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게 걸린 선고…그들 뒤엔 김앤장이 있었다

입력 2018.10.31 (07:57) 수정 2018.10.3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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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법원 선고는 무려 5년하고도 석 달이 걸렸습니다.

최근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 왜 이렇게 판결이 늦어졌는지 이유가 하나 둘 밝혀지고 있는데, 청와대가 한일관계 파탄을 우려해 외교부와 사법부를 움직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기관 뒤에서 논리를 제공해 준 법률가 집단이 있었습니다.

바로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 김앤장입니다.

정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4년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의 변호인인 김앤장이 대법원에 낸 상고이유서입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대외 신인도 추락과, 외교 정책의 혼란을 경고합니다.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2년 뒤, 김앤장은 대법원에 외교부 의견서를 빨리 받아달라고 공문을 보냅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외교부가 18쪽 짜리 의견서를 냈는데, 뜯어 보니 자료 대부분이 김앤장의 상고이유서와 일치합니다.

근거로 제시한 논문이나, 동일한 미국 법원 판례,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신문 칼럼까지 그대로입니다.

당시 외교부 수장은 윤병세 장관, 장관이 되기 직전까지 김앤장의 고문이었습니다.

[박병석/더불어민주당 의원/외통위원 :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중요한 것은 각주로 처리하라는 연락받은 적 있죠?"]

[윤병세/전 외교부장관 :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상세한 질문에 대해서 답변할 처지가 아닙니다."]

외교부 의견서를 김앤장을 통해 법원에 전달하자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던 법원행정처 심의관은 지난 2월 김앤장에 취업했습니다.

양승태 사법부가 청와대에 추천한 김앤장 소속 변호사는 법무비서관에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사법부와 외교부를 뒤에서 쥐락펴락 한 게 김앤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봉태/변호사/강제징용 소송 피해자 소송 대리 : "일제 침략전쟁의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는 건 우리 헌법의 근본가치라고 봐야 되거든요. 김앤장도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국민들 입장에선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이라고 보고 있죠."]

국내에서 진행되는 강제징용 소송 15건 가운데 김앤장은 공식적으로 10건을 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 전범기업 편입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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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넘게 걸린 선고…그들 뒤엔 김앤장이 있었다
    • 입력 2018-10-31 07:17:21
    • 수정2018-10-31 08: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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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법원 선고는 무려 5년하고도 석 달이 걸렸습니다.

최근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 왜 이렇게 판결이 늦어졌는지 이유가 하나 둘 밝혀지고 있는데, 청와대가 한일관계 파탄을 우려해 외교부와 사법부를 움직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기관 뒤에서 논리를 제공해 준 법률가 집단이 있었습니다.

바로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 김앤장입니다.

정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4년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의 변호인인 김앤장이 대법원에 낸 상고이유서입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대외 신인도 추락과, 외교 정책의 혼란을 경고합니다.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2년 뒤, 김앤장은 대법원에 외교부 의견서를 빨리 받아달라고 공문을 보냅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외교부가 18쪽 짜리 의견서를 냈는데, 뜯어 보니 자료 대부분이 김앤장의 상고이유서와 일치합니다.

근거로 제시한 논문이나, 동일한 미국 법원 판례,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신문 칼럼까지 그대로입니다.

당시 외교부 수장은 윤병세 장관, 장관이 되기 직전까지 김앤장의 고문이었습니다.

[박병석/더불어민주당 의원/외통위원 :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중요한 것은 각주로 처리하라는 연락받은 적 있죠?"]

[윤병세/전 외교부장관 :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상세한 질문에 대해서 답변할 처지가 아닙니다."]

외교부 의견서를 김앤장을 통해 법원에 전달하자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던 법원행정처 심의관은 지난 2월 김앤장에 취업했습니다.

양승태 사법부가 청와대에 추천한 김앤장 소속 변호사는 법무비서관에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사법부와 외교부를 뒤에서 쥐락펴락 한 게 김앤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봉태/변호사/강제징용 소송 피해자 소송 대리 : "일제 침략전쟁의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는 건 우리 헌법의 근본가치라고 봐야 되거든요. 김앤장도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국민들 입장에선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이라고 보고 있죠."]

국내에서 진행되는 강제징용 소송 15건 가운데 김앤장은 공식적으로 10건을 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 전범기업 편입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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