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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코리안 드림’ 꿈꿨지만…‘고려인 4세’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18.10.23 (08:31) 수정 2018.10.23 (09:05)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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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코리안 드림’ 꿈꿨지만…‘고려인 4세’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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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주말 경남 김해의 원룸 건물에서 화재가 있었습니다.

4살 어린이가 현장에서 숨졌고, 14살 누나도 치료 도중 사망했습니다.

나머지 10대 두 명의 상태도 위중하다고 합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어린이들은 고려인 4세, 고려인 3세 부모와 함께 이른바 코리안 드림을 꿈꿨지만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20일 밤, 화상을 입은 남자 어린이 두 명이 병원 응급실에 들어옵니다.

[김세연/OO외과 원장 : "온몸에 잿가루가 시커멓게 묻어있는 상태였고 (한 아이는) 몸 전체에 10% 정도의 화상이 있었고 (다른 아이는) 왼쪽 상지(팔) 부분에 아주 깊은 화상 부위가 있었습니다."]

올해 12살인 이들 어린이는 당장 수술 치료가 필요했지만, 폐 손상이 너무 심해 어려운 상황.

[김세연/OO외과 원장 :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고 있는데 계속 강한 잿가루와 피가 섞인 가래들이 섞여서 계속 배출되고 있습니다."]

원룸 건물의 화재는 모두들 느긋한 주말 저녁을 보내고 있던 가운데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화재 목격자/음성변조 : "'쾅쾅쾅' 소리가 세 번이나 나요. 그래서 나와 봤더니 연기가 이렇게 까만 연기가 올라오는 거야."]

[화재 목격자/음성변조 : "텔레비전을 보고 앉아있는데 '펑' 소리가 나더라고 저쪽(주차장에 세워둔) 차에서 불꽃이 오르는 거예요."]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도 곧 위험한 상황을 감지했다는데요.

[화재 피해자/음성변조 : "집사람이 냄새난다고 고무 타는 냄새난다고 그러더라고 자꾸. 창문을 열어봤죠. 그랬더니 바깥에서 사람들이 불났다고 내려오라고 대피를 하라는 거야."]

사람들이 대피를 하기 시작했을 땐 이미 검은 연기가 현관과 주차장을 뒤덮고 있던 상황.

[화재 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나올 때는 이미 불이 현관 앞까지 왔거든 몇 초만 늦었어도 못 나오는 거였지."]

검은 연기를 내뿜던 불길은 외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건물 전체를 집어 삼킨 듯 타올랐습니다.

[화재 목격자/음성변조 : "연기가 나고 얼마 안 됐는데 갑자기 한꺼번에 팍 솟아 불이 저렇게 갑자기 올라온다는 건 생각을 못 했어요."]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불길을 잡는 동시에 사다리차를 이용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을 구조했는데요,

하지만 건물 안엔 대피도 구조도 되지 못한 입주민들이 있었습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신속하게 2층으로 진입했을 때 2층 복도에 두 명 2층과 1층 계단 층 사이에 두 명이 있었고…."]

2층 복도와 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건 어린이 4명이었습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본능적으로 1층으로 탈출하려고 아마 나오다가 쓰러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가장 어린 아이는)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미약하게나마 의식과 호흡이 다 있었습니다."]

의식과 호흡이 없었던 아이는 4살의 3남매 중 막내.

14살 누나와 12살 형, 그리고 12살 사촌의 상태도 나빠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당시 집에 없었던 탓에 뒤늦게 달려온 보호자들은 응급실에서 아이들과 만났는데요.

3남매의 부모와 이종사촌 관계인 여성은 모두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노동자.

얼굴은 우리와 닮은 고려인 3세, 아이들은 고려인 4세였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우리나라에 왔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이들에게 중요한건 자녀들의 교육이었습니다.

[박안나/우즈베키스탄 교민 대표 : "한국에 와서 일할 기회 말고도 자기 자녀들을 같이 데려와서 같이 살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아마 기쁘게 자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한국 교육을 받고 싶어서…."]

어른들은 모두 일자리를 구했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두 가족이 원룸 건물의 한 집에서 생활해 왔다고 하는데요.

3년 전 입국한 3남매는 어린이집과 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우고 있었고, 사촌인 남자 어린이는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한국에 온 지 겨우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모들은 안타깝게도 현장에 없었습니다.

[박안나/우즈베키스탄 교민 대표 : "일 하고 와서 장 보러 가셨다고 합니다. 장 보러가서 얼마 안 돼 돌아왔는데 화재가 나 있는 상태였고…."]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찾아온 땅.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화마는 모든 걸 앗아갔습니다.

[박안나/우즈베키스탄 교민 대표 :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살고 있는 곳도 화재가 나서 살 곳도 문제가 되고요. 심리적인 상태도 많이 도와줘야 될 것 같아요."]

[유용수/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 "아이 한 명이 이제 한국에 온 지 한 달째밖에 안 됩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90일 정도 체류를 해야지 의료상의 보험도 받고 혜택도 받는데 의료 혜택을 못 받고 있어서 이점이 제일 고민이고…."]

이번 화재로 같은 건물에 거주하던 필리핀인 1명과 한국인 5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총 10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

하지만, 이 건물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도 아니었고, 화재비상벨도 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다가구 주택인 경우에는 단독 경보 감지기 대상입니다. 다른 세대와 연동이 되지 않고 오로지 한 가구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해당 가구 내에 있는 가족들에게 화재 발생을 알려주는 경보기입니다."]

1차 감식 결과 주차장 전기배선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1층이 주차장인 '필로티' 구조와 '드라이비트' 공법이 희생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필로티' 구조는 사방에서 공기가 유입돼 불이 쉽게 번지는 위험이 있습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화재 진압하고 조사한 결과 1층 필로티 천장 부분이 플라스틱 내장재로 마감이 되어 있었고, 건물 외벽 세 부분이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시공이 돼 있어서 순식간에 화재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두 가족의 꿈을 한순간에 앗아간 화재.

14살 첫째도 치료 도중 4살 막내의 뒤를 따라 숨을 거뒀고, 중환자실에 남은 12살 두 어린이에게도 안타깝고 위중한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코리안 드림’ 꿈꿨지만…‘고려인 4세’ 안타까운 죽음
    • 입력 2018.10.23 (08:31)
    • 수정 2018.10.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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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코리안 드림’ 꿈꿨지만…‘고려인 4세’ 안타까운 죽음
[기자]

지난 주말 경남 김해의 원룸 건물에서 화재가 있었습니다.

4살 어린이가 현장에서 숨졌고, 14살 누나도 치료 도중 사망했습니다.

나머지 10대 두 명의 상태도 위중하다고 합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어린이들은 고려인 4세, 고려인 3세 부모와 함께 이른바 코리안 드림을 꿈꿨지만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20일 밤, 화상을 입은 남자 어린이 두 명이 병원 응급실에 들어옵니다.

[김세연/OO외과 원장 : "온몸에 잿가루가 시커멓게 묻어있는 상태였고 (한 아이는) 몸 전체에 10% 정도의 화상이 있었고 (다른 아이는) 왼쪽 상지(팔) 부분에 아주 깊은 화상 부위가 있었습니다."]

올해 12살인 이들 어린이는 당장 수술 치료가 필요했지만, 폐 손상이 너무 심해 어려운 상황.

[김세연/OO외과 원장 :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고 있는데 계속 강한 잿가루와 피가 섞인 가래들이 섞여서 계속 배출되고 있습니다."]

원룸 건물의 화재는 모두들 느긋한 주말 저녁을 보내고 있던 가운데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화재 목격자/음성변조 : "'쾅쾅쾅' 소리가 세 번이나 나요. 그래서 나와 봤더니 연기가 이렇게 까만 연기가 올라오는 거야."]

[화재 목격자/음성변조 : "텔레비전을 보고 앉아있는데 '펑' 소리가 나더라고 저쪽(주차장에 세워둔) 차에서 불꽃이 오르는 거예요."]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도 곧 위험한 상황을 감지했다는데요.

[화재 피해자/음성변조 : "집사람이 냄새난다고 고무 타는 냄새난다고 그러더라고 자꾸. 창문을 열어봤죠. 그랬더니 바깥에서 사람들이 불났다고 내려오라고 대피를 하라는 거야."]

사람들이 대피를 하기 시작했을 땐 이미 검은 연기가 현관과 주차장을 뒤덮고 있던 상황.

[화재 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나올 때는 이미 불이 현관 앞까지 왔거든 몇 초만 늦었어도 못 나오는 거였지."]

검은 연기를 내뿜던 불길은 외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건물 전체를 집어 삼킨 듯 타올랐습니다.

[화재 목격자/음성변조 : "연기가 나고 얼마 안 됐는데 갑자기 한꺼번에 팍 솟아 불이 저렇게 갑자기 올라온다는 건 생각을 못 했어요."]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불길을 잡는 동시에 사다리차를 이용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을 구조했는데요,

하지만 건물 안엔 대피도 구조도 되지 못한 입주민들이 있었습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신속하게 2층으로 진입했을 때 2층 복도에 두 명 2층과 1층 계단 층 사이에 두 명이 있었고…."]

2층 복도와 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건 어린이 4명이었습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본능적으로 1층으로 탈출하려고 아마 나오다가 쓰러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가장 어린 아이는)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미약하게나마 의식과 호흡이 다 있었습니다."]

의식과 호흡이 없었던 아이는 4살의 3남매 중 막내.

14살 누나와 12살 형, 그리고 12살 사촌의 상태도 나빠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당시 집에 없었던 탓에 뒤늦게 달려온 보호자들은 응급실에서 아이들과 만났는데요.

3남매의 부모와 이종사촌 관계인 여성은 모두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노동자.

얼굴은 우리와 닮은 고려인 3세, 아이들은 고려인 4세였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우리나라에 왔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이들에게 중요한건 자녀들의 교육이었습니다.

[박안나/우즈베키스탄 교민 대표 : "한국에 와서 일할 기회 말고도 자기 자녀들을 같이 데려와서 같이 살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아마 기쁘게 자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한국 교육을 받고 싶어서…."]

어른들은 모두 일자리를 구했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두 가족이 원룸 건물의 한 집에서 생활해 왔다고 하는데요.

3년 전 입국한 3남매는 어린이집과 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우고 있었고, 사촌인 남자 어린이는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한국에 온 지 겨우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모들은 안타깝게도 현장에 없었습니다.

[박안나/우즈베키스탄 교민 대표 : "일 하고 와서 장 보러 가셨다고 합니다. 장 보러가서 얼마 안 돼 돌아왔는데 화재가 나 있는 상태였고…."]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찾아온 땅.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화마는 모든 걸 앗아갔습니다.

[박안나/우즈베키스탄 교민 대표 :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살고 있는 곳도 화재가 나서 살 곳도 문제가 되고요. 심리적인 상태도 많이 도와줘야 될 것 같아요."]

[유용수/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 "아이 한 명이 이제 한국에 온 지 한 달째밖에 안 됩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90일 정도 체류를 해야지 의료상의 보험도 받고 혜택도 받는데 의료 혜택을 못 받고 있어서 이점이 제일 고민이고…."]

이번 화재로 같은 건물에 거주하던 필리핀인 1명과 한국인 5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총 10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

하지만, 이 건물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도 아니었고, 화재비상벨도 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다가구 주택인 경우에는 단독 경보 감지기 대상입니다. 다른 세대와 연동이 되지 않고 오로지 한 가구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해당 가구 내에 있는 가족들에게 화재 발생을 알려주는 경보기입니다."]

1차 감식 결과 주차장 전기배선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1층이 주차장인 '필로티' 구조와 '드라이비트' 공법이 희생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필로티' 구조는 사방에서 공기가 유입돼 불이 쉽게 번지는 위험이 있습니다.

[임동훈/경남 김해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 "화재 진압하고 조사한 결과 1층 필로티 천장 부분이 플라스틱 내장재로 마감이 되어 있었고, 건물 외벽 세 부분이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시공이 돼 있어서 순식간에 화재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두 가족의 꿈을 한순간에 앗아간 화재.

14살 첫째도 치료 도중 4살 막내의 뒤를 따라 숨을 거뒀고, 중환자실에 남은 12살 두 어린이에게도 안타깝고 위중한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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