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측근 “김경수가 보낸 기사는 ‘AAA’…우선 작업”

입력 2018.10.29 (15:00) 수정 2018.10.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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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드루킹 김동원 씨의 측근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보낸 기사에 대해선 댓글 작업을 우선적으로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필명 서유기를 사용하는 드루킹 측근 박 모 씨는 오늘 (29일) 김 지사의 첫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지사와 드루킹 김 씨가 텔레그램 메신저 등을 통해 소통한다는 걸 김 씨를 통해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이 경제적 공진화 모임 주요 회원들이 있는 대화방에 댓글 조작 대상 기사 링크를 올려놓았고, 이 중 김 지사가 보낸 기사에는 'AAA'라는 표시를 해뒀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AAA' 표시에 대해 "김경수 의원이 보낸 기사이니 우선 작업하라는 의미"이라고 말했습니다.

특검 측은 김 지사가 메신저로 드루킹 김 씨에게 기사 링크를 보내면, 드루킹 김 씨가 다시 경공모 회원들이 있는 메신저 방에 링크를 옮겼다는 정황도 증인 신문 과정에서 공개했습니다.

이 방에서 드루킹은 "A다 얘들아", "이거 놓쳤다, 빨리 처리해라"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박 씨는 2016년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사건 이후 경공모 회원들이 수백 개씩 쏟아지는 인터넷 기사 대응을 수작업으로는 모두 할 수 없어 킹크랩이라는 조작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킹크랩이라는 이름은 '발이 여러 개인 게처럼 여러 사람이 작업한다'는 의미로 안다고 박 씨는 말했습니다.

박 씨는 2016년 6월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소개로 드루킹 김 씨와 김 지사가 만난 자리에도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박 씨는 "이 자리에서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자신을 경공모 대표라고 소개했고, 이에 김 지사가 "경공모의 '공'자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봐 드루킹이 "함께할 공(共)자라고 설명했다"고 했습니다.

박 씨는 또한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에 있는 느릅나무 출판사, 일명 산채를 방문했고, 당일에 드루킹과 측근인 둘리 우 모 씨가 직접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방문하기 며칠 전부터 회원들에게 각종 브리핑 자료를 준비하게 하고, 킹크랩을 만든 우 씨에게는 시제품 개발을 방문 전까지 끝내라고 지시했다고 박 씨는 밝혔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의 지시로 만든 브리핑 자료를 김 지사가 방문한 날 김 지사 앞에서 화면을 띄우고 스크롤을 내리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브리핑 도중 '킹크랩 극비'라는 항목이 나오자 드루킹은 "김경수 지사 외에는 모두 강의장에서 나가라"고 지시했고, 이후 킹크랩 개발자인 우 씨만 드루킹의 지시에 따라 댓글조작에 사용되는 휴대전화, 일명 '잠수함'을 갖고 들어갔다가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이런 과정에 대해 모두 예행연습을 거친 것이라며 "킹크랩 시연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박 씨는 시연회 이후 드루킹으로부터 "김 지사의 허락이 있어야만 만들 수 있다", "김 지사에게 허락하면 고개를 끄덕여 달라고 했다" 등 김 지사로부터 댓글 작업의 허락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증언도 했습니다.

박 씨는 시연회가 있던 날 외에 9월 28일에도 김 지사 한 차례 더 사무실을 방문했고, 이듬해 해 1월 10일에도 사무실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1월 방문 이후에는 드루킹으로부터 "경공모의 '거사'에 대해 공격이 있으면 김 지사가 책임지고 방어해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씨는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 모 씨도 2017년 2월 사무실을 찾아와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했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으로부터 김 지사가 한 씨에게 '산채에 가면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라는 말을 들었고, 시연을 본 한씨가 "오오"라는 감탄사를 뱉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의 지시로 '우경수, 우유 빛깔 김경수'라는 이름의 김경수 지사 팬카페도 직접 만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증인신문 시작 전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증거로 제출하며 "드루킹이 공범들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술을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며 "공통의 변호사를 통해 전달된 지시에 따라 공범들도 허위 내용을 진술했기 때문에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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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9 15:00:29
    • 수정2018-10-29 16:41:46
    사회
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드루킹 김동원 씨의 측근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보낸 기사에 대해선 댓글 작업을 우선적으로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필명 서유기를 사용하는 드루킹 측근 박 모 씨는 오늘 (29일) 김 지사의 첫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지사와 드루킹 김 씨가 텔레그램 메신저 등을 통해 소통한다는 걸 김 씨를 통해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이 경제적 공진화 모임 주요 회원들이 있는 대화방에 댓글 조작 대상 기사 링크를 올려놓았고, 이 중 김 지사가 보낸 기사에는 'AAA'라는 표시를 해뒀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AAA' 표시에 대해 "김경수 의원이 보낸 기사이니 우선 작업하라는 의미"이라고 말했습니다.

특검 측은 김 지사가 메신저로 드루킹 김 씨에게 기사 링크를 보내면, 드루킹 김 씨가 다시 경공모 회원들이 있는 메신저 방에 링크를 옮겼다는 정황도 증인 신문 과정에서 공개했습니다.

이 방에서 드루킹은 "A다 얘들아", "이거 놓쳤다, 빨리 처리해라"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박 씨는 2016년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사건 이후 경공모 회원들이 수백 개씩 쏟아지는 인터넷 기사 대응을 수작업으로는 모두 할 수 없어 킹크랩이라는 조작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킹크랩이라는 이름은 '발이 여러 개인 게처럼 여러 사람이 작업한다'는 의미로 안다고 박 씨는 말했습니다.

박 씨는 2016년 6월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소개로 드루킹 김 씨와 김 지사가 만난 자리에도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박 씨는 "이 자리에서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자신을 경공모 대표라고 소개했고, 이에 김 지사가 "경공모의 '공'자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봐 드루킹이 "함께할 공(共)자라고 설명했다"고 했습니다.

박 씨는 또한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에 있는 느릅나무 출판사, 일명 산채를 방문했고, 당일에 드루킹과 측근인 둘리 우 모 씨가 직접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방문하기 며칠 전부터 회원들에게 각종 브리핑 자료를 준비하게 하고, 킹크랩을 만든 우 씨에게는 시제품 개발을 방문 전까지 끝내라고 지시했다고 박 씨는 밝혔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의 지시로 만든 브리핑 자료를 김 지사가 방문한 날 김 지사 앞에서 화면을 띄우고 스크롤을 내리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브리핑 도중 '킹크랩 극비'라는 항목이 나오자 드루킹은 "김경수 지사 외에는 모두 강의장에서 나가라"고 지시했고, 이후 킹크랩 개발자인 우 씨만 드루킹의 지시에 따라 댓글조작에 사용되는 휴대전화, 일명 '잠수함'을 갖고 들어갔다가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이런 과정에 대해 모두 예행연습을 거친 것이라며 "킹크랩 시연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박 씨는 시연회 이후 드루킹으로부터 "김 지사의 허락이 있어야만 만들 수 있다", "김 지사에게 허락하면 고개를 끄덕여 달라고 했다" 등 김 지사로부터 댓글 작업의 허락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증언도 했습니다.

박 씨는 시연회가 있던 날 외에 9월 28일에도 김 지사 한 차례 더 사무실을 방문했고, 이듬해 해 1월 10일에도 사무실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1월 방문 이후에는 드루킹으로부터 "경공모의 '거사'에 대해 공격이 있으면 김 지사가 책임지고 방어해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씨는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 모 씨도 2017년 2월 사무실을 찾아와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했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으로부터 김 지사가 한 씨에게 '산채에 가면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라는 말을 들었고, 시연을 본 한씨가 "오오"라는 감탄사를 뱉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드루킹의 지시로 '우경수, 우유 빛깔 김경수'라는 이름의 김경수 지사 팬카페도 직접 만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증인신문 시작 전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증거로 제출하며 "드루킹이 공범들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술을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며 "공통의 변호사를 통해 전달된 지시에 따라 공범들도 허위 내용을 진술했기 때문에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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