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거리, ‘핵’ 사라지고 ‘경제’ 봇물…제재 여파는 여전

입력 2018.10.30 (21:29) 수정 2018.10.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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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사회의 제재조치 속에서도 북한은 최근 경제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북한의 모습을 생생하게 촬영한 동영상을 KBS 가 단독입수했습니다.

거리에는 경제와 관련된 구호가 눈에 띄게 많아졌고, 핵이나 김정은과 관련된 구호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효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의 국경도시 투먼과 마주하고 있는 함경북도의 농촌 마을.

가을걷이가 한창인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낡은 트럭은 짐칸 가득 볏짐에 사람까지 태우고 위태롭게 논두렁을 달립니다.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곳...

평양, 함흥에 이은 북한의 제3 도시, 청진입니다.

경제를 발전시켜 당을 옹위하자는 구호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지난 4월 핵실험 중지와 경제건설 총력을 천명했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자는 구호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KBS 취재진이 이 일대에서 촬영된 선전구호들을 전수분석한 결과 '경제'라는 단어가 모두 47번이나 나왔습니다.

29번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보다 훨씬 많았고, '핵'이라는 용어는 청진 외곽의 농촌에서 딱 한번 발견됐습니다.

'선군'이라는 용어가 많이 보였던 2012년, 국방력과 핵무력,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던 2014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나라의 보배라 불렀던 아시아 최대 철광 무산광산.

수출길이 막히면서 생산된 철정광들이 그대로 노천에 쌓여있습니다.

북한 최대의 제철소인 김책제철소로 이어지는 수송관은 낡아서 사용하기 어렵고, 용광로를 돌릴 연료 수입이 막혀 제철소도 잘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전언입니다.

[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대표 "몇만명이 무산광산에 관련된 일을 해서 먹고 살아왔는데, 거의 다 실업자가 된 상황이죠."]

경제건설 총력을 천명하고 있지만, 제재와 고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경제의 현실입니다.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작은 나라가 핵을 가지면 경제적으로 아니면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다들 알고있다는 말이에요. 김정은 위원장도 그런 사실을 모르겠습니까?"]

북한 마을의 일상 구호에서 핵과 군사를 강조하는 표현이 급격히 줄어들고, 경제라는 단어가 급증하고 있는 이같은 상황이 실제 비핵화로 이어질 지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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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거리, ‘핵’ 사라지고 ‘경제’ 봇물…제재 여파는 여전
    • 입력 2018-10-30 21:33:07
    • 수정2018-10-30 21: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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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사회의 제재조치 속에서도 북한은 최근 경제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북한의 모습을 생생하게 촬영한 동영상을 KBS 가 단독입수했습니다.

거리에는 경제와 관련된 구호가 눈에 띄게 많아졌고, 핵이나 김정은과 관련된 구호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효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의 국경도시 투먼과 마주하고 있는 함경북도의 농촌 마을.

가을걷이가 한창인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낡은 트럭은 짐칸 가득 볏짐에 사람까지 태우고 위태롭게 논두렁을 달립니다.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곳...

평양, 함흥에 이은 북한의 제3 도시, 청진입니다.

경제를 발전시켜 당을 옹위하자는 구호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지난 4월 핵실험 중지와 경제건설 총력을 천명했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자는 구호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KBS 취재진이 이 일대에서 촬영된 선전구호들을 전수분석한 결과 '경제'라는 단어가 모두 47번이나 나왔습니다.

29번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보다 훨씬 많았고, '핵'이라는 용어는 청진 외곽의 농촌에서 딱 한번 발견됐습니다.

'선군'이라는 용어가 많이 보였던 2012년, 국방력과 핵무력,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던 2014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나라의 보배라 불렀던 아시아 최대 철광 무산광산.

수출길이 막히면서 생산된 철정광들이 그대로 노천에 쌓여있습니다.

북한 최대의 제철소인 김책제철소로 이어지는 수송관은 낡아서 사용하기 어렵고, 용광로를 돌릴 연료 수입이 막혀 제철소도 잘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전언입니다.

[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대표 "몇만명이 무산광산에 관련된 일을 해서 먹고 살아왔는데, 거의 다 실업자가 된 상황이죠."]

경제건설 총력을 천명하고 있지만, 제재와 고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경제의 현실입니다.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작은 나라가 핵을 가지면 경제적으로 아니면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다들 알고있다는 말이에요. 김정은 위원장도 그런 사실을 모르겠습니까?"]

북한 마을의 일상 구호에서 핵과 군사를 강조하는 표현이 급격히 줄어들고, 경제라는 단어가 급증하고 있는 이같은 상황이 실제 비핵화로 이어질 지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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