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한다더니 남양유업 갑질 ‘여전’…공정위 조사

입력 2018.11.01 (21:29) 수정 2018.11.0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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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 남양유업이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비인기제품을 대리점에 떠넘기는 이른바 밀어내기 갑질로 거센 비난을 받았죠.

남양유업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었는데요. 지금은 어떨까요.

달라진 게 별로 없다고 합니다.

황경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박명호 씨는 남양유업 제품을 농협 마트에 납품합니다.

5년 전 남양 사태 이후 본사가 '상생'을 하겠다며 대리점 수입인 수수료율을 15%로 올려줬습니다.

그런데 3년 뒤 일방적으로 13%로 낮췄다고 말합니다.

[박명호/남양유업 대리점주 : "남양에서 와 가지고 통보를 그렇게 해주면 저희로서는 그냥 그렇게 알아들을 수 밖에 없는..."]

결국 2016년 10월, 회사 측과 13%에 계약을 했습니다.

황당한 건 이미 열달 전인 1월부터 본사가 멋대로 13%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박명호/남양유업 대리점주 : "그 전에는 이게 13%가 맞는지, 15%가 맞는지 그것 조차도 알 수가 없었어요. 대략적으로 맞는지 틀리는지, 맞겠지 하고 그냥 넘어가는..."]

또 다른 대리점주는 본사가 거래처 영업 비용을 모두 떠넘겼다고 말합니다.

거래처와 계약을 하는 건 남양유업 본사인데도 거래처에 주는 장려금은 모두 대리점이 부담하게 했단 겁니다.

[문○○/대리점주/음성변조 : "장려금이라고, 어쩔 때는 그냥 발전기금이라고 할 때도 있고요. 800만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그만큼 대리점 수입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경만/공정거래연구소 소장 : "대리점들이 100% 장려금을 부담하게 된다면,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에 대리점법 위반 소지가 상당히 크죠."]

대리점에 제품을 떠넘기는 밀어내기 의혹도 있습니다.

["다음달은 나 아니지? (사장님이 해야지.) 다음달에도 200개면... 팔려면 어떻게 팔지..다음달에는 15일 이후에는 보지 맙시다. (그러면 15일 전에 다 받아놓든가.)"]

남양유업 측은 밀어내기가 아닌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본사는 계약 대리인일 뿐 거래처와 대리점이 합의해 장려금을 내는 것이며, 수수료율은 전국대리점협의회와 구두 합의를 거쳐 낮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수수료 삭감 과정에서 대리점과 협의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고 직권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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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생한다더니 남양유업 갑질 ‘여전’…공정위 조사
    • 입력 2018-11-01 21:32:58
    • 수정2018-11-01 21:52:26
    뉴스 9
[앵커]

과거 남양유업이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비인기제품을 대리점에 떠넘기는 이른바 밀어내기 갑질로 거센 비난을 받았죠.

남양유업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었는데요. 지금은 어떨까요.

달라진 게 별로 없다고 합니다.

황경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박명호 씨는 남양유업 제품을 농협 마트에 납품합니다.

5년 전 남양 사태 이후 본사가 '상생'을 하겠다며 대리점 수입인 수수료율을 15%로 올려줬습니다.

그런데 3년 뒤 일방적으로 13%로 낮췄다고 말합니다.

[박명호/남양유업 대리점주 : "남양에서 와 가지고 통보를 그렇게 해주면 저희로서는 그냥 그렇게 알아들을 수 밖에 없는..."]

결국 2016년 10월, 회사 측과 13%에 계약을 했습니다.

황당한 건 이미 열달 전인 1월부터 본사가 멋대로 13%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박명호/남양유업 대리점주 : "그 전에는 이게 13%가 맞는지, 15%가 맞는지 그것 조차도 알 수가 없었어요. 대략적으로 맞는지 틀리는지, 맞겠지 하고 그냥 넘어가는..."]

또 다른 대리점주는 본사가 거래처 영업 비용을 모두 떠넘겼다고 말합니다.

거래처와 계약을 하는 건 남양유업 본사인데도 거래처에 주는 장려금은 모두 대리점이 부담하게 했단 겁니다.

[문○○/대리점주/음성변조 : "장려금이라고, 어쩔 때는 그냥 발전기금이라고 할 때도 있고요. 800만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그만큼 대리점 수입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경만/공정거래연구소 소장 : "대리점들이 100% 장려금을 부담하게 된다면,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에 대리점법 위반 소지가 상당히 크죠."]

대리점에 제품을 떠넘기는 밀어내기 의혹도 있습니다.

["다음달은 나 아니지? (사장님이 해야지.) 다음달에도 200개면... 팔려면 어떻게 팔지..다음달에는 15일 이후에는 보지 맙시다. (그러면 15일 전에 다 받아놓든가.)"]

남양유업 측은 밀어내기가 아닌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본사는 계약 대리인일 뿐 거래처와 대리점이 합의해 장려금을 내는 것이며, 수수료율은 전국대리점협의회와 구두 합의를 거쳐 낮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수수료 삭감 과정에서 대리점과 협의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고 직권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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