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 하나에 대리 수상자가 두 명…대종상 측 입장은?

올해 제55회 대종상영화제가 대리 수상으로 인해 민망한 상황을 연출했다.

어제(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는 작고한 김주혁(남우조연상·특별상)과 일본인인 사카모토 류이치(음악상)를 제외한 수상자 19명 가운데 11명이 시상식에 불참하며, 불명예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주인공 없는 텅 빈 시상식장에는 대리 수상자만 넘쳐났다. 이날 진행을 맡은 배우 신현준은 주인공 없는 트로피들을 대신 받으며 가장 바쁜 모습을 보였다. 영화 '인랑'의 의상상을 대신 받은 신현준은 "오늘도 섭섭하지 않게 제가 대리수상을 합니다. 잘 전달해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잦은 대리 수상으로 인해 시상식 시간이 단축되면서, 신현준은 정해진 시간을 채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신현준은 우리은행 스타상을 받으러 올라온 그룹 AOA 설현에게 "실물을 처음 본다. 아름답다"고 말을 건넸고, 영화 '안시성'을 찍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뭐였는지, 차기작 계획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영화 '남한산성'의 제작사 싸이런픽쳐서 김지연 대표는 이날 두 번이나 대리수상으로 인해 민망한 상황을 겪었다.

김지연 대표는 '남한산성'의 음악 감독 류이치 사카모토를 대신해 음악상을 받기 위해 자리에 일어섰지만, 가수 한사랑이 대신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또 김지용 촬영 감독 대신 촬영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올랐지만, 이미 다른 대리 수상자가 트로피와 꽃다발을 받은 상태였다.

이에 김 대표는 트로피와 꽃다발을 전달받으며 "계속 시상에 뭔가 차질이 있는 것 같다. 앞서 류이치 사카모토나 저희 영화 '남한산성' 대리 수상자로 제가 참석을 하고 있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촬영 감독님이 참석을 못 하셔서 제가 대신 왔고, 영화가 작년 10월쯤 개봉을 했었는데 1년이 지나도 기억해주시고,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 상은 촬영 감독님께 잘 전달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상식 이후 김지연 대표 대신 음악상을 대리 수상한 트로트 가수 한사랑에게 관심이 쏠렸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화면 캡처

가수 한사랑은 23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일부 누리꾼은 자신을 홍보하러 나온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사랑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간부 부탁을 받고 나왔고, 류이치 사카모토는 누군지 모른다"며 본인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영화 '남한산성' 음악상의 한사랑, 촬영상의 라아리의 대리수상은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대종상영화제 측은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은 미국에서 일정이 있고, 김지용 감독은 프랑스에서 일정이 있어 제작사에 연락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남한산성'의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사진 출처 : TV조선 화면 캡처]

K스타 강이향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