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시사기획 창 : 재생건축, 낡은 도시의 부활

입력 2018.11.02 (17:47) 수정 2018.11.0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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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건축, 낡은 도시의 부활
(11월 6일 화요일 밤 10시 1TV 방송)
■ 제작 : 신주현 기자

▇ 기획 의도


도시가 오래될수록, 건축물들도 함께 늙어간다. 곳곳에서 낡은 건물을 무너뜨려 높고 화려한 건물을 짓는다. 하지만 무조건 부수고 새로 짓는 건축은 도시의 역사성과 정체성도 지워버린다. 자연히 머물던 지역 주민도 떠나고 지역 공동체도 무너진다. 그렇다면 우리의 도시에는 어떠한 대안이 있는가.
헌 건축물을 버리지 않고 새롭게 고쳐 쓰는 ‘재생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외관과 형태를 유지한 채 내부의 활용도를 바꾸는 방법이다. 대규모 사업처럼 큰 돈이 들지 않는다. 오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진 건물은 독특한 외관과 이야기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도시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지역의 역사를 지닌 건축 자산을 곳곳에 남길 수 있어 좋다. 경제적 가치에 문화적, 역사적 가치 등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재생건축은 산업시설에서부터 우리 주변의 공장, 주택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등장하고 있는 재생건축들은 여러 가지 한계를 보인다. 당초 추구했던 목적과 달리 도시의 기억을 지우고 수익 내기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6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 "재생건축, 낡은 도시의 부활“에서는 옛 건물을 고쳐 쓰는 ‘재생건축’의 등장과 ‘재생건축’이 도시의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 수창동은 왜 과거의 기억을 상실했나

옛 대구 전매청 터와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이 있는 대구 수창동.
10년 전, 대구 도심 한 가운데 3만 9천여 제곱미터나 되는 옛 전매청 터를 두고 도시 전체가 고민에 빠졌다. 오늘날, 전매청 터 대부분이 사라졌다. 한국 최초의 담배공장, 전매청 직원 기숙사로 쓰던 건물 2채만 남긴 채.. 대신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깨끗이 정비된 공원이 만들어졌다. 남은 옛 건물들은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이라는 이름의 미술관으로 태어났다.
이제 수창동에서 바뀌지 않은 건 ‘자갈마당’뿐이다.
지난해 이곳에 작은 미술관이 하나 더 들어섰다. 성매매에 사용되던 바로 그 건물이다.
비록 수창동의 역사는 일부 지워졌지만, 자갈마당의 미술관, 대구예술발전소, 수창청춘맨숀의 등장하면서 문화예술공간으로서 역사를 다시 써가고 있다. 하지만 자갈마당에 가해지는 개발 압력은 거세다. 대부분 대형 민간개발을 원한다.
수창동은 또 다시 과거의 기억을 상실하게 될 위기에 처했다.

▇ 화려한 한옥마을의 그늘

20년 넘게 재개발 예정 지역이었던 서울 익선동의 한옥마을. 지지부진한 재개발 속에 자의 반, 타의 반 한옥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됐다. 기왕 이렇게 된 것, 주민과 상인, 전문가들은 근대 한옥의 모습이 남아 있는 마을을 잘 지켜보자는 뜻을 모았다.
최근 2~3년 사이 기존의 한옥을 외형을 유지한 채 내부를 수리해 카페나 레스토랑 등 새로운 용도로 바꿔 쓰는 재생 한옥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창덕궁 아래 마을이라는 정체성은 사라지고 다른 동네에서도 볼 수 있는 옷가게와 오락 시설들까지 익선동에 들어왔다. 마을 지키자던 약속은 무너졌다. 한옥 값이 치솟았다. 백여 채가 넘던 주거용 한옥은 이제 단 3채가 남았다.
마을을 지키자고 시작한 한옥 재생.. 한옥의 외형은 남았지만, 이제 익선동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변화는 도시가 겪는 당연한 과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흐름의 속도다. 수익만을 쫓아 달려가는 속도를 늦춰 줄 제어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진짜 지켜져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이다.

■ 북성로의 실험

대구 북성로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공구골목까지 백년의 번화가 역사를 이어온 곳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며 쇠퇴했다. 아직까지 이곳엔 근대 가옥 등 오래된 건축들이 밀집해있다. 197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만 70%, 195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도 절반 가까이나 된다. 근대사를 담고 있는 건축물들을 보존하면서 낙후된 북성로를 살리기 위해 최근 4년여 동안 근대 건축물 재생 사업이 진행됐다. 2014년 7채로 시작한 재생건축물은 현재 30곳이 넘는다.
사람들의 발길이 늘기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북성로에도 대형 개발 사업이 논의되고 있다. 일부 구역들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북성로의 실험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게 될까.

■ 재생건축은 무엇을 재생해야 하나

우리보다 앞서 오래된 건축의 활용과 도심의 쇠퇴를 겪은 이들이 있다.
영국 런던은 현재 30년 동안 가동이 중단돼있던 배터시 화력발전소를 대규모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10조 원이 넘는 대규모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 런던은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테이트모던 미술관으로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오래된 건축, 지역사회의 역사를 담은 건축을 두고 부수지 않은 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할 시간을 가진다는 데 있다. 이렇게 보존된 오래된 건축을 수리해 저렴한 공간이 필요한 소상공인이나 예술가들에게 임대해주는 사회적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 ‘면’과 ‘선’을 향한 ‘점’의 이야기, 재생건축

재생건축은 단 하나의 건축물을 바꾸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건축에는 지역사회와 장소의 기억, 지역 주민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축은 주변 개별 건축들과도 영향을 주고받는다. 때문에 건축을 재생한다는 것은 건축물 하나가 아닌, 건축물이 위치한 장소, 지역 사회 전체를 재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재생건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어디쯤 와있는가. 무엇을 바라보고 나아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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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1-02 17:49:26
    미리보기
■ 재생건축, 낡은 도시의 부활
(11월 6일 화요일 밤 10시 1TV 방송)
■ 제작 : 신주현 기자

▇ 기획 의도


도시가 오래될수록, 건축물들도 함께 늙어간다. 곳곳에서 낡은 건물을 무너뜨려 높고 화려한 건물을 짓는다. 하지만 무조건 부수고 새로 짓는 건축은 도시의 역사성과 정체성도 지워버린다. 자연히 머물던 지역 주민도 떠나고 지역 공동체도 무너진다. 그렇다면 우리의 도시에는 어떠한 대안이 있는가.
헌 건축물을 버리지 않고 새롭게 고쳐 쓰는 ‘재생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외관과 형태를 유지한 채 내부의 활용도를 바꾸는 방법이다. 대규모 사업처럼 큰 돈이 들지 않는다. 오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진 건물은 독특한 외관과 이야기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도시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지역의 역사를 지닌 건축 자산을 곳곳에 남길 수 있어 좋다. 경제적 가치에 문화적, 역사적 가치 등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재생건축은 산업시설에서부터 우리 주변의 공장, 주택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등장하고 있는 재생건축들은 여러 가지 한계를 보인다. 당초 추구했던 목적과 달리 도시의 기억을 지우고 수익 내기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6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 "재생건축, 낡은 도시의 부활“에서는 옛 건물을 고쳐 쓰는 ‘재생건축’의 등장과 ‘재생건축’이 도시의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 수창동은 왜 과거의 기억을 상실했나

옛 대구 전매청 터와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이 있는 대구 수창동.
10년 전, 대구 도심 한 가운데 3만 9천여 제곱미터나 되는 옛 전매청 터를 두고 도시 전체가 고민에 빠졌다. 오늘날, 전매청 터 대부분이 사라졌다. 한국 최초의 담배공장, 전매청 직원 기숙사로 쓰던 건물 2채만 남긴 채.. 대신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깨끗이 정비된 공원이 만들어졌다. 남은 옛 건물들은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이라는 이름의 미술관으로 태어났다.
이제 수창동에서 바뀌지 않은 건 ‘자갈마당’뿐이다.
지난해 이곳에 작은 미술관이 하나 더 들어섰다. 성매매에 사용되던 바로 그 건물이다.
비록 수창동의 역사는 일부 지워졌지만, 자갈마당의 미술관, 대구예술발전소, 수창청춘맨숀의 등장하면서 문화예술공간으로서 역사를 다시 써가고 있다. 하지만 자갈마당에 가해지는 개발 압력은 거세다. 대부분 대형 민간개발을 원한다.
수창동은 또 다시 과거의 기억을 상실하게 될 위기에 처했다.

▇ 화려한 한옥마을의 그늘

20년 넘게 재개발 예정 지역이었던 서울 익선동의 한옥마을. 지지부진한 재개발 속에 자의 반, 타의 반 한옥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됐다. 기왕 이렇게 된 것, 주민과 상인, 전문가들은 근대 한옥의 모습이 남아 있는 마을을 잘 지켜보자는 뜻을 모았다.
최근 2~3년 사이 기존의 한옥을 외형을 유지한 채 내부를 수리해 카페나 레스토랑 등 새로운 용도로 바꿔 쓰는 재생 한옥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창덕궁 아래 마을이라는 정체성은 사라지고 다른 동네에서도 볼 수 있는 옷가게와 오락 시설들까지 익선동에 들어왔다. 마을 지키자던 약속은 무너졌다. 한옥 값이 치솟았다. 백여 채가 넘던 주거용 한옥은 이제 단 3채가 남았다.
마을을 지키자고 시작한 한옥 재생.. 한옥의 외형은 남았지만, 이제 익선동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변화는 도시가 겪는 당연한 과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흐름의 속도다. 수익만을 쫓아 달려가는 속도를 늦춰 줄 제어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진짜 지켜져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이다.

■ 북성로의 실험

대구 북성로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공구골목까지 백년의 번화가 역사를 이어온 곳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며 쇠퇴했다. 아직까지 이곳엔 근대 가옥 등 오래된 건축들이 밀집해있다. 197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만 70%, 195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도 절반 가까이나 된다. 근대사를 담고 있는 건축물들을 보존하면서 낙후된 북성로를 살리기 위해 최근 4년여 동안 근대 건축물 재생 사업이 진행됐다. 2014년 7채로 시작한 재생건축물은 현재 30곳이 넘는다.
사람들의 발길이 늘기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북성로에도 대형 개발 사업이 논의되고 있다. 일부 구역들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북성로의 실험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게 될까.

■ 재생건축은 무엇을 재생해야 하나

우리보다 앞서 오래된 건축의 활용과 도심의 쇠퇴를 겪은 이들이 있다.
영국 런던은 현재 30년 동안 가동이 중단돼있던 배터시 화력발전소를 대규모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10조 원이 넘는 대규모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 런던은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테이트모던 미술관으로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오래된 건축, 지역사회의 역사를 담은 건축을 두고 부수지 않은 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할 시간을 가진다는 데 있다. 이렇게 보존된 오래된 건축을 수리해 저렴한 공간이 필요한 소상공인이나 예술가들에게 임대해주는 사회적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 ‘면’과 ‘선’을 향한 ‘점’의 이야기, 재생건축

재생건축은 단 하나의 건축물을 바꾸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건축에는 지역사회와 장소의 기억, 지역 주민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축은 주변 개별 건축들과도 영향을 주고받는다. 때문에 건축을 재생한다는 것은 건축물 하나가 아닌, 건축물이 위치한 장소, 지역 사회 전체를 재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재생건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어디쯤 와있는가. 무엇을 바라보고 나아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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