처벌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전문가들은 흉기를 준비한 점 등을 볼 때 우발적 범행으로 볼 수 없어 심신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질지 여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 "최근 성실히 사는 사람 대상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죽음에 이르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법원에서도 심신미약이나 주변 환경이 어려워서 이런 가해자의 상황을 봐주기보다는 피해자가 진짜 돌발적으로 사망한 상황이 얼마나 가족들한테 허망한가를 감정적으로 대입해서 판결을 내려 줬으면 하는……."]

잠시 뒤 얼굴이 공개될 피의자 김성수는 법원으로부터 '감정유치' 영장을 받고 오늘 충남 공주의 치료감호소로 이송돼 심신미약 여부를 가리기 위해 길게는 한 달 동안 정신감정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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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PC방 살인사건’ 일주일…커지는 국민 분노
    • 입력 2018-10-22 08:39:28
    • 수정2018-10-22 10: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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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 남성이 어디론가 급히 뛰어갑니다.

지난 14일에 일어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피의자 29살 김성수입니다.

오늘 아침 경찰이 신상 공개 결정을 내렸는데요.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커져 가고 있습니다.

피의자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에는 홈페이지 개설 이래 최다인 80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PC방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은 주말 새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피해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이석진/서울시 강서구 : "다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갖다 놓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PC방과 이웃한 상인들은 사건 일주일이 지나도록 충격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는데요.

[이웃 상가 상인/음성변조 : "너무 안됐지. 우리 아들 딱 또래인데 상상도 못하는 그런 일이 다 있는지……."]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14일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PC방이 있는 상가를 향해 한 남성이 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인근 119에 신고 전화가 연이어 접수됐습니다.

[유지은/서울강서소방서 소방교 : "차가 두 대가 나갔는데요. 처음 신고받았던 구급차의 출동 내용은 아르바이트생이 다쳤다고만 신고된 내용이었고 저희는 사람이 흉기에 찔렸다고 신고가 들어왔었던 내용이었어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

건물 지하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CCTV 속 뛰어가던 29살 김성수가 경찰에 붙잡혀 있었고, 바닥에는 또 다른 남성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유지은/서울강서소방서 소방교 : "경찰관이 가해자를 제압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 조치하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저희는 환자분만 케어했죠. 머리 쪽으로 외상이 있었던 걸로 추정이 되는데 그쪽에 출혈량이 너무 많아서 정확한 외상 위치를 저희가 파악은 못 하고 지혈만 일단 하는 상황이었어요."]

지혈을 하며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피해 남성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피해자를 치료했던 담당 의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피해자의 상태가 얼마나 위중하고 처참했는지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얼마나 원한이 깊었기에 이런 참혹한 사건이 일어난 걸까?

사건 이틀 뒤, 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성수가 밝힌 범행 동기는 불친절해서 홧김에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피해 아르바이트생을 오랫동안 봐 왔던 손님들은 그럴 리가 없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PC방 손님/음성변조 : "진짜 절대 아니에요. 컵이나 이런 거 줄 때도 뭐 (음료를) 시켜야 주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혹시 컵 좀 주실 수 있을까요 하면 그냥 바로 주시고 진짜 착한 분이셨어요. 원래 험악하신 분 같았으면 원한 관계거나 서로 잘못했다고 할 수 있는데 진짜 그럴 분이 아니에요. 짜증 난다는 거 티 내거나 이런 분 절대 아니었어요."]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피의자 김성수는 동생과 함께 PC방을 찾았는데요.

이들은 아르바이트생이었던 피해자에게 서비스 불친절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면서 실랑이를 벌였고, 이 일로 경찰까지 한 차례 출동했습니다.

[이주민/서울지방경찰청장/지난 18일 국정감사 : "1차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저희 직원들이 나갔을 때는요.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던 상황이 아니고요. 피의자와 동생이 PC방에서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단순히 말싸움 중이었습니다."]

PC방으로 출동한 경찰은 김성수와 동생에게 귀가 조치를 하면서 상황을 마무리시켰는데요.

하지만 김성수는 경찰이 떠난 뒤, 집에서 흉기를 챙겨와 피해자를 향해 휘둘렀습니다.

이 과정을 놓고 경찰의 초동 대응과 김성수 동생의 역할 등에 대해 문제점과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시민/음성변조 : "한 사람이었으면 도망칠 수도 있고 반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아무래도 두 명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비참하게 당한 거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주민/서울지방경찰청장/지난 18일 국정감사 : "CCTV 영상이나 목격자 및 피의자 진술 또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할 때 피의자 동생을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을 했습니다만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자를 추가 조사하고 영상 분석도 세밀히 해서 공범 여부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그런 과정이고요."]

여기에 피의자가 우울증을 앓았다고 경찰에 진술하면서 우울증약 복용 진단서를 제출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청와대 청원 가운데 역대 최다 동의를 얻은 겁니다.

[PC방 손님/음성변조 : "우울증 있고 흉기를 잡을 정도면 차라리 정신병원에 있어야지. 본인 책임이 있다고 봐요."]

[이웃 상가 상인/음성변조 : "말도 안 되죠. 다 사고 나면 그렇게 나오더만 대부분. 전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그런데 그건 아니야…."]

[시민/'심신미약' 감형 반대/음성변조 : "어떤 이유로든 간에 피해자가 이미 죽었지만 억울하지 않게 가해자에게 최대한의 처벌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전문가들은 흉기를 준비한 점 등을 볼 때 우발적 범행으로 볼 수 없어 심신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질지 여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 "최근 성실히 사는 사람 대상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죽음에 이르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법원에서도 심신미약이나 주변 환경이 어려워서 이런 가해자의 상황을 봐주기보다는 피해자가 진짜 돌발적으로 사망한 상황이 얼마나 가족들한테 허망한가를 감정적으로 대입해서 판결을 내려 줬으면 하는……."]

잠시 뒤 얼굴이 공개될 피의자 김성수는 법원으로부터 '감정유치' 영장을 받고 오늘 충남 공주의 치료감호소로 이송돼 심신미약 여부를 가리기 위해 길게는 한 달 동안 정신감정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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